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10명 중 8명, B·C형 간염이 원인…조기검진이 생명지킨다
건강·생활
입력 2025-07-23 13:38:58
수정 2025-07-23 13:38:58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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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30년까지 B형과 C형 간염으로 인한 공중보건 위험 종식을 위해 매년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도 간염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율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 간염의 날을 맞아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문형 교수와 함께 B형 및 C형 간염의 위험성과 조기 진단,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봤다.
◇전세계 간세포암 약 80%는 B형, C형 간염과 연관
간염은 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B형 간염과 C형 간염이 대표적이다. 전세계적으로 B형 간염은 약 2억 9600만 명, C형 간염은 약 5800만 명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두 바이러스는 만성 간질환과 간세포암(HCC)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간세포암의 약 80%가 B형 또는 C형 간염과 관련되어 있다. 문제는 간세포암이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진단이 어렵고, 간염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혈액, 체액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이 주 경로
B형 간염(HBV)은 감염자의 혈액, 정액, 타액 등 체액을 통한 점막 또는 비점막 접촉으로 전파된다. 특히 출생 시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달되는 수직감염이 국내를 포함한 고유병 국가에서 가장 흔한 전파 경로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감염자의 체액이 묻은 면도기, 칫솔 등의 생활용품 공유, 성접촉, 무면허 시술 등 일상생활 속 노출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C형 간염(HCV)은 주로 혈액을 통한 전파가 중심 경로이며, 과거에는 수혈이나 주사기 공동 사용이 주요 원인이었다. 최근에는 비위생적인 문신 시술과 주사기 공유를 통한 약물 사용, 특히 교도소나 비공식 시술 환경에서의 감염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간단한 혈액 검사로 진단 가능
간염은 간단한 혈액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표면항원(HBsAg)과 표면항체(HBsAb)를 검사해 감염 여부와 면역 상태를 알 수 있다. 표면항원이 양성이면 현재 감염 상태, 항체가 양성이면 백신 접종이나 과거 감염을 통해 면역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C형 간염은 먼저 항체 검사(anti-HCV)를 시행한다. 이 항체가 양성으로 나올 경우, 실제 감염되었거나 과거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다만, 드물게 위양성(실제 감염이 없는데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확인을 위해 추가로 C형 간염 바이러스 검사(HCV RNA)를 시행해야 한다. 이 검사를 통해 현재 바이러스가 몸 안에 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B형 간염은 꾸준한 관리, C형 간염은 약물치료로 99% 이상 완치 가능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감기처럼 한 번 앓고 지나가는 병이 아니라, 만성으로 진행될 수 있어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B형 간염은 완치할 수 있는 약은 없지만,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간 손상을 줄일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약물치료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투여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항바이러스제를 복용 중이라면 반드시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자의적으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간 손상을 악화시키거나 치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C형 간염은 최근 개발된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 덕분에 8~12주 정도의 약물치료만으로 99%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어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B형 간염, 치료 시기 놓치지 않으려면 정기검진 중요
40세 이상의 B형 간염 보유자는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혈액검사와 간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간암이나 간경변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건강검진사업을 통해 B형 간염 보유자에게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무료 또는 10%의 본인 부담금으로 제공하고 있어, 적극적인 검진 참여가 권장된다.
◇C형 간염 방치하면 간암까지… 국가검진으로 조기 발견 추진
C형 간염은 방치하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감염자 수에 비해 실제 치료받는 환자가 매우 적다. 대한간학회는 국내 C형 간염 감염자가 약 3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실제 진료받은 환자는 2만 6395명에 불과했다. 전체 감염자의 약 8.8%로 10명 중 1명만 진료를 받은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매우 경미하게 나타나 감염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C형 간염 검사가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조기 진단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는 56세가 되는 국민(1969년생)을 시작으로, C형 간염 항체 검사가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생애 한 번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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