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롯데호텔, 코로나에 레지던스 사업 진출 추진

경제·산업 입력 2020-12-23 11:40:30 수정 2020-12-23 11:40:30 문다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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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 일부층 레지던스로 변경 검토
호텔 대기업 중 레지던스사업 진출은 업계 최초
장기 투숙객, 삼성·잠실 개발 수요, 부가 수익 겨냥
호텔업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위기 타개책인 듯”

[사진=롯데호텔]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코로나19 사태에 호텔업계 1위 롯데호텔이 기존 호텔과 리조트 사업에 이어 레지던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는 국내 대기업 호텔 브랜드 중 첫 레지던스 사업 도전이다. 장기 투숙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부분에서 레지던스 사업이 코로나19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경쟁 심화로 인해 지속 침체하고 있는 호텔 사업의 실적 개선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포석으로 해석된다.


2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지난 10월 레지던스 사업 진출 검토를 위한 컨설팅펌을 선정하고 수익성 분석에 들어갔다. 잠실에 있는 롯데호텔 월드 일부 층을 레지던스로 변경하는 게 골자다. 현재 국내에서 레지던스를 운영하는 호텔들에 자문을 구하며 사업성을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관련, 롯데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레지던스 사업 진출 검토는 사실이 맞다”면서도 “다만 사업성을 검토하는 극 초기 단계라 현재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레지던스 호텔이란 장기 숙식이 가능한 숙박 시설로, 일반적인 호텔 객실에 취사가 가능한 주방과 세탁 시설 등이 추가된 형태다. 호텔의 편리한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 국내외 장기 비즈니스 출장객이 주요 고객이다.


롯데호텔은 현재 호텔과 리조트 사업만 영위하고 있다. 국내 토종 호텔 브랜드로서는 최다인 32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레지던스 사업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국내 호텔 대기업 중에서도 레지던스 사업 진출은 롯데가 최초다. 대표적인 대기업 호텔 기업인 신라호텔과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 사업만 진행하고 있다.


현재 레지던스 호텔 변경을 추진 중인 곳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월드다. 롯데호텔 월드는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전에 설립된 5성급 호텔로 롯데가 전개하는 주요 포트폴리오 호텔 중 하나다. 올해 6월 오래된 시설을 새롭게 교체하는 리노베이션 작업 중에 있다. 현재 수영장 부분의 공사가 마친 상태로, 객실은 높은 층부터 순차적으로 리뉴얼 공사에 들어간다. 공사기간은 총 3년 6개월 가량으로, 오는 2023년 말 혹은 2024년 초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일단 업계에서는 롯데가 롯데호텔 월드의 리노베이션 작업에 들어가며 호텔의 일부 층을 레지던스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만약 호텔을 레지던스로 바꾸게 된다면 주방 시설을 추가해야해 소방 안전 등에 대한 인허가를 다시 받아야 할 예정이다.


호텔업계는 롯데호텔 월드가 레지던스 변경 호텔로 정한 지목된 이유로 인근에 위치한 시그니엘 호텔과의 인접성을 꼽았다. 시그니엘 역시 롯데호텔이 전개하는 호텔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다르나, 같은 ‘롯데의 호텔’이란 점에서 고객이 겹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롯데호텔 월드가 경쟁력을 위해 시그니엘과 차별화된 다른 독자 노선을 택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롯데호텔 월드가 대규모 개발이 진행 중인 삼성동과 잠실 일대의 비즈니스 수요를 잡기 위한 변신이라는 시각도 있다. 롯데호텔 월드가 위치한 곳은 잠실로,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SID, Seoul International District)조성 단지와 근접하다.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강남권복합환승센터, 잠실 MICE(종합운동장 개발 사업) 개발이 진행 중이다. 개발이 완료되면 삼성동과 잠실 일대는 국내 최대 상업문화 복합지역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에 따라 롯데호텔 월드 레지던스는 향후 삼성 일대 폭발적으로 늘어날 비즈니스 고객 수요를 잡을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잠재력을 노리고 KT에스테이트도 내년 송파에 개관하는 아코르 계열 호텔 ‘소피텔’의 일부 층을 레지던스 호텔로 열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레지던스 사업을 검토하고 나선 이유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호텔의 수익성 악화를 꼽고 있다.코로나19 영향으로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꺼리며 호텔을 찾는 객수가 크게 줄며 객실 점유율이 떨어졌고, 숙박 외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식음업장의 매출도 크게 줄었다. 여기에 호텔의 수익원 중 하나인 웨딩과 MICE사업마저 정부의 집합 제한으로 인해 부진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레지던스 사업이 실적 부진의 타개책이 될 수 있다는 게 롯데호텔측 계산으로 읽힌다. 레지던스 호텔은 장기 투숙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국내 레지던스 호텔 기준으로 장기 투숙이라 불리는 ‘롱스테이’는 30박 이상이다. 한 명의 고객을 잡으면 최소 2주에서 한 달 짜리 객실 매출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부가 수익도 만만치 않다. 레지던스 고객의 장기투숙으로 레스토랑과 라운지 등 식음업장과 최소 연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달하는 피트니스 회원권 등 이용하는 부대 시설에서 추가 매출을 거둘 수 있다.


다만 레지던스는 일반적으로 호텔보다는 이미지 면에서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있다. 호텔업계는 롯데가 레지던스 호텔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수의 업계 관계자는 “호텔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도 레지던스의 호텔 이미지는 다방면에서 호텔보다 하위인 것은 만연한 사실”이라며 “그만큼 롯데호텔이 위기란 반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레지던스는 시즌 별로 객실 점유율 폭이 큰 호텔과 비교해 안정적인 객실 점유율을 보장할 수 있어 소위 ‘본전은 뽑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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