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정권초기마다 수술대 오른 금융비용

증권·금융 입력 2022-03-17 19:49:31 수정 2022-03-17 19:49:31 윤다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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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윤다혜기자]

[앵커]

정권 초기마다 서민 생활 안정을 이유로 보험료와 대출금리 등 금융 비용들이 수술 대상에 오르곤 합니다. 이때마다 과도한 시장개입이란 논란도 뒤따르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내놓은 금융 공약들 역시 같은 논란에 휩쌓이는 모양새입니다. 금융부 윤다혜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금융권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중 하나인 ‘예대금리차 공시제’가 도입 될 경우 과도한 경영개입 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돌이켜 보면 현 정부 출범 초기에도, 금융권에서 가격개입을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 2017년 자동차보험료가 도마에 올랐었는데요.

 

자동차보험은 운전자라면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으로 정책적 성격이 강합니다.

 

2017년, 동부화재, 삼성화재 등 상위 손보사들은 8월 중순쯤 자동차보험료를 1.0~1.6%포인트 추가 인하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가계 소득 증대 차원에서 필수 생활비 절감 방안을 추진해 왔는데요.

 

자동차보험, 국민 생활과 밀접한 만큼 내려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는데요.

 

당시에도 자동차 보험은 보험사들에게 적자 사업이었지만, 마침 손해율이 양호하다 보니 업계는 보험료 인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7년 상반기 손해율은 70% 후반대로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보험료가 인하되며 결국 자동차 보험 손해율 악화가 불가피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인위적으로 가격을 누를 경우, 손해율이 악화해 반대로 보험료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는데요.

 

손해율이 악화되면 정부도 결국 다시 보험료를 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보험은 정부가 민간기업에 의무로 맡긴 보험이기 때문에, 사업이 망할 때까지 마냥 적자를 떠안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은행 대출 금리에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건 지금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정부가 금융소비자들의 이자비용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로 은행권 변동금리 대출 산정의 지표가 되는 새 코픽스를 2019년 7월부터 내놨습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신규 코픽스를 극찬하며 적극적인 홍보를 주문했고,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최소 1,000억 원에서 최대 1조 원까지 주택담보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픽스는 은행들이 정기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융채를 포함해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의 비용을 가중평균해 낸 지수입니다.

 

그동안 잔액과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산출하다 요구불예금 등을 포함한 새 잔액기준 코픽스를 공개한 건데요.

 

최대 0.27%포인트의 잔액기준 변동금리를 내려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서민들을 변동금리로 갈아타게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정부의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갈아탈 필요가 없을 만큼 고정금리가 더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은행 직원들도 추천하지 않게 되며 시장금리 환경의 변화로 새 잔액 코픽스 상품을 소비자한테 팔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또 금융위원장이 말한 이자 절감 효과는 소비자들이 새 잔액 코픽스 상품을 대거 선택한다는 전제 아래 추산됐는데요.

 

시장이 바뀌어 이런 전제들이 잘 작동하지 않았고, 당국에서도 ‘가계부채와의 전쟁’에 돌입한 이후에는 새로운 코픽스를 활용한 대출을 그다지 권하지도 않았습니다.

 

[앵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 들여다 보겠습니다. 이번에도 대출이자가 타깃인데, 예대금리차를 정조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윤석열 당선인도 시중은행의 가산금리 산정 방식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걸었습니다.

 

예대금리차 격차 해소를 위해 이 제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실제 예대금리차는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월 2.07%포인트였으나 연말에는 2.21%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올 초에는 2.24%포인트로, 2019년 7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습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우대금리 등 일부 혜택을 줄이면서 가계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올랐지만 예금금리는 더디게 올랐기 때문인데요.

 

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 은행권은 다소 우려하는 기색입니다.

 

예대금리차에 대한 정부 개입이 시장경제 논리에 역행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은행들은 이미 실적발표나 분기보고서 등을 통해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내용을 공시에 포함하게 될 경우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현 정부에서 만든 새로운 코픽스처럼, 이벤트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이는데요.

정보공개를 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있는데다, 은행들이 서로 큰 차이가 없는 ‘붕어빵’ 금리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공시강화가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실질적 도움이 될지 의문이 생기는 탓입니다. 

 

[앵커]

네. 정권 초기 때 공약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yunda@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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