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자금난에…건설업계 ‘7월 고비’

경제·산업 입력 2025-06-01 09:02:23 수정 2025-06-01 09:02:23 이지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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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지영기자]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은 늘고, 인허가·착공·준공 등 주요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면서 건설업계가 불황에 빠졌다. 이 여파로 올해 초부터 중견 건설사들의 잇단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과 내달 시행될 DSR 3단계 규제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에선 자금난에 따른 줄도산 우려, 이른바 ‘7월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은 -6.1%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13.2%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은 전망치가 아니더라도 이미 다양한 건설 지표들이 업황 침체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기성(불변)은 27조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경기 부진 속에 완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 주택은 지난 4월 기준 2만6,422가구로, 2013년 8월 이후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이는 전월 대비 5.2% 증가한 수치다.

같은 달 주택 인허가(2만4,026가구), 착공(2만5,044가구), 준공 등 주택 공급 선행지표들도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업황 전망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특히 착공은 전월 대비로는 급증했지만, 연간 누적으로 보면 전년 대비 33.8% 감소했다.

업계는 공사비 상승과 부동산 시장 양극화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고물가로 인건비까지 오르며 건설사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줬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 지수는 4월 기준 131.06포인트로, 기준연도인 2020년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여기에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고금리,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 경색,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감소까지 더해지며 건설 경기의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건설업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건설업계에선 경영난에 따른 법정관리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 평가에서 111위를 차지한 광주지역 건설업체 영무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법정관리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는 11곳으로 늘었다.

지난 1월 주택브랜드 '파밀리에'로 널리 알려진 신동아건설(시공능력평가 58위)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을 시작으로, 2월 삼부토건(71위)과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4월에는 대흥건설(96위) 등이 각각 법정관리 절차를 밟았다. 모두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이내 건설사여서 업계에선 상당한 충격으로 여겨졌다.

이 외에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이화공영(134위), 안강건설(138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도 올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모두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미분양 증가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다는 것이 공통된 해석이다.

자금난으로 건설사들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면서, 업계에선 ‘7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eas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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