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경절 앞두고 고심 깊은 K-면세점…‘차별화’로 매출 반등할까

경제·산업 입력 2024-09-28 09:00:00 수정 2024-09-28 09:00:00 이혜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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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면세점들 매출 '하락' 두드러져
이커머스 급성장에 자국 면세점 지원 나선 중국
관광객에 다양한 경험 제공하는 '차별화' 전략

[사진=롯데면세점]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약 12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내 면세점업계는 고심이 깊다. 코로나19 이후 두드러진 매출 회복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면세점들이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 상품 차별화, 온라인 강화, 체험형 콘텐츠 등을 시도하며 생존에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명절 앞두고 정부까지 관광객 유치 나서…면세업계는 매출 ‘하락’

 

오는 10월 1일부터 7일은 중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이다. 매년 이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경절 연휴 기간에 중국인 약 12만명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0% 증가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국경절 연휴 기간의 85% 수준이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는 국경절 기간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음 달 11일까지 외국인 관광객 환영주간 행사를 개최한다. 퉁청, 에어비앤비, 클룩 등 온라인 여행사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고 곳곳에 전용관을 운영한다. 김포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에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기념품 ‘뮷즈’(뮤지엄과 굿즈의 합성어) 등으로 꾸민 환영부스가 마련되고, 쇼핑, 교통, 편의 서비스, 방한 혜택 등 한국 여행 정보를 제공한다.

 

중국 명절을 기회삼아 정부까지도 나서서 국내 여행업계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세우는 만큼, 한국은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쇼핑 관광지로 자리잡아왔다. 특히 면세점은 이들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였다. 그러나 이는 불과 몇 년 전의 일이 되어버린 모양새다. 팬데믹 이후 국내 면세점업계는 이전만큼 위용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내 면세점 시장의 누적 매출액은 8조4,03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연간 매출액 24조8,586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월평균 매출 또한 1조2,000억원대로, 2019년 월평균 2조원에 비해 눈에 띄게 낮아졌다. 팬데믹 이후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고 지난해 8월에는 중국 단체관광도 6년여 만에 재개됐지만, 관광객들이 면세점에서 지갑을 열고 있지 않은 것이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이커머스 급성장에 자국 면세점 지원 나선 중국까지…‘엎친 데 덮친 격’

 

면세업계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높은 환율, 이커머스의 비약적 발전,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 변화와 함께 중국 내 면세점 시장의 급성장 등도 꼽힌다. 특히 중국의 경우 내수 부진 등을 이유로 주요 대도시 8곳에 시내 면세점을 대거 신설해 현재 6곳인 중국 내 시내 면세점이 27곳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 면세점 매출의 1등 공신이었던 중국인들의 국내 면세점 이용률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하이난성 면세점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 이상 늘어난 437억위안(약 8조2,000억원)를 기록하는 등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면세 한도를 기존 1만위안에서 10만위안(약 1,800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중국이 자국 면세업계 지원에 발 벗고 나서면서 중국 내 소비자들이 굳이 한국이나 해외를 방문하지 않고도 면세쇼핑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국내 면세점은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구조적 문제도 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시내 면세점을 중심으로 매출을 올리던 국내 면세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 조치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내국인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하는 등 외국인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면세점 업계가 주춤하는 사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쇼핑 스팟으로 CJ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부상하고 있는 점도 면세점 매출 하락에 한몫했다. 다양한 뷰티 및 건강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며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초 올리브영이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가 한국 방문 일정에 ‘올리브영 방문’을 포함시킨 결과도 나왔다. 이러한 트렌드는 특히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사진=현대면세점]


◇주요 면세점들, 관광객에 다양한 경험 제공…징검다리 연휴 공략

 

면세점 업계는 매출 반등을 위해 제품 차별화와 옴니채널 전략 도입, 새로운 아이템 발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요 면세점들은 10월 초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럭셔리 브랜드와의 협업을 강화한 명품 팝업 스토어를 선보이며, 외국인 관광객에게 고급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지난 25일 이탈리아 하이 주얼리 브랜드 다미아니(Damiani)를 명동 본점 8층에 선보이며 럭셔리 포트폴리오의 확장을 꾀했다. 신세계면세점의 올해 8월 하이 주얼리 매출은 전년대비 약 50% 성장하는 등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현대면세점의 경우 해외여행 카드로 차별화 전략을 세웠다. 선불카드 서비스 핀테크사 ‘한패스’와 함께 ‘트래블H카드’를 만들었다. 여행객이 당일 외화를 신청하면 현대면세점 인천공항점 데스크에서 즉시 수령해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 같은 외화 충전식 선불카드는 업계 최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일 서울 명동에 위치한 나우인명동에 ‘픽사’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등과의 협업으로 기획된 이번 팝업에서는 ‘토이 스토리’, ‘인사이드 아웃’, ‘몬스터 주식회사’ 등 유명 애니메이션 속 인기 캐릭터 상품을 선보인다.

 

K-면세점 업계의 성공 여부는 이커머스, 국제관계 등 수시로 변화하는 시장에서 도전 과제에 얼마나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 면세점 업계가 매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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