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라이트 요금제 출시 임박…음원 시장 지각변동 오나

경제·산업 입력 2025-12-14 08:00:03 수정 2025-12-14 08:00:03 오동건 기자 0개

[서울경제TV=오동건 인턴기자] 유튜브에서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지만 음원 서비스는 제외한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의 국내 출시가 임박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끼워팔기 제재에 따른 구글의 자진 시정 조치로, 한국은 라이트 요금제가 세계 최초로 정식 도입되는 국가가 된다. 업계에서는 유튜브에서 동영상만 소비하고 음악은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요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음원 플랫폼간 경쟁 구도에 촉각이 모인다.

◇공정위 제재에 ‘뮤직 없는 유튜브’…세계 최초 韓 출시

지난 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르면 이달 중 유튜브 라이트 요금제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구글이 제안한 요금제 개편안을 전원회의에서 승인하면서 동의의결을 확정했다. 이는 광고 없는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월 1만4900원)에 유튜브 뮤직을 결합해 판매한 행위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음원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라이트 요금제는 광고 제거 기능을 기본으로 하되, 한국에서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 기능까지 포함된다. 현재 미국·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제공되는 라이트 상품에는 해당 기능이 없는데, 한국에 가장 기능이 강화된 형태가 처음 도입되는 셈이다. 다만 공식 뮤직비디오 등 음악 콘텐츠와 별도의 권리자가 있는 콘텐츠에는 백그라운드 재생과 오프라인 저장이 제한된다.

요금은 부가가치세 포함 기준 안드로이드·웹 8500원, iOS 1만900원으로 프리미엄 대비 최대 6400원 저렴하다. 구글은 라이트 요금을 최소 1년간 유지하고, 향후 4년간 한국 내 프리미엄 대비 가격 비율이 다른 주요 국가보다 높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정위에 약속했다.

◇‘동영상은 유튜브, 음악은 따로’…음원 시장 재편 가능성

업계에서는 라이트 출시를 계기로 유튜브에서 동영상만 소비하고 음악은 별도 음원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 역시 국내에는 월 6400원 이하의 무제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수 존재해 선택지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멜론·지니·플로 등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인공지능(AI) 기반 큐레이션 기능 강화 등으로 유튜브 뮤직 이탈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다만 요금 부담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변화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국내 음원 서비스의 월 이용료가 7000원대인 만큼 ‘라이트+타 음원 서비스’ 조합이 기존 유튜브 프리미엄보다 비싸질 수 있어서다.

또 다른 변수는 글로벌 플랫폼이다. 오는 11월 29일부터 네이버플러스멤버십(월 4900원) 혜택에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베이직’이 포함되면서, 유튜브를 떠나는 이용자의 종착지가 토종 플랫폼이 아닌 스포티파이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트 출시가 곧바로 국내 플랫폼의 반등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라며 “글로벌 플랫폼 간 경쟁 구도가 오히려 더 공고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oh199820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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