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지제역 복합환승센터 부지 매각 정당성 논란…애꿎은 조합원만 피해↑
조합, 평택시에 매입 의사 수차 확인
A사 “정당한 절차 따라 매입”
평택시, ‘공사중지 행정명령’ 만지작
[서울경제TV=김재영기자] 경기 평택시의 지제역 복합환승센터가 지역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이는 평택지제·세교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이하 조합)이 지제역 환승센터 부지를 평택시에 조성 원가로 매각하기로 한 실시계획인가 조건을 어기고 이 부지를 조합 시행대행사인 A사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20일 평택시 및 조합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3년 9월 지제·세교도시개발사업조합이 지제역 일원 84만여㎡에 공동주택과 복합 상가 등을 짓겠다는 실시계획을 인가했다. 이 과정에서 평택시는 지제역 동쪽 부지 1만6,275㎡에 공용시설인 환승센터를 짓겠다며 땅을 조성 원가로 시에 제공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지난 2018년 8월 조합이 돌연 이 부지를 A사에 매각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부지 매각 과정에 대해 조합·시행대행사·평택시 삼자간 뚜렷한 입장차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조합 대의원은 “무슨 이유인지 알 수는 없으나 평택시에서 환승센터 부지를 매입하지 않기로 해, 조합 대의원회의에서 해당부지를 매각키로 의결했다”며 “조합은 평택시의 부지 매입 의사를 수차례에 걸쳐 확인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지제·세교지구 개발사업의 인허가권자인 평택시의 의사에 반해 행동할 바보가 어디에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환승센터 부지 매입 당사자인 A사 측은 “정당한 절차에 따라 환승센터 부지를 매입(2018년) 설계까지 진행하는 등 환승센터 건립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시가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양측의 주장에 대해 평택시 관계자는 “도시개발 사업 진행 속도에 맞춰 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타당성 용역에 착수하는 과정에서 올해 2월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조합과 A사에 실시계획 인가 조건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평택시는 올 2월에야 부지 매각 사실을 알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한 언론매체는 평택시청 간부의 말을 빌려 시의 이러한 주장이 거짓임을 밝히고 있다. 이 매체는 7월 10일자 인터넷판 기사(평택 지제역 복합환승센터 시작부터 ‘삐걱’)에서 시는 민간 사업추진을 이미 2017년부터 알고 있었으며, 지금 와서 왜 딴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시 간부의 말을 인용했다.
오히려 조합원들은 “수 년 동안 이 문제를 정식으로 평택시에 여러 차례에 걸쳐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꿈쩍도 않던 시가 최근 조합과 A사에 조건을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는데 ‘짜고 치는 고스톱’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은 “평택시는 조합이 환승센터 부지를 A사에 팔 수 있도록 체비지 계약서에 첨부하는 체비지 증명서를 떼주고 직인까지 찍어주며 부지를 매각하는데 일조했다”며 “평택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테니 제발 그 입 다물라”고 질타했다. 또한 그들은 “평택시는 지난달 16일 언론브리핑에서 조합 측이 인가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행정명령 등을 통해 강력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는데도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며 시를 성토했다.
한편 일부 조합원은 “조성가로 평택시에 공급키로 한 지제역 환승센터 부지를 A사에 매각해 조합이 70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게 됐다”며 헐값매각을 주장하고 있다. /jy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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