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게 올바른 정보 제공 위한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 공개
건강·생활
입력 2025-09-24 13:15:28
수정 2025-09-24 13:15:28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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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 마련 토론회’ 개최

[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환자 중심의 올바른 암 정보를 제공하고 국내 암 보도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 초안이 공개됐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지난 22일 서울대학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 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책임 있는 암 보도를 지원하기 위해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자 열렸다.
먼저 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이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하며 주요 내용과 취지를 설명했다.
김길원 회장은 “암 환자가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일부 보도에서 근거 부족, 효과 과장, 자극적 표현 등으로 환자와 가족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기자들이 암 관련 보도에 위축되지 않으면서도 암 환자와 가족들이 신뢰할 수 있는 기사를 쓰도록 하는 것이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목적”라고 밝혔다.
가이드라인 초안은 ▲ 과학적 근거 중심 보도 ▲ 치료법·신약 보도의 균형성 유지 ▲ 환자에 대한 배려 ▲ 통계와 위험도 표현의 정확성 ▲전문가 인용의 책임성 ▲대체의학·민간요법 보도 유의 ▲기사 제목과 이미지의 신중한 사용 ▲정책·제도 관련 보도 시 환자 중심 접근 ▲정보 출처 및 인공지능(AI) 사용 명시 ▲독자 오해를 유도하지 않는 기사 작성 등 10개 기본 원칙으로 구성돼 있으며, 원칙별 개선이 필요한 보도 사례와 분석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미국 헬스케어 저널리스트 협회(Association of Health Care Journalists, AHCJ)의 원칙 선언문(Statement of Principles of the Association of Health Care Journalists)과 유럽 종양 학교(European School of Oncology, ESO)의 암 보도 가이드라인 ‘MAKING SENSE OF CANCER: A JOURNALIST’S GUIDE’를 참고하여 국내 암 보도 실정에 맞게 적용했다.
종합 토론에서는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과 김철중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명예회장(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이 공동으로 좌장을 맡고 ▲민태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수석부회장(국민일보 의학전문기자) ▲박도중 대한암학회 상임이사회 기획위원장(서울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 ▲최은미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정책이사(MBN 기자) ▲김규빈 뉴스1 기자 ▲김열 국립암센터 대외협력실장(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교수)이 참여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갔다.
민태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수석부회장은 “유럽에서는 이미 10년 전에 암 보도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면서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놓고도 유명무실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효성을 높이고 활용성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도중 대한암학회 상임이사회 기획위원장은 “암 환자와 국민 건강을 보호할 중요한 지침으로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면서 “대한암학회에서 팩트 기반의 최신 가이드라인이나 통계 자료 등을 협회에 제공하거나 언론인 대상 암 보도 교육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는 등 기자들이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보도를 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가이드라인 준수와 확대에 있어 대한암학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은영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이사는 ▲환자 개인 사례의 일반화 위험성 ▲신약 보도 시 접근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환자의 심리적 부담을 고려한 단어 사용 등을 당부하며 “의사의 한마디보다 언론 기사의 한 줄이 환자와 가족에게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불안과 공포를 자극하는 기사 대신 회복과 치유 등 긍정적인 환자 이야기가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있어 환자단체도 협력한다면 환자들에게 더욱 신뢰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규빈 뉴스1 기자는 “언론사 교육에서 가장 강조되는 것은 사실관계를 끝까지 확인하는 것으로, 일부 매체에서 확인 절차 없이 보도하는 사례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면서 “기사 하단에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 준수’, ‘치료법은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하는 등 기자들이 지켜야 할 기준을 제시한다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열 국립암센터 대외협력실장은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고 보급되기 위해서는 국립암센터와 대한암학회의 협력과 함께 언론사들이 적극적으로 동의함으로써 언론사 자체 규범의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하며 “또한 가이드라인의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데 이에 국립암센터가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회에 참석한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이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이유는 ‘암 보도 권고 가이드라인’이라는 키워드가 처음으로 생겼기 때문이며, 이 가이드라인이 널리 인용되고 알려지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환자와 국민들이 가이드라인의 존재를 알고 이를 토대로 보도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고 의료인들 역시 가이드라인을 숙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토론의 좌장을 맡은 라선영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지고 정착하려면 오랜 시간 동안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대한암학회, 국립암센터, 환자단체 등 여러 관련 기관이 함께 노력해 가이드라인을 실질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암 보도 환경이 변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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