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 위험 큰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RSV 예방접종 지원 필요"

건강·생활 입력 2025-09-25 18:03:30 수정 2025-09-25 18:03:30 이금숙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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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해마다 영유아 집단감염이 늘고 있는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려면 모든 영아를 대상으로 예방항체 접종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25일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공동 개최한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관리 방안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은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 관리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 통합적 관리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특히 소아 폐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RSV 유행시기(10월~이듬해 3월)를 앞두고,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의 질병부담을 줄이기 위한 효율적인 예방과 관리 대책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최영준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연구이사)는 영유아에서 가장 흔한 호흡기 바이러스이자 유행 시즌을 앞두고 있는 RSV 예방과 관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영준 교수는 “RSV는 만 2세 미만 영유아의 약 90% 이상이 최소 한 번 감염될 정도로 전염력이 강하고 인플루엔자보다 영아 사망 위험이 약 1.3~2.5배 높을 정도로 더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RSV로 입원한 환아 대다수는 건강한 영아”라며 “생후 첫 시즌에 모든 영아에게 예방항체를 투여하면 RSV로 인한 영유아 입원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현재 미국, 유럽, 호주, 캐나다 등 20여 개국에서는 최근 출시된 영유아 RSV 예방항체를 모든 영아를 대상으로 접종 권고하고,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등 공공재원으로 전액 또는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서도 모든 신생아 및 영아에게 RSV 예방항체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도입된 영유아 RSV 예방항체 가운데 기존 예방항체는 미숙아, 선천성 심질환 등 고위험군 영유아에 한해서만 접종 및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건강한 영아가 접종할 수 있는 새로운 예방항체는 접종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최 교수는 “국내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등 영유아 집단생활 공간에서 RSV 집단감염이 해마다 보고될 정도로 전염력이 높다”면서 “예방접종뿐 아니라 1인 격리실 비용을 지원해 보호자 부담을 줄이고 병원 내 감염전파를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기욱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홍보이사)는 ‘영유아 호흡기 감염 치료 및 통합적 관리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의 질병부담과 치료 과정에서의 항생제 오남용 문제를 짚었다. 
윤기욱 교수는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은 입원이나 사망 등 질병 부담이 매우 크다”며 “대표적으로 폐렴은 전 세계 5세 미만 영유아의 중요한 사망 원인”이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폐렴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RSV”라며 “영유아 폐렴은 대부분 바이러스성으로 항생제 처방이 불필요하지만 항생제가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등 오남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항생제 내성률이 다른 나라보다 높고, 특히 성인 대비 영유아에서의 항생제 사용량이 많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항생제 처방에 대한 전문가의 관리가 필요하며, 징벌적 규제보다는 의료진의 합리적인 처방을 유도할 수 있는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는 은병욱 노원을지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감염학회 법제이사), 손영래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 김태훈 경향신문 기자가 참여해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관리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은병욱 교수는 "RSV 예방접종은 건강한 아이들에게도 맞추는 보편접종 전략으로 가고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처럼 보편접종이 어렵다면, 현재 건강보험체계 안에 있는 월 1회 맞는 RSV 예방항체 주사 팔리비주맙을 효과도 높고 오래 가는 니르세비맙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영래 국장은 "대표적인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인 RSV감염증에 대한 질병 부담과 예방 접종 비용 효과성연구가 이른 시일 내 진행되면, RSV 예방항체 주사를 국가예방접종 체계 편입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감염병에 걸린 영유아가 격리 입원 치료를 받을 때 해당 병실료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가 되지 않는 현장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복지부에 건의하겠다"고 했다. 손국장은 또한 "소아 항생제 사용이 과다한 것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으며, 캠페인과 교육을 통해 줄이려고 한다"며 "호흡기감염병 감시체계에서 소아를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회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RSV 등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 관리 전반에 대한 통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전문가들의 제언한 대로 영유아들의 호흡기 감염 위험과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조속히 뒤따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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