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회복세인데…정유사, 요동치는 유가에 '조마조마'
경제·산업
입력 2025-06-15 09:06:33
수정 2025-06-15 09:06:33
진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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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위기에 국제유가 급등…실적 개선보다 수요 둔화 등 부담 커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업계의 실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정유사의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에 기대감을 실었던 업계는 요동치는 유가 동향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복합 정제마진은 4월 첫째 주 2.4달러에서 5월 첫째 주 6.2달러, 6월 첫째 주 7.2달러로 상승 흐름을 보인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정제마진이 개선된 배경에는 글로벌 정제설비의 공급 축소가 있다. 미국에서 하루 54만7000배럴의 정제설비가 폐쇄될 예정이고, 유럽에서도 하루 40만배럴 규모의 설비 폐쇄가 계획돼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이베리아반도에서 정전이 발생해 하루 150만배럴의 정제설비가 일시 중단됐다.
여기에 정유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이 다가오면서 수요도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반구는 드라이빙 시즌 연료유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중동에서는 냉방 수요 충족을 위한 중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정제마진 강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소식에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공습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제유가는 장중 최대 13%까지 뛰었다.
이란은 중국과 인도 등에 원유를 수출하는 주요 산유국으로, 중동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며 글로벌 석유 수급 불안이 부상한 것이다.
국제유가 상승은 단기적으로 정유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고평가 이익이 발생할 수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로 석유제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정제마진이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으면서 국내 정유업계는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누린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유가 급등이 오히려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원유 도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마진 부담이 커지고, 고유가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 우크라이나 휴전 논의, 미중 관세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많아 향후 유가 흐름을 예측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기 둔화 국면에서 유가가 급등하면 수요에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면 수익 예측이 어려워져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업계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1분기 215억원 적자를 낸 에쓰오일(S-OIL)은 2분기 적자 폭이 75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154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도 영업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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