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조선업계, 하반기 후판 가격 줄다리기 ‘팽팽’
상·하반기 나눠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
슈퍼사이클 진입 조선업계 “가격 인하 원해”
중국산 후판에 가격 밀린 철강업계 “가격 인상 필요”
밀려들어오는 中 후판에 믿을 곳은 ‘품질 경쟁력’뿐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하반기 후판 가격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역대 최대 호황을 맞은 조선업계는 가격 인하를, 불황의 터널을 지나는 철강업계는 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대립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선용 후판 가격 하반기 협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은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 연 2차례 진행된다. 조선용 후판은 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이다.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은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양쪽에 모두 중요하다. 조선용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고, 철강업체 입장에서는 후판이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서다. HD현대중공업이 매입하는 선박용 후판 등 기자재 금액은 1조1,697억 원에 이른다. 전체 매입액의 44%다. 후판 3사 중 하나인 동국제강의 경우 전체 매출 중 조선, 건축구조용 후판 비율이 22.71%를 차지한다. 매출액으로는 약 4,240억 원이다.
이번 협상대에선 조선업계가 유리한 판세에 놓여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 저가 철강제품들이 국내로 밀려 들어 오면서 전반적인 철강 제품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가 가격 하락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중국은 내수,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소비되지 못한 철강 제품을 한국과 동남아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후판 수입량은 74만1,000톤으로 지난해보다 7% 늘었다. 국내 조선용 후판은 거의 중국과 국내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당분간 철강업계가 받는 가격 하락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은 IR에서 “중국산 후판 제품 사용 비중을 20~25%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0년간 불황을 겪으며 생긴 적자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라며 “선가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에서 후판 가격이 내려가야 선가 상승 효과로 그동안의 손해를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저가 후판 공세에 뾰족한 대응책은 없는 상황이다. 조선소는 보세구역이라 반덤핑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 해도 조선용 후판에는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7월 중국 후판 업체를 산업통상자원부에 반덤핑 제소했고 현재 조사 개시 전 단계다. 조사 개시를 위해 일정한 제소 요건에 부합하는지 심사 중인 상태다. 보세구역은 수입 물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
국내 철강업계가 기댈 곳은 품질 경쟁력과 조선업계의 공급처 다변화 정책뿐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후판이 중국산보다 품질이 높다”며 “용접 시 접합력이나 강도 등에서 우수하고, 수요처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더 잘 만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사들도 선박의 중요 부분에 국내 후판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공급처 다변화 정책도 무분별한 중국산 후판 사용 확대를 저지하는 효과가 있다. 단일 공급처는 수급 대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협상은 늦어도 연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후판 협상은 민감한 부분이라 정확한 시기가 공지되지 않는다”며 “다만 상·하반기로 나뉘기 때문에 연내 마무리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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