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 입은 경로당,‘인생쉼터’로 재탄생

전국 입력 2020-10-07 10:10:52 수정 2020-10-07 10:10:52 서청석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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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디자인 접목 전(위)과 후(아래) [사진=서울시]

[서울경제TV=서청석기자] 서울시가 대표적인 노인여가 복지시설인 경로당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입혀 동대문구 전농1동의 ‘화목경로당’이 근력, 인지능력 저하, 장애 등에 관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인생쉼터’로 재탄생시켰다고 7일 밝혔다.


어르신들이 매일 이용하는 경로당에 출입, 휴식, 활동 등 일상생활에 불편함 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것이다. 계단과 경사로, 화장실에 안전손잡이를 설치하고 눈에 잘 띄는 색을 입혀 이용성을 개선하고, 현관에는 손잡이 일체형 의자를 두어 신발을 갈아 신을 때 발생하기 쉬운 낙상을 예방토록 했다. 휴식과 다과, 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다용도 생활공간에는 입식가구와 좌식마루 등을 설치해 입식과 좌식 중 이용자에게 보다 편리한 생활양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이용성과 인지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도입해 경로당 전반의 이용환경도 개선했다.


서울시는 자치구 공모를 통해 다양한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건축물과 공공공간 중 개선이 시급한 대상지를 선정하고 시민체험단의 진단과 분석을 거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 확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재탄생된 화목경로당은 과거에 하루 평균 30여 명의 80세 전후 어르신들이 이용하던 곳이었음에도 협소하고 동선이 복잡해 여가를 즐기기 보다는 식사, 휴식 등 단편적인 활동만이 가능했던 공간이었다. 단독주택을 개조한 건물은 지어진 지 38년이 넘어 노후 되었으며 특히 진입로는 차도와 인도의 구분이 없어 경로당 접근과 이동에 위험이 따랐고 폐쇄적인 구조와 기본적인 안전·편의시설이 없어 낙상 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은 환경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10여 명의 어르신으로 구성된 ‘시민체험단’이 직접 화목경로당을 진단하여 도출된 개선사항과 행동관찰, 설문조사, 인터뷰 등을 기반으로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였고 다른 시설에 확산될 수 있도록「경로당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도 개발하였다.


화목경로당 개선 과정을 통해 제작된「경로당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은 ▴기본원칙 ▴공간 유형별 개선사항 ▴가이드북 활용팁 ▴체크리스트 ▴실제 적용사례로 구성되어 있어 어르신들의 접근공간과 생활·위생공간에서의 일상생활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조성할 수 있도록 가이드북 이용자의 편의성도 확보하였다.


가이드북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째, 접근공간은 경로당을 출입할 때 우천 시에도 미끄럽지 않도록 캐노피를 조명과 함께 설치하고, 눈에 띄는 색상의 주의사인, 차갑지 않은 재료의 안전손잡이 등을 적용한다. 이때 안전손잡이는 공간에 따라 수평, 수직의 연속적인 설치로 낙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 신을 때 균형 잡기가 어려워 바닥에 주저앉거나 작은 문손잡이를 지지하는 등의 행태를 개선하기 위해 편하게 앉아서 이용할 수 있는 손잡이 일체형 벤치와 서 있는 상태에서도 허리를 구부리지 않도록 신발 받침대를 설치한다.


거실공간에서 휴식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바닥에 누워있는 어르신이 없도록 편의시설과 함께 입식, 좌식생활을 선택할 수 있도록 소파와 좌식마루를 함께 설치하고, 손 끼임 방지와 미닫이 방식을 적용한 수납장을 통해 안전하고 쉽게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활동 시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약시 등 시력이 저하된 어르신의 인지성 향상을 위해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복잡하고 정리되지 않은 게시물들은 시계, 달력, 게시판, 일정관리 등으로 구분하고 돋보기 보관함을 갖춘 다용도 게시판을 설치하여 정보인지를 쉽게 한다.  


주방공간은 식사를 준비하고 조리할 때 여러 어르신이 동시에 작업하는 것이 용이하도록 배치하고 무리하게 깨금발을 딛거나 상부장의 그릇, 양념통이 떨어져 다치는 일이 없는 하향식 리프트선반과 깊숙이 있는 주방기구를 허리 굽혀 꺼낼 필요 없는 인출식 하부장을 적용하는 등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위생공간은 화장실과 세면대 등을 이용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문, 좌변기, 세면대 등의 맞춤형 안전손잡이와 밝은 조명, 여분의 휴지·수건을 미리 인지할 수 있는 보관함, 화상 등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냉온수 주의사인 등을 통해 안전성과 이용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 


한편 서울시는「경로당 유니버설디자인 가이드북」의 구체적인 확산 방안도 내놓았다. 25개 자치구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의 개·보수 및 신·증축 등 환경개선 시 가이드북이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면서도 SH공사와 협력하여 신축 공공주택 경로당 설계 시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시뿐만 아니라 대한노인회, 노인종합복지관협회 등 기관의 홈페이지에서도 e-book으로 볼 수 있도록 게시하고 11월부터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하여 가이드북 제작을 지원하는 등 유니버설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어르신시설 개선 시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에 관심 있는 기관 및 지자체는 서울시 디자인정책과로 문의하면 된다.


이혜영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어르신 여가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 있어 과거의 그 어떤 세대에 비해서도 긴 노년을 보내는 현대에는 누구든지 신체적·인지적 제약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물리적 이용 장벽만을 제거하는 법적 최소기준을 넘어 누구나 편리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공을 넘어 민간부문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유니버설디자인에 관심을 갖고 ‘모두가 존중되는 사람 중심 도시 서울’을 만들어나가는 데 동참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blu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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