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폐플라스틱의 무한한 변신…“순환경제 이끌어요”

경제·산업 입력 2023-04-20 20:37:38 수정 2023-04-20 20:37:38 김효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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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기업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방법에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화학기업들이 몇 년 전부터 하나둘 화학적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고 있고, 올 들어 속도를 내는 모습인데요. 김효진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저희가 어렸을 때부터 ‘재활용을 위해서 분리수거를 잘해야 한다.’ 이런 교육을 받아 재활용이라는 말에는 익숙한데, 화학적 재활용이라는 용어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떤 개념인가요?


[기자]

화학적 재활용이란 우리가 분리수거 하는 플라스틱에 열, 압력 등을 가해서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화학적 재활용으로 나온 원료로 만든 재활용 플라스틱을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폐플라스틱을 플레이크 형태로 잘게 나눈 뒤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물리적·기계적 재활용’보다 공정은 복잡하지만, 다시 생산된 재활용 플라스틱의 물성이 강하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화학적 재활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해중합, 열분해유가 있습니다.


먼저 해중합은 쉽게 말해 ‘분해’인데요, 고분자 덩어리로 손을 잡고 있는 플라스틱을 분자 단위로 잘게 나누는 것입니다.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리사이클 비헷(r-BHET) 등 중간재로 분해하는 것을 말합니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을 플라스틱의 전 단계인 원유 상태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폐플라스틱을 담은 설비에 직접 열과 압력을 가하거나 뜨겁고 강한 압력의 수증기를 가해 원유 상태로 되돌리면 나오는 원유상태를 열분해유라고 합니다.


[앵커]

설명을 들으니 알 것 같은데요. 우리 기업들이 몇 년 전부터 화학적 재활용 시장에 하나둘 뛰어들고 있다고 하셨는데, 현재 사업 현황은 어떤가요?


[기자]

현재 국내 화학기업 중에선 SK케미칼이 가장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SK케미칼은 고부가화된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 ‘코폴리에스터’를 ‘해중합’ 방식을 활용해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코폴리에스터는 잘 깨지지 않고, 화학용품을 담아놔도 흡수나 변성이 적은 ‘내화학성’이 좋은 소재입니다. 그래서 화장품 용기로 널리 쓰이고 있는데요,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코폴리에스터가 일반 페트보단 비싸지만 기능성이 좋고 재활용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화장품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사용규제에 발맞춰 세계 유명 화장품 브랜드들은 앞다퉈 화장품에 사용되는 포장재를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SK케미칼은 중국 그린소재 전문업체 ‘슈에’의 화학적 재활용 원료, 화학적 재활용 페트 사업 인수를 공시했습니다. 한국 콜마의 자회사 연우와도 ‘친환경 화장품 용기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또한 해중합 설비 투자를 가속화해 리사이클 비헷(r-BHET) 해중합 기술 외에도 리사이클 티피에이(r-TPA) 해중합 기술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로 ‘프로젝트 루프(LOOP)’ 사업 4년차를 맞았는데요, 프로젝트 루프(LOOP)는 업계 최초 민·관·기업 폐플라스틱 수거 협력모델입니다. 폐플라스틱을 수거하는 지역 영세업체와 재활용 스타트업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주고, 가방, 신발, 자켓, 파우치 상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술 지원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는 고객사의 요청이 있을 때만 화학적 재활용 플라스틱을 시생산하고 있는데요, 이를 점점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내년까지 울산 공장에서 재활용 페트를 연 11만톤 상업 생산하고, 2030년까지 울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34만 톤의 플라스틱 전량을 재활용 페트로 생산해서 울산 공장을 ‘그린팩토리’화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SK지오센트릭은 연내 울산에 ARC라는 화학적 재활용 종합 단지 착공에 들어갑니다. ARC는 Advanced Recycle Cluster의 준말인데요, 진보된 화학적 재활용 방법을 아우르는 공장을 착공한다는 의미에서 ‘고도화된’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Advanced를 사용했습니다. 해중합과 열분해유가 모두 가능한 종합 단지를 짓는 건 세계 최초라고 하는데요, 지금 부지 정지 작업을 해놨고, 빠르면 올해 하반기 건설에 들어가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입니다.


[앵커]

화학적 재활용 산업, 미래가 더 기대되는 산업인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앞으로의 전망은 밝습니다. 삼일 PwC에 따르면 글로벌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은 올해 486억 달러, 내년 520억 달러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오는 2027년에는 638억달러까지 커질 전망입니다. ‘누가 먼저 기술과 생산설비를 구축해 시장을 선점할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무래도 설비나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는데, 기업들 입장에서 부담은 없나요?


[기자]

아무래도 말씀하신대로 막대한 투자가 들어가기 때문에 재활용 플라스틱 상업화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한데요, 업계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재활용 플라스틱이 깨끗하다는 인식이 확산돼서 화장품 용기 등으로 쓰이는데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김효진 기자와 화학적 재활용 산업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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