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남원 관광 1105만 명 시대…'체류형 관광도시' 전환 본격화

전국 입력 2025-12-25 21:38:15 수정 2025-12-25 21:38:15 최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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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전시·체험 중심 관광 확장…머무는 도시로 구조적 변화
달빛정원·피오리움·월광포차가 이끈 관광 패러다임 전환

요천 수변을 중심으로 재생된 달빛정원·피오리움과 야간관광 콘텐츠, 춘향제 퍼레이드, 웹툰 IP '향단뎐' 등으로 남원 관광이 당일형에서 체류형으로 전환되며 '머무는 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사진=남원시]

[서울경제TV 남원=최영 기자] 2025년, 남원시 관광의 풍경이 뚜렷하게 달라지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에 따르면 올해 남원시 방문객 수는 약 110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900만 명 수준이던 방문객 수는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11월 기준 이미 전년도 전체 실적(1044만 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장은 단기 이벤트에 따른 반짝 효과가 아니라, 관광 구조 자체가 당일형에서 체류형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한루원 중심의 '보고 떠나는 관광'에서 벗어나, 야간·전시·체험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 관광도시로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 당일 관광의 한계 넘다…야간·체험 중심 구조 전환

남원 관광 변화의 핵심은 야간·전시·체험형 관광 비중 확대다. 광한루원 중심의 낮 관광에 머물렀던 동선은 이제 요천 수변과 함파우 유원지, 교룡산·지리산권까지 확장되며 '하룻밤 머무는 관광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관광 동선이 길어지고, 밤까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숙박·외식·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도 가시화되고 있다.

◇ 폐콘도의 재탄생…달빛정원·피오리움이 만든 변화

이 같은 변화의 상징적 출발점은 요천변 옛 비사벌콘도 부지를 재생해 조성한 달빛정원·피오리움이다. 35년 가까이 방치됐던 폐콘도는 2025년 5월, 미디어아트 전시관 '피오리움'과 복합문화공간을 갖춘 관광 명소로 재탄생했다.

개관 8개월 만에 약 11만 명이 방문했고, 이 가운데 6만 명 이상이 유료 관람객으로 집계됐다. 낮에는 수변 산책과 전시 관람, 밤에는 실내외 미디어아트와 달빛 음악분수, 야간 조명이 어우러지며 광한루원에서 요천변까지 이어지는 '밤까지 머무는 관광 코스'가 완성됐다.

◇ 월광포차로 완성된 남원의 밤…야간관광 일상화

야간 관광의 또 다른 축은 '남원관광 Re-Plus' 사업을 통해 성장했다. 요천변에서 운영되는 월광포차는 2024~2025년 연간 20회 이상 상설 운영되며 회당 평균 8000명 안팎의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포장마차에 달달시네마, 별멍달멍, 그믐야행 페스티벌, DJ 공연 등 테마형 콘텐츠가 결합되며 남원의 밤은 더 이상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아닌, 일상적인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2025년에는 사단법인 남원관광리플러스가 출범해 야간 콘텐츠가 DMO 기반 로컬 관광 브랜드로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 웹툰·캐릭터로 확장된 K-콘텐츠 관광

디지털 콘텐츠와 스토리텔링 역시 남원 관광 변화의 핵심 축이다. 카카오웹툰에서 시즌2가 연재 중인 '향단뎐'은 누적 조회수 650만 회를 기록하며 남원의 공간과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대표 관광 IP로 성장했다.

웹툰 속 배경은 실제 관광 코스와 연계되고 있으며, 드라마·영화 등 영상 로케이션 확장도 준비 중이다. 남원 관광 캐릭터 '향이와 몽이'는 피오리움 키즈 아뜰리에, 캐릭터 갤러리, 굿즈, 공공디자인으로 현실 공간에 구현되며 도시 브랜딩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 자연 속에서 머무는 여행…체류형 인프라 확충

자연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인프라도 빠르게 확충되고 있다. 요천 100리 자전거길과 공유자전거, 에코레일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자전거 여행은 MZ세대와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천천히 머무는 여행'을 제안한다.

교룡산국민관광지와 지리산 둘레길, 고소바위 일대는 캠핑·차박·트레킹 수요를 흡수하는 거점으로 정비 중이며, 고소바위 캠핑장은 남원형 야간 캠핑 명소로 육성되고 있다.

◇ 한옥 스테이와 철도 관광…'하룻밤 남원' 현실로

광한루원 인근에는 한옥체험시설 명지각 1·2관이 개관해 고급 한옥 숙박 수요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향후 3관까지 완공되면 광한루~남원예촌~구도심을 잇는 한옥 스테이 벨트가 완성될 전망이다.

철도·미식·자전거를 결합한 테마형 여행상품도 늘어나며 '기차 타고 와서 하룻밤 머무는 남원'이라는 새로운 관광 패턴이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 체류형 축제로 진화한 춘향제와 지역 축제

축제의 변화도 뚜렷하다. 제95회 춘향제는 145만 명이 방문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경제 파급효과는 900억 원대로 분석됐다. 대동길놀이와 글로벌 공연, 시민 퍼레이드, 야간 경관과 F&B 프로그램을 결합해 체류형 축제로 진화했다.

흥부제와 요천 물축제 역시 가족형·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며 재방문율이 높은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 함파우 아트밸리…남원 관광의 다음 10년

이 모든 변화의 종착점으로 주목받는 곳은 함파우 예술특화지구(함파우 아트밸리)다. 광한루원-요천 수변-피오리움에서 이어지는 동선 끝에 위치한 함파우 유원지 142ha를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재생해 국제적 수준의 체류형 문화예술 관광지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옻칠목공예관, 도자전시관, 김병종미술관, 키즈아트랜드, 예술가 레지던시, 정원과 전망 파빌리온까지 아우르는 구상은 남원을 야외미술관과 정원이 결합된 복합 문화지구로 탈바꿈시키는 청사진이다.

◇ '보고 떠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데이터는 분명한 변화를 말한다. 남원은 이제 '보고 떠나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 다시 찾는 도시'로 전환되고 있다. 전통과 자연, 디지털과 야간경관, 예술과 로컬리즘이 겹겹이 쌓이며 남원만의 관광 스펙트럼이 완성되고 있다.

남원시는 앞으로도 체류형 관광을 도시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 문화관광 클러스터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관광을 산업을 넘어 도시의 삶과 브랜드를 이끄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남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컬처·K-관광 도시로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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