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커진 '판교 IT 노조'…네카오, 경영 능력 시험대

경제·산업 입력 2025-06-15 09:21:37 수정 2025-06-15 09:21:37 진민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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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복귀 논란·임단협 결렬에 잇단 노사 갈등
"구성원 결집해야"…'AI 성과가 최우선' 현실론도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진민현 인턴기자] 네이버·카카오노조가 적극적으로 쟁의행위에 나서며 노사 갈등이 플랫폼 업계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15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는 다음 달 2일 최인혁 테크비즈니스 대표의 복귀를 반대하는 3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약 260명(네이버 노조 추산)이 참여한 지난 2차 집회에 이어, 3차 집회는 참여 인원을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네이버 노조는 전했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의 측근이자 회사 창립 멤버인 최인혁 대표는 2021년 5월 네이버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 따른 책임을 지고 최고운영책임자(COO),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직에서 내려왔다.

네이버 노조는 회사 측이 내부 설명회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최 대표 복귀를 도왔으며, 최 대표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의 채용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네이버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노조에도 별다른 대화 제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노조는 회사 측이 직무 성과와 전문성에 따라 전 직원을 7단계 등급으로 평가하는 '레벨제' 적용을 예고하자 반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내년 레벨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처럼 성과와 전문성을 중심으로 회사의 체질을 바꾸려는 네이버의 시도가 인공지능(AI) 경쟁 속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한편으론 노조와의 마찰을 일으키는 요소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카카오도 최근 들어 사업 개편과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빈번하다. 카카오가 포털 다음 분사를 추진한다고 알려진 지난 3월,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당시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단식 농성까지 벌였으나, 이후 노사 합의안이 마련돼 현재 분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 임단협 결렬에 따라 크루유니언이 지난 11일 2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단계적 파업에 나서며 카카오 그룹에 다시금 노사 갈등이 불거졌다.

그간 IT 업계는 신생 산업이란 이미지와 함께 잦은 이직 문화로 노조 가입률이 낮은 업종으로 꼽혔지만, 최근 네이버·카카오 노조 가입률이 50%를 넘기며 그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AI를 중심으로 신사업에 속도를 올리는 상황에서 앞으로 노사 갈등을 어떻게 해결하는지가 양사 경쟁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양사가 노사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회사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국가적인 AI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플랫폼 선두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구성원들의 힘을 결집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생각을 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이견을 갖고 있다면 왜 그런지에 대해 경영자들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느 산업보다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고객 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노조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기업에게 AI 시장을 잠식당한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경영진 입장에선 과감하게 AI 전환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매번 노조의 눈치를 볼 순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jinmh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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