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서?”…대우건설 졸속 매각 후폭풍

[앵커]

새 주인 찾기에 나선 대우건설의 매각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가 매각에 돌입한 지 25일 만에 본입찰에 들어가는가 하면, 본입찰을 마감한 지 7일 만에 돌연 재입찰을 한다고 밝히면선데요. 이에 대우건설 노조는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지혜진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대우건설 노조는 오늘(2일) 오전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KDBI)의 매각 절차를 규탄하는 기자회견과 삭발식을 가졌습니다.

[싱크] 심상철 /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 위원장

“매각개시 25일 만에 본입찰, 그리고 7일 만에 재입찰.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이번 매각이 졸속 매각임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재입찰에 나선 KDBI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대우건설은 이미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마쳤습니다. 본입찰에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을 써냈습니다.

중흥건설이 5,000억원이나 더 많이 써내면서, 업계는 중흥건설이 우선협상자로 지정, 매각 절차가 진행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돌연 KDBI가 입찰에 참여한 두 곳의 인수가격 차이가 크다며 재입찰을 선언했습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너무 높은 매각가를 써낸 중흥건설이 중도에 인수를 포기해, 매각이 유찰될 것을 우려한 KDBI가 재입찰을 결정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노조 측은 “KDBI가 이번 매각이 비공개 매각이고 바인딩오퍼 방식이며, 3% 이상의 가격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본입찰 전 밝힌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 자산을 매각하는 정책금융기관이 사익만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업계에선 대우건설 입찰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입찰가가 2조3,000억원보다 낮아지면, 중흥건설에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배임 논란이 일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가격을 높게 받을 경우 매각을 종결할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서울경제TV 지혜진입니다. /heyjin@sedaily.com

[영상취재 김서진 / 영상편집 김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