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주도, 진정한 시민축제'…군산시간여행축제 'K문화관광' 이끈다
"전북특별자치도 대표축제"…예산 부족 아쉬움 과제도
[군산=신홍관 기자] 전북 군산시가 K문화관광 거점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2024년 시간여행축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전국 최대 근대문화 유산을 활용한 문화체험형 관광축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와 근대문화를 그려내는 군산시 대표축제다.
◇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진정한 시민축제
군산시간여행축제의 가장 큰 장점은 기획 단계부터 추진 및 지원, 프로그램 운영까지 시민주도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민간단체인 시간여행축제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산하 축제TF와 서포터즈가 꾸려져 축제 계획 수립에서 현장실행까지 축제 전반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간다.
주민축제학교, 시민기획 프로그램 아이디어 공모, 시민모델 포스터 제작 등의 부대사업도 다양한 시민참여를 이끌어내려는 군산시의 노력이다.
시간여행축제 운영의 핵심인 시간여행축제추진위원회는 민관회의를 통해서 축제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세부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산하 조직인 시간여행축제 추진TF는 추진위원과 축제전문가, 지역 청년들이 참여해 축제 운영에 실질적인 활동을 지원한다.
청년서포터즈는 축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로 구성되어 축제 아이디어 기획 및 홍보에 참여하고 현장 지원 활동의 역할을 맡는다. 이를 통해 청년들이 군산시에 애정을 갖고 나아가 삶의 터전으로 삼을 수 있는 동기부여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주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2022년 처음 시작된 주민축제학교는 시민들 대상으로 축제역량을 강화하고 축제 기획 능력을 강화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2023년 시간여행축제에서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미로 호평을 얻은 ‘받아라 미션 공중전화’ 프로그램은 실제로 축제학교에서 기획됐다.
시민의 기획 아이디어를 공모해 선정·지원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2023년 축제를 위해 군산시는 4,500명이 참여한 시민기획 프로그램 중 12개의 시민 아이디어를 채택해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군산시시간여행축제 장면. [사진=군산시]
모델 역시 유명인을 배제하고 일반 시민들 대상으로 축제의 실제 포스터 모델을 선발한다. 2022년부터 시작된 시민모델 선발대회는 큰 호응을 얻으면서 시민들의 시간여행축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타 지자체 축제의 절반도 못미치는 예산 극복할 과제
다른 거리형 문화축제와 차별성을 갖고 대표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도 없지 않다. 바로 예산부족 문제와 지역 내 적극적인 협조다.
실제로 군산시에서 개최하는 축제를 심의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축제위원회가 열리면 군산시간여행축제의 예산 부족이 단골로 도마 위에 오른다.
지난 3월 18일 진행된 2024년 상반기 축제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위원인 (사)관광문화기술연구소 장진만 소장은 “세계적인 축제들은 한 두 개의 킬러 콘텐츠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그 콘텐츠 하나만을 보기 위해 축제장을 찾는다”며 “현재 시간여행축제 예산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군산시간여행축제의 예산을 다른 여타 축제와 비교하면 한눈에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군산시에 따르면 군산시간여행축제의 예산은 9억1,100만원이다. 2024년 전북특별자치도 대표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와 무주반딧불축제의 예산은 각각 29억 4,900만원과 25억원으로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된 다른 축제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임실N치즈축제, 순창장류축제, 진안홍삼축제의 경우 각각 12억600만원, 15억600만원, 9억8,600만원으로 시간여행축제보다 최대 6억원 정도 예산이 많다.
예산도 부족한데 강력한 라이벌까지 나타났다. 군산시간여행축제와 같은 컨셉인 ‘시간여행’을 테마로 진행되는 ‘대전 0시 축제’의 경우 2023년 처음 열렸을 때부터 29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그리고 그 투자는 110만 방문객으로 보상받았다.
이 결과에 고무된 대전시는 올해 예산은 전년보다 20억원 늘어난 49억원으로 증액했으며 글로벌 페스티벌로 키운다는 야심 찬 청사진까지 내놓았다.
또한 군산시간여행축제는 거리형 축제인 만큼 축제장 인근 주민 · 상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는 필수다.
이를 위해 2023년에는 주민 공청회 및 지역상인과의 설명회를 진행했고, 지역 상인들이 직접 근대 먹거리촌을 운영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지만, 여전히 축제 기간 교통통제와 늦은 시간 소음 문제 등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도 존재한다.
지금까지 살펴봤을 때 일각에서 지적하는 시간여행축제가 몇 년간 변함이 없고, 임팩트가 없다는 문제들은 뼈아픈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예산으로는 획기적인 변신을 꾀하긴 어렵기에 군산시의 고민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제 12년간 이어져 온 군산시간여행축제의 발전을 돌아보고 대표축제로의 도약이라는 숙제를 풀 시점이 왔다. 아무쪼록 적극적인 예산 증액과 축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 및 애정만이 군산시간여행축제가 100년 넘어 이어지는 전북특별자치도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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