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외면 속 하이브리드 이을 ‘EREV’ 등장하나
하이브리드·전기車 중간단계 ‘EREV’ 눈길
내연 엔진으로 배터리 충전…장거리 주행 가능
현대차, EREV 지속 연구…“출시 시점·차종 미정”
중국은 EREV 상용화 단계…경쟁 가속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의 징검다리 격인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일명 ‘EREV(Extended-Range Electric Vehicle)’ 기술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잇따른 화재와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EREV가 그 뒤를 이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REV는 전기 배터리와 엔진을 모두 탑재해 ‘하이브리드차’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론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의 중간 단계 모델이다. 하이브리드와 달리 EREV는 내연 엔진이 자동차의 바퀴를 굴리는 데 관여하지 않고, 대신 전기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의 역할만 하기 때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확히는 일부 부수적인 구동력이 필요할 때는 내연 엔진을 사용하기도 한다.
EREV는 잦은 충전을 하지 않아도,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또 일부 부수 구동력이 필요할 때 내연 엔진을 사용하더라도 전체 주행거리 대비 배출가스가 하이브리드차 보다 적은 것도 강점이다. 하이브리드차는 회생제동 시스템으로 자동차가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할 때,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고 이를 화학 에너지로 바꿔 배터리에 저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제동, 가속 등 많은 출력을 요구하는 때 자동차는 다량의 배출 가스를 내보내게 되는데, EREV는 배출 가스가 적게 나오는 영역에서만 엔진이 돌아가면서 전기를 생산해 놨다가 큰 모터 용량으로 회전력을 줘서 감속을 시키므로 하이브리드차와 비교해 배출가스가 적게 나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EREV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 일각에선 2026년부터 현대차 싼타페, 제네시스 GV70 등에 EREV를 적용해 출시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정확한 출시 시점과 차종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제네시스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만큼 실제 EREV가 적용된 전기차가 출시될 경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거란 관측이 나온다. 또 최근 EREV에 대한 이목이 높아진 만큼 28일 현대차가 여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이 발표될 거란 전망도 있다.
KG 모빌리티는 지난 2012년(당시 쌍용자동차)부터 환경부 주관의 국책과제인 "친환경 차 보급확산 기술"의 일환으로 EREV 기술인 담긴 Korando C EV 차량과 함께 순수 전기 차동차를 개발해 왔다. 이후에는 순수 전기차만을 개발해 현재의 토레스 EVX와 코란도 EV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KG 모빌리티 측은 현재는 순수 전기차 생산만을 계획하고 있고, 제반 상황 등 여건을 감안해 검토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EREV가 정부 보조금 지급에 해당하는 중국은 상용화 단계까지 나아갔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리오토는 L6, L8 등 EREV 차를 출시해 넓은 중국 대륙 안에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주행거리 1,000km 상회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일반적인 순수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1회 충전 시 300~400km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연장을 이룬 셈이다. 이외에도 로컬 기업인 나타, 창안 등도 올해 앞다퉈 EREV를 출시하며 중국 내에서는 EREV 경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EREV는 국내 소비자에게도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내연기관을 탑재한 만큼 우리나라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보조금을 받기는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자연스레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을 거란 관측도 따라온다. 이에 EREV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역시 전기차 캐즘을 해결하고 빠른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혜란 기자/ra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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