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기 의사 '90년만의 진혼'…'민중춤꾼' 장순향, 넋 기리다

전국 입력 2024-06-07 10:36:23 수정 2024-06-07 10:36:23 신홍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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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순향 "“춤을 보려 하지 말고 읽어야"

장순향 무용가가 지난 5일 백정기 의사 90주기 학술회의 무대에서 태극기를 들고 진혼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홍관 기자]

[전북=신홍관 기자] “춤을 보려 하지 말고 읽으려 하면 이해가 됩니다.”


‘민중 춤꾼’ 장순향 국가문화유산 이수자(옛 무형문화재)를 백정기 의사 순국 90주기를 맞아 처음 열린 학술회의 하루 앞둔 지난 4일 만났다. 


장순향 무용가는 “춤 속에는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누가 봐도 슬퍼하고 아파하는 공감을 이뤄낼 수 있는 하나의 작품”이라며 자신의 진혼춤(살풀이춤)을 소개한다.


‘슬퍼하고 아파한다’는 설명대로 장순향 무용가는 “이역만리 외로움 속 나라 잃은 설움과 ‘해방된 조국 땅 어디라도 좋으니 묻어주고, 무궁화꽃 한 송이를 무덤 위에 놓아 주기 바라오’라고 한 백정기 의사 당시의 말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는 말에 이미 그는 무대에 서 있는 듯했다.


“춤이 어렸을 때부터 한 이였다”는 장순향 무용가는 노동 예술 문화운동에 발을 들여 중학교 교사때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노동자들의 투쟁현장과 반민주 독재에 저항하는 열사들의 춤의 현장에 서 있었다.


1993년 ‘80518춤’ 무대에서는 공연 중단 명령받고도 유인물없는 조건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광화문 촛불집회와 세월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도 함께했다.

그는 “진혼 춤은 행사의 한 장면이 아닌, 춤으로써 저항하고 투쟁하는 몸부림”이라면서 “행사를 빛내는 춤이 아니고, 주체가 되는 행사의 정신에 맞는 춤으로 녹여내야 하기 때문에 그 속에 심취하게되고 그러면서 의도하지 않는 동작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장순향 무용가가 살풀이 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장순향측]

제주4·3사건을 주제로 한 ‘3만명을 위한 진혼’이란 영화에 출연 '4개국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춤에 입문한 장순향은 여러 스승들로부터 사사했고 제자 양성과 전승에 한 몫 했다.


한양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래인재교육원 무용과 주임교수를 역임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장순향은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교육운동 1세대, 민예총 창립 등 문화운동의 장본인이기도 하다.


전국의 춤꾼들을 조직한 ㈔한국민족춤협회를 설립 초대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한국민예총 부이사장과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문화관광 전문위원, 창원문화재단 진해문화센터본부장을 지냈다. /hk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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