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K사건 그 후④]‘밸류 특수관계사’ 레이징, ‘중기부 액셀러레이터’로 성업

문화·생활 입력 2020-04-08 20:50:07 수정 2020-04-08 20:50:07 전혁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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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 14억5,000만원 투자 받은 레이징, 이철 보석 출소일에 법인 설립
중기부, 레이징 액셀러레이터 등록 ‘프리패스’
레이징, 개인투자조합 조성해 밸류 관계사에 투자금 몰아줘
레이징, 코인 사업에 밸류 손자회사 개발자 대거 참여

[사진=레이징 홈페이지]

[편집자주] 지난 1일 MBC가 채널A 기자 이모씨가 특정 검사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이하 밸류) 대표 측에 ‘유시민 비위를 제보하라’고 협박과 회유를 반복한 사실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검언유착’ 논란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MBC가 보도 과정에서 징역 14년6개월을 선고받은 범죄자의 인터뷰를 그대로 실어주는 게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울경제TV=전혁수 기자] 이철 전 대표가 사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지만, 밸류와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밸류의 특수관계사 ‘레이징’이 여전히 성업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밸류의 영업조직 상당부분을 이어받아 벤처기업 투자·보육업체로 활동하고 있다.


■중기부, 밸류가 최대주주인데 액셀러레이터 등록 ‘프리패스’


지난 2016년 4월 6일 설립된 레이징은 2017년 4월 26일 중소벤처기업부 액셀러레이터로 등록된 창업촉진 전문회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밸류는 레이징에 2016년 초 14억5,000만원을 투자해 22.4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당시는 이 전 대표가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던 시기로, 레이징의 설립일은 이 전 대표가 보석 출소일과 일치한다.


레이징은 밸류의 영업조직을 상당부분 이어받았다. 레이징의 영업·관리부문 부사장은 밸류의 부사장으로, 이 전 대표와 함께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은 범모씨였다. 또한, 레이징 상근직원 11명 중 6명이 밸류 직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는 이 같은 상황에도 레이징의 중기부 액셀러레이터 등록을 허용했다. 중기부 액셀러레이터로 등록된 업체는 △TIPS운용사 신청자격 부여 △벤처법 제13조에 따른 개인투자조합 결성 권한 부여 △출자를 통해 취득한 주식 또는 출자 지분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 비과세 △피출자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 등의 혜택을 제공받는다.


액셀러레이터로 등록된 레이징은 이 전 대표를 불러 투자강연을 벌이기도 했다. 2018년 2월 레이징이 주관한 ‘제1회 엔젤투자자포럼’에서 이 전 대표는 2번째 특강인 ‘미래의 투자(투자 트랜드의 변화)’에 대해 강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징, 밸류 영업조직 동원해 ‘밸류 관계사’에 투자 몰아줘


레이징은 액셀러레이터 자격으로 66개 개인투자조합을 조성해 15개 기업에 투자했다. 투자조합 조성에 동원된 투자모집인들은 밸류의 영업자들이던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징이 투자한 업체 상당수 역시 밸류 관련 업체인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징이 자체개인투자조합을 조성해 투자한 영화제작사 씨네쿠즈는 2018년 기준 밸류가 60%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레이징이 개인투자조합을 별도 조성해 투자한 웹툰플랫폼 회사 코미카엔터테인먼트는 밸류 자회사인 밸류컬처앤미디어가 41.0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역시 별도 조합을 조성해 투자한 패션크라우드챌린지 플랫폼 크라우디즌은 밸류가 전환사채 4억9,260만원을 투자한 업체로 확인됐다.


또한, 레이징은 2016년 자신들을 “밸류가 50억원을 투자한 회사”라고 홍보하며 10억원 전환사채 투자를 모집했다. 이때 전환사채 투자모집에 밸류 영업조직이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레이징 코인 개발 주축은 ‘밸류 손자회사’


레이징은 싱가포르에 ‘글로벌레이징’이란 회사를 차리고 코인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액셀러레이터는 창업기업 보육 업무 외 다른 업무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별도의 해외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


레이징이 개발하고 있는 알플렉스코인(RFC)의 개발에는 밸류의 손자회사뻘인 게임아레나 개발자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아레나는 밸류 자회사 밸류컬처앤미디어가 100% 지분을 가진 회사다. RFC의 개발 설계를 맡은 A씨는 게임아레나의 CTO, RFC의 코어 개발을 맡은 B씨는 게임아레나의 개발팀장, RFC의 데이터 분석을 맡은 C씨는 게임아레나의 DBA 팀장, 디자인을 맡은 D씨는 게임아레나의 디자인 팀장이다.


또한, RFC 개발·영업에 레이징이 액셀러레이터 자격으로 투자한 회사들을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RFC는 코인을 구매한 투자자가 코인으로 토큰화된 비상장사의 주식 또는 자산을 사들이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투자자 모집뿐 아니라 코인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의 수요가 유지되는 게 필수다.


2019년 2월 레이징이 작성한 알플렉스코인 백서에 따르면 반도체생산업체 소시디어, 패션크라우드챌린지 플랫폼 크라우디즌, 파력발전업체 인진, 풍력발전업체 에너윈코리아 등이 RFC 플랫폼에 참여한 사례로 소개되는데, 이들은 모두 레이징이 액셀러레이터로 투자한 회사들로 확인됐다. /wjsgurt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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