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병원 전공의 "지도교수에 쇠파이프 구타 등 상습폭행 당해"

전국 입력 2023-11-22 15:22:50 수정 2023-11-22 15:22:50 김준원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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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측 사실확인, 징계 착수…전공의 "두렵지만 악습 끊어야"
신경외과학회 "상습폭행 경위 조사, 2차 피해방지 등 대책마련"

조선대병원 전경. [사진=홈페이지]

[광주=김준원 기자] 조선대학교병원 전공의가 신경외과 지도교수로부터 쇠파이프 폭행 등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조선대병원측은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절차에 들어갔고, 대한신경외과학회도 재발 방지를 위한 학회내 폭행과 폭언에 대한 대책에 나섰다.


조선대병원 4년차 전공의 A씨는 지난 20일 오후 10시께 인터넷 커뮤니티에 '상습폭행에 대해 도와주세요'란 제목으로 조선대병원 신경외과 모 교수로부터 상습폭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글에서 “여러 환자가 지나다니는 병원 복도에서, 심지어 외래를 보러 온 환자 앞에서, 간호사들과 병원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따로 불려가 수차례 쇠 파이프로 구타당하고, 안경이 날아가 휘어질 정도로 뺨을 맞았으며, 목덜미가 잡힌 채로 컴퓨터 키보드에 얼굴이 처박히기도 했다”며 “폭행뿐만 아니라 수술 결과에 따라 벌금이라는 명목으로 돈을 갈취당하기도 했다”며 구체적 사실을 적시했다.


작성자 A씨는 해당 교수에게 폭행당하는 악몽 등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린 사연도 밝혔다.


그는 “내 기수에서만큼은 악습을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려움을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나 하나만 참고 넘기면 된다는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며 “나만 참으면, 나만 모르는 척하면 더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일이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고, 누군가에게 몸과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히며, 나아가 결국 본과, 본원, 의료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이 엄연히 존재하는 현 사회에서 시대에 동떨어진 개탄스러운 현실을 알리고 싶었다”며 “후배 전공의들의 개선된 수련 환경과 더불어 의국 발전을 위해 해당 교수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조선대병원(병원장 김경종) 측은 즉시 교원수련위원회를 열어 폭행이 있었던 것을 1차 확인했고, 해당 교수를 교원인사위원회에 회부해서 징계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대병원은 우선 해당 교수에게 피해 전공의와 접촉·통화를 금지시키고, 교원 징계위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학술간담회 등 모든 회의 참석 금지, 기존 예약된 외래 진료를 제외한 모든 수술 행위 금지 등의 조치를 내렸다. 아울러 교내 ‘인권성평등센터’와 연계해 구체적인 폭행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대한신경외과학회도 21일 권정택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중앙대병원장)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한신경외과학회는 입장문에서 "지난 20일 제기된 전공의 상습 폭행과 관련된 영상 및 녹취록과 관련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피해를 입은 전공의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공의에 대한 폭행 및 폭언 등의 재발 방지를 위해 학회 내 폭행과 폭언에 대응하는 조직을 정비하고, 전공의들에게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또 "이번 사건으로 해당 전공의와 후배 전공의들이 병원 내에서 2차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지속적인 감시를 할 것이고, 해당 전공의가 무사히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신경외과 전문의가 될 수 있도록 학회 차원에서의 지원을 약속드린다"며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전공의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kim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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