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비만치료제’…K-제약기업도 개발 박차
비만 인구 증가…효능 좋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각광
한미약품,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 임상 3상 진행
기존 치료제 한계 넘은 후보물질…"11월 미국비만학회서 공개" 예고
일론 머스크 비만 치료제 '위고비' 국내 상륙 임박
삭센다·위고비 이을 비만약계 게임체인저…업계 관심 주목
[서울경제TV=이혜란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제약업체들 속속 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비만 인구는 성인 8억7,900만 명, 청소년 및 어린이 1억5,900만 명으로 집계돼 1990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인구가 늘면서, 해당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좋은 효능을 보이며 해당 약물을 활용한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시장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을 장악한 대표 비만치료제는 ‘삭센다’이다. 이 역시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기반으로 한다. GLP-1 비만치료제는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물로, 밥을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광동제약, 동아에스티 등에서 인크레틴 호르몬 유사체인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활용한 비만 치료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은 특히 지난해 9월 본격 가동하기 시작한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내 과제들의 임상 및 비임상 개발이 순항하며 비만치료제 개발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H.O.P는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한미약품의 핵심 프로젝트다.
처음 임상을 개시했던 GLP-1 비만 치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피하주사 제형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국인의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 치료제’로 개발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지닌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6년 하반기로, 빠르면 2027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한미약품 측 설명이다.
더불어 비공개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해 온 ‘신개념 비만치료제’도 최근 발표했다. 체중 감량 시 근육 손실(감량 체중의 최대 40%)을 동반하는 기존 치료제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개념 비만치료제’로 디자인된 신약은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후보물질의 타깃 및 비임상 연구결과가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해당 비공개 파이프라인의 경우 인크레틴 병용은 물론 단독요법으로도 체중감량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아에스티도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비만 치료 후보물질 ‘DA-1726’의 임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는 물질로,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내년 1분기에 해당 물질에 대한 임상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에서 만든 비만약 ‘위고비’도 국내 10월 출시 예정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체중 관리 약품으로 유명한 위고비는 기존의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 판매를 장악한 삭센다 보다 체중 감소 효과 크다는 노보노디스크 측의 임상 결과가 있어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모건스탠리 리서치는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이 2030년 77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비만약이 제약업계의 확실한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업체 가운데 삭센다, 위고비를 이을 게임 체인저가 나올지 향방을 놓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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