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서 다 누리세요"…슈퍼앱 진화 노리는 AI 앱
경제·산업
입력 2025-10-11 08:00:05
수정 2025-10-11 08:00:05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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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서 호텔 예약·음악 감상까지 한번에
신규 수익원·플랫폼 OS 주도권 확보 목표
구글·MS, 내부 생태계 통합으로 경쟁 맞서

[서울경제TV=이수빈 기자] 챗GPT가 단순한 대화 도구를 넘어 일상생활의 모든 서비스를 통합하는 '슈퍼앱'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최근 오픈AI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데브데이 2025'를 통해 공개한 새로운 기능들은 챗GPT를 AI 시대의 핵심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채팅창, 서비스의 관문으로…슈퍼앱 전략 시동
오픈AI는 챗GPT 채팅창 내에서 외부의 다양한 앱을 직접 연결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이제 이용자는 챗GPT와의 대화만으로 호텔 예약부터 음원 감상, 부동산 검색까지 여러 앱을 넘나드는 작업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챗GPT를 벗어나지 않고도 외부 앱을 불러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동은 오픈AI가 공개한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통해 구현된다. 현재 연동되는 서비스는 호텔 예약 플랫폼인 부킹닷컴과 익스피디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미국 부동산 플랫폼 질로, 디자인 플랫폼 캔바와 피그마 등이다.
실제 사용 예시로, 이용자가 챗GPT에게 “부킹닷컴에서 다음 달 파리 여행에 머물 주차 가능한 호텔을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챗GPT 대화창 안에 부킹닷컴의 검색 결과와 예약 버튼이 곧바로 나타난다. 오픈AI는 연말까지 우버(차량 공유), 도어대시(음식 배달), 타깃(쇼핑) 등 11개 서비스를 추가로 연동해 일상에 더 밀접하게 다가갈 계획이다.
◇"수익성·플랫폼 주도권 잡아라"…슈퍼앱 도약 서두르는 이유는
업계는 오픈AI가 챗GPT를 슈퍼앱으로 발전시키는 배경에 수익성 증대와 플랫폼 주도권 확보라는 핵심 목표가 있다고 분석한다.
슈퍼앱은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 이탈을 막고 플랫폼을 확장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모델이다. 챗GPT는 기존 구독료 외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오픈AI는 외부 사이트로 이동 없이 챗GPT 안에서 물건값을 바로 결제할 수 있는 '즉시 결제' 기능을 출시하고, 이를 통한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커머스 사업은 챗GPT 구독료 외에 또 다른 수익원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분야다.
더 나아가 이는 AI 시대의 '운영체제(OS)' 지위를 선점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OS는 모든 소프트웨어의 작동을 관리하고 사용자 데이터와 트래픽의 중심을 장악하는 핵심 인프라다. 챗GPT가 호텔 예약, 음악 감상 등 다양한 외부 앱을 직접 불러와 작업을 처리하는 AI 에이전트의 허브가 된다면, 사실상 AI 서비스를 위한 모든 진입점이 챗GPT가 되는 강력한 플랫폼 록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오픈AI의) 수익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챗GPT를 확장된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것이 AI 산업 내 핵심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내부 생태계 통합'으로 맞서는 경쟁사들
챗GPT가 외부 앱과의 연결을 통한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한다면, 글로벌 거대 기술 기업의 AI 서비스들은 기존의 방대한 내부 생태계에 AI를 깊숙이 심어 넣는 '내재화형 슈퍼앱'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구글의 제미나이는 단순한 검색을 넘어 구글 워크스페이스 내에서 직접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화한다. 이는 "지난주에 받은 모든 Gmail을 요약해줘" 또는 "이 문서 내용을 바탕으로 스프레드시트 그래프를 그려줘"처럼, 구글 앱 내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조작하는 액션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다. 또한 크롬 브라우저에 AI를 통합해 웹상의 복잡한 예약 양식 등을 AI가 대신 채워주는 등 웹 브라우저 자체를 AI 작업 실행의 표면으로 삼는 전략을 구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은 챗GPT와 같은 기반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Microsoft 365 제품군에 AI를 내재화해 기업 생산성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진다. 코파일럿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등 직장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핵심 업무 도구 안에 깊숙이 통합돼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3분기 판매 실적 엑셀 자료를 바탕으로 다음 주 회의용 파워포인트 초안을 작성해줘"라고 명령하면, 코파일럿이 여러 앱을 넘나들며 작업을 대신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MS 365를 중심으로 모든 업무의 흐름을 관리하는 엔터프라이즈 AI 슈퍼앱을 지향하는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AI 서비스들은 단순한 질문과 답변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과 업무의 모든 접점에서 작업을 실행하고 통합하는 AI 에이전트 기반의 슈퍼앱이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업계는 이 같은 슈퍼앱 경쟁이 어떤 AI 서비스가 기존 서비스와 융합해 일상의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지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q0000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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