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상케이블카 타고 맛·멋즐기고…'낭만항구 목포' 겨울여행 추억 만들어요"
맛·멋의 도시, 한국 4대 관광도시 목포로 겨울여행 추천
근현대사 살아있는 문화유산 보고, 예술 혼 피어난 도시
목포해상케이블카 타며 '아침바다 해무·노을·야경' 체험
[목포=김준원 기자]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의 새악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일제강점기인 1935년 이난영이 처음 부른 뒤 오랫동안 애창되고 있는 ‘목포의 눈물’이다. ‘목포는 항구다’라는 노래도 최초 이난영이 불렀고 후에 여러 가수들이 리메이크 했다. 2004년에는 영화로도 출시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어느 도시에 이처럼 모두에게 오랫동안 노래로 불리우고 영화까지 상영된 역사를 품은 도시가 있을까?
그 당시 목포는 우리나라 3대항 6대 도시로 설움과 눈물이 가득 담긴 항구도시 였음을 보여준다. 지금은 목포가 한국 4대 관광도시로 선정될 만큼 역할이 바뀐 낭만항구다. 눈물과 애환이 많은 목포시민들은 그래도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가 있기에 기죽지 않고 멋과 맛과 흥을 키웠고 문화예술로 승화시켰다.
목포근대역사관. [사진=목포시]
목포는 재정은 넉넉지 않지만 인정과 여유, 베짱이 넘친다. 수수한 듯 하면서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아 자랑이 넘치지만 밉지 않게 느껴진다.
천천히 가도 갈 것 다 간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슬로시티 목포. 2019년에 우리나라의 16번째이자, 세계 253번째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사람과 자연의 조화로움 속에 부대끼며 사는 아름다운 도시다.
무엇보다도 목포를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는 ‘맛의 도시’라는 점이다. 목포는 2019년 전국 최초로 ‘맛의 수도’를 선포했다. 목포하면 ‘맛’이라는 브랜드화에 성공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그런 만큼 현지인만 아는 소개 안된 숨겨진 맛집이 정말 많다.
그럼 먼저 올해 겨울에는 알면 알수록 매력있는 맛과 멋의 도시, 대한민국 4대 관광도시 목포로 우리모두 ‘9미(味) 여행’을 함께 떠나보자.
목포 태생이면서 목포인으로서의 높은 자긍심과 목포 역사에 해박한 지식을 갖춘 김보영(50) 씨는 ‘목포 9味’에 대해 나열했다.
목포 1미는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세발낙지’로 갯벌속에 있는 인삼으로 내놓았다. 2미는 홍어삼합으로 구릿한 냄새와 톡 쏘는 맛 때문에 먹지 못하겠다는 사람도 많지만 홍어만큼 정신을 깨우는 짜릿함을 선사하는 음식은 없다고 말한다.
3미는 풍부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민어회, 4미는 껍데기 없이 게살로 무친 꽃게무침, 5미는 번쩍이는 은빛 속 부드러운 속삭을 가진 갈치에다 감자, 호박 등 야채를 푸짐하게 넣은 갈치조림으로 소개했다.
6미는 병어회나 병어찜으로 살짝 얼려 깻잎에 싸서 회로 먹거나 찜으로 먹으면 그야말로 살살 녹는다. 7미는 준치무침으로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 새콤달콤하며 고소한 맛을 낸다고 강조했다.
8미는 못생겨도 맛은 좋은 아구탕(찜), 마지막 9미는 우럭간국이다. 예로부터 우럭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렸던 어류로 활어회나 매운탕으로 누구나 선호하는 최고의 생선이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목포 9味를 즐기면서 출출할 때 먹으면 좋을 목화솜빵, 비파다쿠아즈, 맛김새우칩 등도 목포의 대표 주전부리 3종도 미감을 느껴보길 권했다.
목포해상케이블카 아래로 화물선이 지나가고 멀리 목포대교가 보인다. [사진=목포해상케이블카]
먼저 목포시 전경과 아름다운 목포항, 다도해 비경을 한눈에 볼수 있는 목포의 상징. 목포의 명산, 유달산이 기다린다.
유달산 정상에는 일등바위가 있다. 해발 228m로 높진 않지만 목포 시내를 360° 내려다볼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정말 안보이는 곳이 없다. 낮에는 물론이고 밤에는 목포대교 야경과 목포해상케이블 주탑 야경, 고하도 해상데크 야경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내려오면서 해발 110m인 이등바위에서 인증사진도 찍고, 삼등바위 거쳐 유달산조각공원을 트래킹 하듯 가볍게 한 바퀴 돌아보면 심신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유달산에서 내려오면 1920년대 모습을 살펴볼수 있는 시간여행지가 있다. 근대역사의 보물창고인 목포근대역사관과 근대역사문화공간이 펼쳐진다. 영화 ‘1987’ 촬영지이고, 새로운 목포의 핫플레이스인 ‘연희네 슈퍼’도 있다.
이번에는 노래 ‘목포의 눈물’과 ‘목포는 항구다’에서 나오는 삼학도로 방향을 틀었다.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 [사진=목포시]
가수 이난영 공원. [사진=목포시]
삼학도 전설이 있는 작은 3개의 섬은 1960년대 간척사업으로 육지와 연결되었고, 2003년부터 삼학도 복원화 공원조성사업을 진행해 아릅답게 변신했다.
삼학도에는 한국인 최초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故김대중 대통령의 생애와 업적을 만나보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이 있고, 특유의 절절한 목소리로 목포의 눈물을 노래한 故 이난영 여사의 추모공원인 ‘이난영공원’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 해안을 따라 박물관과 전시관들이 촘촘히 모여있는 낭만목포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는 문화예술벨트, 갓바위 문화타운도 시간을 갖고 둘러보길 바란다.
