[기업탐방]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인정한 재영솔루텍, 프리미엄 OIS 시장 잡는다
[서울경제TV=김혜영기자]
“맨발로 들어오세요.”
재영솔루텍이 베트남에 설립한 재영비나(VINA)는 입구에서부터 ‘청결’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다. 그 흔한 실내화나 덧신도 없다. 공장에 방문한 모든 이들은 사무실, 회의실, 식당, 제품 생산라인까지 맨발로 공장을 둘러봤다. 다소 생경한 풍경이였지만 잠시 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기업탐방이 끝난 후 확인한 발바닥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했다. 이물질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청결을 기반으로 품질관리를 최우선에 둔 재영비나의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고객사들에게 재영비나를 벤치마킹의 모범사례로 소개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물'과의 전쟁…"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장"
지난 1일 방문한 재영비나는 2016년 재영솔루텍이 글로벌 1위 스마트폰 제조사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설립한 베트남 생산법인이다. 베트남 박닌시 반즈엉동 꿰보 공단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면적은 3만7,600㎡로 축구장의 5배가 넘는다. 500억원이 투입된 이 공장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핵심 부품으로 불리는 ‘액추에이터’를 생산한다. 엑추에이터는 카메라 렌즈를 움직일 때 초점을 맞추고 손떨림을 보정하는 등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재영비나는 모든 타입의 액츄에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VCM(보이스코일모터) 24개, OIS(손떨림방지) 6개, ENCODER(엔코더) 6개 등 총 36개 라인을 통해 월 2,220만 개 액츄에이터 생산이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급 모델까지, 삼성전자 협력사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철저한 이물 관리다. 재영비나는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불량률을 낮추고 고객사 신뢰에 보답한다는 방침이다.
김승재 재영솔루텍 대표는 “재영비나 공장 설립 당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다”며 “제조라인은 물론이고 회의실, 식당, 화장실 그 어디에서도 묵은 먼지 하나 쌓이는 일이 없도록 청결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메라 모듈과 광학기기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 단위의 이물질이 불량으로 이어지는 만큼, 전 제조 과정에서 이물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영비나의 초대형 클린룸 천장과 바닥에는 여러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헤파필터를 통해 공기를 순환시켜 천장과 바닥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이물을 내보낸다. 이와함께, 제품을 생산하는 자동화 설비 위에는 또 하나의 막이 씌워져 있다. 먼지 등 이물질을 한번 더 걸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품 검사 테이블은 물론 작업 공정별로 이물 제거를 위해 특수 프레임을 제작했다. 이중 클린룸 작업장을 통해 이물 원천 차단을 위한 재영비나의 노력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이는 곧 제품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재영비나 측은 지난 4년 간 이물질 문제로 고객사에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은수 재영비나 이사는 “재영비나는 철저한 이물 관리를 통해 제품 불량률을 낮추고 있다”며 “고객사인 카메라 모듈 회사에서도 실제 타사 제품을 썼을 때 보다 재영비나의 제품을 사용했을 때 불랑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피드백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화·효율화' 두 마리 토끼…"내년 본격 성장"
재영비나의 자동화와 효율화는 생산능력 극대화로 이어지고 있다. 검사 공정을 제외하면 약 90% 이상이 자동화된 상태다.
박은수 재영비나 이사는 “자재 이동이나 기계 검사 등은 제품이 평면이 아닌 입체 형태이기 때문에 인력이 아직 필요하다”며 “검사 공정을 제외하면 약 90% 이상이 자동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재영솔루텍은 올해 흑자전환에 이어 내년 본격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액추에이터도 개발을 통해 OIS 부문 매출 성장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고사양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OIS는 단가와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재영비나는 보급형 모델에 이어 올해는 갤럭시 스마트폰 S23 FE에 광학식 OIS 모듈을 공급했다. 프리미엄 라인 OIS 진입에 성공하며 외형 성장은 물론 기술력과 경쟁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 특히, 고객사와 다양한 제품을 공동 선행 개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신규 프리미엄급 모델 진입도 가시화 될 전망이다.
김승재 재영솔루텍 대표는 “고객사의 내년 하반기 플래그십에도 OIS를 공급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사와 공동 선행 개발을 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 내년 실적 성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엔코드는 볼타입 형태로 두께가 두꺼운 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성능은 유지하면서 얇은 두께의 차세대 OIS도 내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근속 자랑하는 재영비나…"근로자 행복은 생산 안정화"
이와함께, 이직률이 높은 베트남에서 재영비나는 장기 근속자가 많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근로자의 행복을 통한 애사심이 생산 안정화로 연결된다는 재영비나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재영비나는 매년 우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 본사인 재영솔루텍 방문을 통해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 재영비나 30명의 우수 직원이 인천 송도에 위치한 재영솔루텍을 방문했다. 이와함께, 매년 열리는 단합대회, 현지 관리자 가정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근로자 사기 진작에 앞장서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을 인정받은 재영비나는 2021년 박닌성 인민 위원회 종합 우수기업, 2022년 박닌성 노동조합 총연맹으로부터 근무하기 좋은 우수기업 등에 선정된 바 있다./ hyk@s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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