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100년’ 올해를 달군 경마 8대 키워드는?
[서울경제TV=정창신기자] 한국마사회는 오는 25일 성탄절을 마지막으로 2022년 한국경마 시즌이 막을 내린다고 22일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년간 무관중경마로 침체기를 견뎌냈던 한국경마는 2022년 드디어 전면 개방을 맞이하며 경마 100년을 맞이했다. 침묵을 깨고 화려한 재기를 알렸던 2022년 한해, 한국경마를 뜨겁게 달군 이슈들을 8대 키워드로 되돌아본다.
◇#위너스맨 #통합챔피언 #한국총대장
올해 가장 많은 관심과 화려한 성적을 보인 경주마는 단연 ‘위너스맨’이다. 지난해 11월 코리안더비(GⅠ)를 우승하며 ‘히트예감’의 삼관마 등극을 저지했던 ‘위너스맨’은 4세에 접어든 올해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최고의 장거리 경주마를 가리는 스테이어 시리즈 3경주에 출전해 전 경주 트로피를 쓸어 담았다.
또한 3년 만에 개최된 국제대회 ‘코리아컵(IGⅢ)’에 출전해 해외 명마들을 상대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총대장’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이후 12월 대망의 ‘그랑프리(GⅠ)’조차 거머쥐며 명실상부 최고의 경주마로 왕좌에 올랐다. 지난 1년간 약 20억 원에 달하는 수득상금을 벌어들인 ‘위너스맨’의 전성기는 5세가 되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2년 여왕의 자리에 오른 골든파워와 손병철 마주 모습. [사진=한국마사]
◇#골든파워 #트리플티아라 #초대여왕
경주마 ‘골든파워’가 최고의 3세 암말 여왕을 가리는 ‘트리플티아라’ 시리즈 경주를 최초로 석권하며 초대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트리플크라운’이 3세 암수 통합 왕좌를 가리는 시리즈라면 ‘트리플티아라’는 3세 암말만을 대상으로 한다. ‘골든파워’는 ‘루나Stakes(L)’ 우승을 시작으로 ‘코리안오크스(GⅡ)’에 이어 ‘경기도지사배(GⅢ)’까지 연승을 달성하며 최초의 ‘트리플티아라’ 삼관마에 등극했다.
경주마의 적성을 뛰어넘어 다양한 경주거리(1,600m, 1,800m, 2,000m)에서 퍼포먼스를 내야하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골든파워’는 4세에 접어들며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적인 경주 활약과 더불어 향후 훌륭한 씨암말로서 국산 경주마 생산수준 향상까지, 긴 호흡으로 ‘골든파워’의 활약이 관심을 모은다.
코리아스프린트 우승 시상식에서 어마어마와 문세영 기수 및 관계자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코리아컵 #위너스맨 #코리아스프린트 #어마어마
지난 2019년 개최 이후 코로나19로 3년 만에 재개된 국제경마대회인 ‘제5회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가 지난 9월 4일 열렸다. 특히 올해부터는 한국경마의 수준을 인정받아 파트1 국가의 3등급 대상경주에 해당하는 IGⅢ(International GradeⅢ)등급으로 상향돼 개최됐다.
각각 상금 10억 원이 걸린 두 경주의 트로피를 두고 일본, 영국, 홍콩 등 경마 선진국 5개국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주거리 1,200m 승부가 열리는 ‘코리아스프린트’ 에서는 일본의 경주마 ‘랩터스’를 한국의 단거리 강자 ‘어마어마’가 반마신차 역전승을 거두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어서 1,800m 거리의 ‘코리아컵’에서도 부경의 4세 수말 ‘위너스맨’이 결승선 100m를 앞두고 일본의 3세 신예 ‘세키후’와 서울의 간판스타 ‘라온더파이터’를 역전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한국경마100년 #세계5위 #새로운 비전
올해는 한국경마가 100년을 맞이한 뜻 깊은 해였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은 지난 5월 19일 한국경마 100년 기념식에서 ‘VISION 2037, 글로벌TOP5’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비전에는 15년 내로 경마와 승마산업을 모두 세계 5위 수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이외에도 한국마사회는 경마 100년을 경마 팬과 온 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을 선보였다. 빅데이터와 AI기술을 통해 한국경마 10대 명마를 디지털로 재구현해 역대 최강의 경주마를 가리는 ‘10대 명마 가상경주’는 오랜 경마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근현대 유물들로 한국경마사의 과거와 현재를 담은 특별전시 ‘한국경마 100년 신바람 100선’이 인사동에서 개최되는 등 특별한 한 해를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졌다.
