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 속 시한폭탄’ 복부 대동맥류, 13년간 3배 증가
건강·생활
입력 2025-10-20 14:30:54
수정 2025-10-20 14:30:54
이금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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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금숙기자] 복부 대동맥류 환자 수가 13년간 약 3배 이상 증가했다는 대규모 분석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성신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단위 데이터를 활용해 복부 대동맥류 환자 수 증가 현황을 분석하고, 스텐트 시술(EVAR)의 확대가 일부 환자 생존율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복부 대동맥류(Abdominal Aortic Aneurysm, AAA)는 배 속의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 일부가 약해져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동맥이 파열되면 대량 출혈로 이어져 생명을 잃을 수 있어 ‘조용한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주요 원인은 혈관 벽을 약화하는 흡연,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이며, 특히 고령의 남성에서 다수 발생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위험도가 높다.
복부 대동맥류는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크기가 커질 경우 복부나 등, 허리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복부에 쿵쿵 뛰는 듯한 박동감을 느끼는 것도 대표적인 의심 신호다. 그러나 이런 증상은 대부분 파열 직전이거나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는 조기 진단을 하긴 어렵다.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선제적 발견이 중요하다.
조성신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13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와 통계청 사망원인 자료를 활용해 환자 수, 수술 방법, 사망률 추이를 분석했다. 결과 복부 대동맥류 환자는 약 4000 명에서 1만 3000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파열 전 발견된 비파열 대동맥류 환자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같은 기간 크게 증가했다. 복부 대동맥류는 동맥 벽이 노화로 인해 약해지고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혈관 질환이다. 연구 결과 실제 환자도 70대가 가장 많았고,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유병률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부 대동맥류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인공 혈관을 이용해 손상된 혈관을 대체하거나 보강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개복수술(OAR)은 배를 절개해 약해진 대동맥 부위를 직접 잘라내고 인공 혈관을 봉합한다. 수술 시야가 넓어 장기적인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으나, 절개 범위가 넓고 회복 시간이 오래 걸려 고령 환자나 전신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부담이 클 수 있다. 반면 스텐트 시술(EVAR)은 사타구니 혈관을 통해 스텐트가 연결된 인공 혈관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절개 범위가 작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고령 환자에게도 비교적 부담 없이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최근 10여 년간 시술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연구 기간 스텐트 시술의 시행 횟수는 2.68배 증가해 2011년부터 개복수술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비파열 대동맥류 환자의 연간 사망률 또한 1.4%에서 0.7%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스텐트 시술이 실제 임상에서 비파열 대동맥류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80세 이상 고령 환자 중에서도 스텐트 시술 횟수가 늘었는데, 2010년 14.5%에서 2022년 30.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조성신 교수는 “스텐트 시술 확산이 비파열 대동맥류 환자의 생존 개선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고령화 사회가 지속되는 만큼,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과관계 검증을 위한 전향적 연구가 뒤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혈관이 이미 파열된 환자의 사망률은 같은 기간 약 35%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이미 파열된 뒤에는 생존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며, 조기 발견과 전문의의 체계적인 치료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고령자 혹은 고위험군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파열 전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사망 위험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인 진단과 치료가 생명을 지키는 핵심이다.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도 중요하다. 특히 흡연은 동맥경화증을 유발해 대동맥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므로 금연이 필수적이며, 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것 또한 위험도 감소에 큰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는 MDPI 발간 SCI(E) 국제 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2025년 7월호에 게재됐다.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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