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내기 이젠 벅차다" 기업 예금 빼서 부채 줄인다

증권·금융 입력 2024-02-21 17:30:00 수정 2024-02-21 17:30:00 이연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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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업 예금 637조5,020억원…19년 만에 감소
기업 신용 위험 지수 상승세…기업 대출 태도 강화

[앵커]

기업들이 예금주인 기업예금이 19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금을 빼서 부채를 줄이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되는데요. 이런 추세는 갈수록 더 짙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연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기업들이 은행에 넣어둔 예금 잔액은 637조5,02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습니다.
 

기업 예금 규모가 감소한 것은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9년 만에 처음입니다.
 

2004년 당시 기업예금 규모는 135조8,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줄어든 바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통예금, 당좌예금 등 요구불 예금 잔액은 115조6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줄었고, 정기예금, 정기적금 등 저축성 예금은 522조4,410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습니다.


기업들이 예금을 빼고 있는 건 고금리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풀이 됩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기업대출 금리는 연 5.3%대로 2013년 1월 5.4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오늘(21일) 내놓은 '기업 자금조달 수단' 집계에서도 이런 상황을 잘 읽을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 제조기업 300곳이 자금 조달 방법으로 내부 유보 자금을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전체 63%를 차지했는데 이전 조사인 2022년 27% 수준에서 불과 2년 만에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같은 기간 48.2%를 기록했던 금융권 차입 방법은 33.7%로 크게 감소했고, 이자나 원금을 상환을 하고 있다는 기업도 53.3%에 달했습니다.


문제는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기업금융 전망도 어둡다는 겁니다.


올 1분기 정부의 기업금융 확대에 따라 대출 태도도 완화 분위기로 바뀌었지만 현장에서 다른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기업 신용위험지수 상승이 큰 배경인데, 은행들도 기업대출 연체율과 리스크 관리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지난달 한국은행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의 채무 상환 능력 저하를 이유로 올해 신용위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가 다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올해 금리 인하가 아닌 금리 인상 가능성도 나와, 기업들 예금 해지 행렬은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제TV 이연아입니다. /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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