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이드칼럼] 푸드테크는 미래 식문화를 어떻게 바꿀까?

경제·산업 입력 2020-04-22 10:54:12 수정 2020-04-22 10:54:12 이민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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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서울산업진흥원]

[편집자주 :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문화·산업적 가치를 조명하는 '서울메이드 칼럼'을 연재합니다. 학계, 산업계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합니다. '서울메이드'(SEOUL MADE)는 서울의 문화, 제조 등의 융복합적 가치를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입니다]  


황성재 외식스타트업 ‘라운지랩’ 대표 


음식과 기술이 결합한 푸드테크가 우리의 미래 식문화를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과연 그 변화의 폭은 어느 정도이며, 방향은 어디로 향할까? 푸드테크의 궁극적 지향점은 어디일까?

 

바야흐로 테크 시대다. 핀테크, 인슈어테크, 리걸테크, 프롭테크 등 다양한 산업에서 기술이 혁신을 만들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최근에는 음식과 기술이 결합한 푸드테크food-tech’ 산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음식과 관련된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왔다. 음식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병충해에 강한 종자를 골라내기도 했고, 다양한 농작물을 효율적으로 재배하는 기술을 축적하기도 했다. 19세기 냉장고가 발명되면서 인류는 음식을 오랫동안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팜 기술을 통해 소수 인원으로도 대규모 농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으며, 모바일과 연계된 물류 기술로 신선한 제품을 새벽 배송으로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되었다


◆ 미래 식문화의 3대 특징은 대체, 자동화, 간소화


최근에는 로봇이 서빙해주는 레스토랑,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주는 카페 등 고객 점접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기술이 발전했다. 그렇다면 이런 변화를 통해 앞으로 우리 미래 식문화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세 가지 큰 변화를 생각해보자.


첫 번째 변화는 대체. 식품 과학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대용 식품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 동물 복지 등의 윤리적 측면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체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로 가짜 고기를 만드는 비욘드 미트는 작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자마자 하루 만에 주가가 2배 이상 치솟으며 4조 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근육세포를 배양해 식품을 제조하는 멤파스’, 식물성 기반의 달걀을 제조하는 저스트에그’, 식물성 우유를 만드는 무프리등이 모두 기존 식품을 대체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자동화. 미국 MIT 기계공학과 졸업생 4명이 모여 창업한 로봇 식당 스파이스(Spyce)’는 유명 셰프와 함께 개발한 레시피대로 로봇이 냄비를 돌려가며 요리한다.

7대의 로봇이 한 시간에 200인분의 요리를 완성하고 세척까지 한다. 애플, 테슬라, 나사, 월트디즈니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 크리에이터(creator)’는 햄버거 제조 과정을 자동화했다. 그들이 만든 머신은 빵을 썰고, 패티와 채소 등의 재료를 얹고, 양념을 토핑하고, 조리하는 전 공정을 진행한다. 완전한 비대면 자동화 레스토랑을 선보였던 브라이트룸(brightloom)’은 스타벅스의 투자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훠궈 전문점 하이디라오는 로봇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식음료의 유통기한을 관리하고, 사람과의 접촉을 줄여 위생적 공간을 탄생시켰다.


세 번째 변화는 간소화. 간단한 형태만으로도 요리를 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과 밀키트의 수요가 빠르게 증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이런 비대면 식사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간소화된 형태의 식사가 보편화되고 있다. 전 세계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105조 원을 넘어섰다. 국내만 해도 27,000억 원 시장 규모로 매년 급성장세다. 최근에는 별도 조리 과정 없이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CMR(Convenient Meal Replacement) 시장도 각광받고 있다.


◆ 푸드테크, 사용자편에서 음식의 본질 과 건강' 추구해야

 

이처럼 다양한 기술이 식품 산업의 소비자 접점까지 적용되면서 식문화 경험이 한층 풍부해지고 있다. 푸드테크를 통해 소비자는 좀 더 편리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식품 산업의 발전과 변화가 무지갯빛으로 가득한 것만은 아니다. 로봇 피자로 널리 알려진 줌피자(Zume Pizza)’는 최근 인원을 대폭 감축했으며, 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 플리피(Flippy)’도 활용성이 떨어져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유행처럼 널리 퍼진 무인화 공간들도 사용자의 불편과 관리 문제로 빠르게 정리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기술이 사용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음식의 본질은 건강이고 기술은 이 본질을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만 쓰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이 푸드테크의 테크푸드뒤에 존재하는 이유기도 하다. 맛있는 제품을 건강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것.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푸드테크의 본질이자 미래의 방향이다.

 

[본 칼럼은 서울산업진흥원(SBA. 대표 장영승)이 발간하는 의 'SEOUL MADE 칼럼'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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