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불황인데…현대제철 노조, 사상최대 성과급 요구 ‘생떼’

경제·산업 입력 2025-01-15 15:36:04 수정 2025-01-15 15:36:32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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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주택가서 시위 눈살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철강업계의 기록적인 불황으로 설비 비가동이 늘어가는 가운데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3,000억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직전 연도인 2023년 영업이익 7,983억원 대비 무려 60%나 급감한 실적이다.

특히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제철은 경영 부담이 가중돼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다. 노조의 반발로 인해 일부 재가동 및 2조2교대 근무 축소 형태로 전면 가동 중단은 유예됐지만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철강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올 2025년도에도 중국의 무차별적인 저가 제품 수출로 인한 시장 교란, 환율 급등,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 불안이 겹치며 현대제철 차원이 아닌, 우리나라 철강산업 전체의 위기에 직면했다.

현대제철 측이 최근 노조에 제시한 기본급 10만원 인상 등의 교섭안에서 성과급을 2025년도 임급협상과의 병합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을 나타내는 방증으로 평가된다.

특히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회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을 모두 성과급으로 지급해도 부족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 노조가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장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는 지난 10일부터 시작돼 벌써 네 번째이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통상 성과급은 영업실적을 기반으로 지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약 6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히려 사상 최대 성과급을 요구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생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제철 노조는 임단협과 상관이 없는 장소인 일반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다 학생과 직장인이 오가는 오전 시간대에 ‘악질’, ‘분쇄’ 등 험악한 문구와 선정적인 색상으로 도배된 대형 피켓까지 동원되고 있어, 인근 주민들의 통행 불편은 물론 불쾌감과 혐오감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이미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10월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사업장에서 정당한 쟁위 행위를 통해 요구사항을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시키는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는 물론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행태이다. 실제로 인근 주민들의 반응도 “왜 여기서 시위하는지 모르겠다”가 대다수인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주택가 시위를 앞으로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급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자신들의 무리한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라면 시민들의 불편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의 노조의 안하무인적인 태도와 이기적인 시위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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