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톡시, 자본잠식 탈피 '절실'…돈 넣겠다는 법인 정체는

금융·증권 입력 2025-11-24 11:21:40 수정 2025-11-24 11:21:40 권용희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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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유상증자 연거푸 지연
납입 주체 '페이퍼컴퍼니'…불투명한 자금조달
관리종목에 무상감자까지…부실 경영 피해 주주에게로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유증 대상 업체의 대주주 주소지. 핵심 주체가 운영하는 다른 법인이 존재한다.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권용희기자] 올해 자본잠식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아이톡시가 유상증자와 무상감자를 추진한다. 부실 경영에 대한 피해를 기존 주주들이 떠안는 모양샌데, 대규모 돈을 넣어 대주주에 오르겠단 법인이 단순 비히클(이동 수단)로 활용되는 정황이 드러나 M&A(인수합병) 전반에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 제주도·공유오피스·자본잠식…불투명한 유증

24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톡시가 추진 중인 100억원 규모 유증이 재차 지연됐다. 대상자는 앱타에너지로, 당초 이달 20일이었던 납입 예정일이 다음달 2일로 미뤄졌다.

아이톡시 유증 대상자는 단기간 수차례 변경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 6월 지니글로벌이라는 업체를 대상으로 유증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라온 투자1호조합을 거쳐 앱타에너지로 대상자가 변경됐다.

앱타에너지는 재작년 설립된 법인으로 이승재, 이강봉 씨가 주요 인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업체는 제주도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에 주소를 등록해 놓은 상태로,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3300만원, 1200만원에 불과하다. 

납입이 완료되면 앱타에너지로 대주주가 변경될 수 있지만, 이 업체는 신주 발행을 통해 유증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불분명한 주체가 앱타에너지를 비히클로 삼아 M&A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 12일 기준 앱타에너지의 대주주는 베스트유전자검사원이라는 법인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12년 자본금 3000만원에 설립된 법인으로 유전자 검사 등을 사업 목적에 올려놓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소재 등록 주소지를 방문했지만, 이승재 씨가 핵심인 에이치피바이오라는 업체가 존재했다.

에이치피바이오의 재작년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3억원, 6억원이고, 재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밑도는 자본잠식 상태다. 이 업체 관계자는 "아이톡시 유상증자 관련해서 알지 못한다"고 짧게 답했다.

아울러 이 업체는 재작년 파멥신(현재 거래정지) 300억원 규모 유증 대상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납입은 이뤄지지 않고 철회됐다. 이에 파멥신은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되며 벌점 4.5점을 부과 받았고, 누계벌점 15점 이상으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됐다.

또한 에이치피바이오 감사에 이름을 올린 박동준 씨는 재작년 화신테크(현재 상장폐지) 대표에 선임됐다. 예정 임기 만료일은 내년 3월까지지만, 회사는 지난 11일 주주총회를 열고 박 씨 등의 해임 안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톡시 관계자는 "이전 유증 대상자가 합의한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다음 플랜으로 생각했던 앱타에너지 쪽에서 강력하게 의사를 표현해서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톡시CI.[사진=아이톡시]


◇ 재무 부실에 무상감자…주주 피해로

아울러 회사는 유증과 함께 액면가 500원의 보통주 4주를 1주로 병합하는 방식의 무상감자도 추진한다. 감자가 완료된다면 자본금은 291억원에서 73억원으로 감소하고, 발행 주식 수도 5827만여주에서 1456만여주로 줄어든다.

아이톡시는 관리 종목 탈피를 위해 유증과 감자를 동시에 추진하는 모양새다. 아이톡시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며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본 잠식률은 80.9%였지만 3분기 말 기준 약 86%로 높아졌다.

자본잠식률이 재차 50%를 넘길 경우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유증과 감자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말까지 재무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감자만 진행되면 자본잠식률은 해결이 된다"며 "유증과 상관없이 감자는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주들로선 무상감자로 인한 주식 수 감소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지 않은 채, 경영 부실에 대한 피해만 떠안는 모양새다.

한편, 게임 퍼블리싱 등을 주력으로 하는 아이톡시는 2016년부터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실적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유증과 감자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톡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72억원, 168억원이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97억원, 75억원이다. 3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371억원에 달한다.
/yongh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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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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