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부정적 이미지 벗고 첨단·해양레저문화 도시로 재탄생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수질오염의 대명사로 불린 시화호 일대가 크게 달라졌다. 과거 정부는 공업단지 육성과 국토확장 개발에 따라 갯벌과 바다였던 시화호 자리를 방조제로 막아 담수호를 만들 것을 계획했다.
바닷물 대신 깨끗한 담수를 모아 농지나 공단에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방조제 완공 이후 공단 오·폐수와 도심지의 생활하수 등이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고 시화호로 유입돼 수질이 급격히 악화되는 등 시화호는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
담수호를 목표로 한 시화호의 수질 오염은 소하천에서 흘러오는 담수량으로 자체 정화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죽은 조개와 어류가 무덤처럼 쌓였고 악취가 진동했다. 시화호의 수질오염이 갈수록 악화되자 정부는 바닷물을 막은 지 1년 만에 물길을 텄다. 즉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호로 전환한 것이다.
갑문 개방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화호의 수질은 빠르게 개선됐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시화호로 유입되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안산 사동 일대에 갈대습지공원을 만들었다. 그 결과 시화호의 자정 능력은 급속도로 상승했고, 시화호를 떠났던 생명체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안산시에서 시화호와 갈대습지공원 일대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원앙, 뜸부기, 참매 등 천연 기념물인 희귀 조류와 함께 수달과 같은 희귀 동물도 관찰됐다.
이에 따라 시화호 일대 환경 개선 사업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질 오염 개선은 물론, 수많은 야생동물의 서식지로 자리 잡는 등 생태 관광자원으로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화호 일대 갈대습지공원은 연간 2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는 안산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다.
이러한 흐름에 박차를 가해 최근 정부는 시화호 인근을 서해안 대표 미래지향형 수변도시로 만들고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워터프론트 입지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시화호 인근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며 해당 지역 개발을 진행 중이다.
시화호 북측간석지 약 100만여㎡에 조성되고 있는 시화MTV는 지식 기반산업의 첨단·벤처 업종과 함께 연구개발, 유통 등의 업종이 들어서고, 관광·휴양 등 여가 기능이 조화돤 첨단 복합단지가 개발될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시화호 일대는 1만8,000여 개의 기업과 약 26만 근로자가 상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미 시화MTV에는 2013년 캐논 코리아가 공장을 짓고 첫 입주 했으며, 에이스기계, 다원시스 등 기술력 있는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핵심 산업단지로 부상했다. 이 외에도 국내 IT기업인 카카오가 시화MTV 인근에 위치한 한양대 ERICA 캠퍼스에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조성하는 등 관련 기업 종사자들의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지향형 수변도시로 다시 태어나는 시화호 일대에는 볼거리도 다양해졌다. 시화호에는 매년 3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유치 중인 대규모 인공습지인 안산갈대습지공원이 있으며, 또한 옛 안산·시화 쓰레기매립장 부지에는 세계정원 경기가든이 2024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여기에 시화호 뱃길 복원 사업이 진행 중에 있으며, 안산천부터 반달섬을 거쳐 방아머리선착장까지 21km 길이의 뱃길이 열려 내년 5월부터는 관광유람선도 운항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개장했으며, 관상어 전문 테마파크, 해양 교육홍보시설 등 다양한 해양레저시설이 추가로 조성될 계획이다.
시화호 주변이 개발됨에 따라 교통망도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건설의 마지막 구간인 안산~인천 구간이 올해 안에 설계작업에 돌입한다. 공사는 오는 2022년에 시작할 예정이며, 시화호 인근에는 오이도 IC가 조성 예정이다. 여기에 인천발 KTX도 올해 말 착공 예정으로 향후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서든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이렇듯 수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이 예상되자 주거 및 숙박시설은 물론 다양한 상권이 조성되고 있다. 실제로 시화MTV는 각종 주거단지 분양을 시작했고, 특히 반달섬 인근에는 관광호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오피스텔 등이 도합 6,000실 이상 조성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반달섬 중앙광장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테마 상가 개발이 예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극장, 공연, 전시, 스포츠센터 등의 놀거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먹거리까지 마련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화호 인근이 해양레저문화 관광지로 개발되고, 다양한 첨단산업 기업이 입주하면서 해당 지역 가치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수많은 상가가 들어서고 주거 및 숙박시설도 본격화되면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해 서해안을 대표하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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