◇#라온 #흥행보증수표 #대상경주 싹쓸이
올 한해 경주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키워드는 단연 ‘라온’이었다. 경마 팬들 사이에선 ‘라온’이 붙여진 경주마들은 곧 우승 보증수표나 다름없다는 인식조차 생길 정도다. 지난 1월 열린 ‘22년 첫 번째 대상경주 ‘세계일보배(L)’에서 암말 경주마 ‘라온퍼스트’가 우승하며 ‘라온’의 활약을 가장 먼저 예고했다.
이후 ‘라온퍼스트’는 ‘동아일보배(L)’, ‘뚝섬배(GⅡ)’, ‘대통령배(GⅠ)’에서 우승했다. 코리아컵과 그랑프리에서 아쉽게 2위에 머문 ‘라온더파이터’도 ‘KRA컵 클래식(GⅡ)’과 ‘Owners’ Cup(GⅢ)‘을 우승하는 등 ’라온‘시리즈 경주마들은 총 8개 대상경주 트로피를 싹쓸이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해 첫 씨수말 활동을 마친 닉스고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신한류 #K경마 #23개국 수출
한국마사회는 2013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경마실황과 경마정보를 해외에 수출하는 사업을 성장시켜왔다. 코로나19로 한국경마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때도 해외 수출은 꾸준히 성장을 이어왔으며 2021년 16개국을 대상으로 518억 원의 판매액을 돌파했다.
100년을 맞이한 한국경마는 올 한해 국제 경쟁력을 확대하며 저변을 넓히고 있다. 코리아컵 당일에만 총 331억 원의 해외 판매액을 기록했으며 하반기에는 기존보다 7개국 증가한 23개국에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연말까지 약 1,100억 원의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사회는 내년에도 아프리카 대륙 등 수출 지역을 확장하고 품목을 다변화 한다는 계획이다.
◇#말복지 #경주마복지의날 #5년간 100억원 조성
동물복지의 인식 증가와 함께 말복지 분야에도 올 한해 큰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12월 ’말복지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며 이를 토대로 말복지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과제들을 도출했다. 지난 12월 18일 한국마사회는 ’경주마 복지의 날‘을 선포하며 서울과 부경의 마주협회와 함께 5년간 총 100억 원의 ’더러브렛 복지기금‘을 조성하는 등 경주마 복지를 위한 비전 선포식과 업무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날 밝힌 슬로건인 ’말과 사람이 함께 사는 행복한 세상‘에 걸맞게 말과 사람이 공생하는 미래를 위해 한국마사회의 적극적인 활동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마 휴양 및 재활지원, 경주퇴역마 승용전환노력, 퇴역마 한정 승마대회 확대, 말복지 인증제 도입 등이다.
정기환 한국마사회 회장이 '한국경마 100년 기념식'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한국마사회]
◇#닉스고 #씨수말 #성공적
지난해 경마 올림픽이라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 클래식‘ 경주를 우승하며 세계 경주마 랭킹 1위를 기록한 한국마사회 소속 경주마 ’닉스고(Knicks Go)’가 지난 봄 미국 현지에서 본격적인 씨수말 활동을 시작했다. 닉스고의 교배료는 회당 3만 달러(약 4,000만 원)로 북미 현지 상위 3%의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일찌감치 예약 문의가 빗발치는 등 현지의 분위기는 뜨거웠다.
올 한해 닉스고는 151두의 씨암말과 교배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약 40억 원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마사회는 국내에도 닉스고의 혈통을 일찌감치 도입하고자 국내 생산 농가를 대상으로 2023년 닉스고 무상교배권을 지원한다. 생산농가들의 씨암말들은 미국 현지에서 닉스고와 교배 이후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며 2024년부터는 닉스고의 자마를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csj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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