46억년 전 지구의 자연사를 만나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목포 ‘자연사박물관’에서 생생한 체험을 누려보고, 국내 유일의 해양문화재 박물관인 ‘국립 해양문화재연구소(해양유물전시관)’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한국 산수화의 거장 남농 허건의 붓끝에서 낭만 목포의 예술을 느낄수 있는 ‘남농기념관’, 근대 문예 르네상스의 산 증인 사의 찬미 천재극작가 김우진을 비롯한 선구작가들의 삶과 문학세계를 만나는 ‘목포문학관’, 갓을 쓰고 바다를 응시하는듯한 목포 바다가 만든 최고의 작품 천연기념물 500호 ‘갓바위’가 관광객들을 반긴다.
무엇보다도 주말만 되면 ‘평화공원’에는 세계 최초 초대형 부유식 음악분수가 물과 음악, 그리고 빛의 향연이 어느 명화보다 아름답다. 춤추는 바다분수, 화려한 불꽃처럼 사계절 다양한 축제가 펼쳐진다.
목포의 히트상품인 해상W쇼가 아쉽게도 지난달 25일 끝나고 내년 봄을 기약해야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다. 목포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2019년 9월 6일 개장한 ‘목포해상케이블카’다. 이곳을 방문하지 않고 목포 여행을 논하는 것은 그야말로 ‘앙꼬없는 찐빵’이다.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탑승객들. [사진=김준원 기자]
지난 1일 목포에 눈이 내리면서 해상케이블카 아래로 멋진 설경이 펼쳐졌다. [사진=목포해상케이블]
오후 늦게 노을이 질 무렵 목포해상케이블카와 목포 바다. [사진=목포해상케이블카]
목포해상케이블카 주탑과 고하도 해상데크의 야경. [사진=김준원 기자]
목포 평화광장에 펼쳐지고 있는 화려하고 멋진 해상 분수 쇼. [사진=목포시]
올해 말까지 목포해상케이블카를 다녀간 방문객 수가 약 382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번 다녀간 고객들은 다시 찾고 싶은 곳 1순위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경관은 여행의 백미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사시사철 네 번과 오전, 오후, 밤에 3번은 타야 그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그 풍경과 맛이 다르고, ‘아침 바다의 해무, 해질녘 노을, 야경’도 완전 색다르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목포 시내 북항스테이션을 출발하여 유달산 정상부에서 ‘ㄱ’자로 꺾여 해상을 지나 반달섬 고하도에 이르는 총길이 3.23km로 국내 최장이며, 베트남의 빈펄케이블카를 능가하는 아시아 최고의 노선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유달산 상부에서 고하도로 향하는 지주 타워의 높이가 155m에 달해 이곳 높이에서 바라보는 경관과 야경은 관광객의 입에서 절로 탄성이 나온다. 이 타워는 프랑스 포마사의 최신 설계와 시공사 새천년종합건설의 첨단공법이 어우러져 건설됐다. 케이블카 주탑 중 세계에서 두 번째 높이로 목포의 상징이 되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이 아쉽게도 햇빛 하나 고개를 내미지 않는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발길은 멈추지 않았다.
30여분 기다려 바닥이 훤희 보이는 크리스탈 캐빈을 탔다. 북항스테이션에서 출발해 유달산스테이션을 지나 고하도스테이션으로 향했다.
3곳의 스테이션 마다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지만 우리는 시간 관계상 고하도스테이션에서 내려 흙길 산책코스를 택했다.
가장 먼저 ‘150세 힐링건강계단’이 우리를 맞이한다. 150개 계단으로 활용된 철도 침목은 우리들 동행의 디딤목이 됐다. 150세는 아니더라도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라도 힘들지만 한 숨에 150개 계단을 올랐다.
고하도에 있는 노약자와 장애인을 위한 경사형 엘리베이터. [사진=김준원 기자]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고 고하도스테이션에서 내려 해상데크로 내려오면 1818m의 아름다운 산책코스를 만나게 된다. 밤이 되면 이곳은 해상데크는 물론 목포해상케이블카 주탑과 목포대교 야경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사진=김준원 기자]
목포해상케이블 고하도스테이션에 입점한 스낵바. 고하도 언덕길과 해상데크를 1시간 이상 걷고 나면 출출해진 배를 채울 수 있다. [사진=김준원 기자]
고하도 해변을 끼고 도는 1818m 길이의 해상 데크길은 연인들은 물론 노약자에게도 강추다. 해안절벽에 큰 구멍들이 여기저기 뚫려 있고 묘하게 깎여 특이한 형상의 모습을 지닌 바위들이 세월의 거친 풍파를 연상케 했다.
목포 출신의 시인들이 쓴 많은 시들과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목포 겨울 바다를 굳건히 지키는 듯 하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이순신 동상 앞에서 “감사합니다” 하며 큰절을 하니 그 부모님이 무척 대견해 하는게 인상 깊었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동절기 동안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한 수능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2월 말까지 전국의 어느 수험생이라도 동반할 경우 동반 1인 50% 할인을 해주고 있다.
또한 겨울방학이 끝나는 내년 2월 말까지 출생 36개월~초등학생까지 5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업체 측에서는 5만여 명의 추가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오는 크리스마스 연휴기간을 기념하여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목포해상케이블카 측은 요즘 나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국 경기 불황으로 인해 탑승객 감소가 예상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뾰쭉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목포해상케이블카 마케팅본부장인 정애인 이사는 “내년 9월에 목포해상케이블카 개통 5주년을 맞이한다. 새로운 변화가 없이는 탑승객 증가를 마냥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케이블카 주변의 또 다른 관광시설의 확충이 있어야 하는데 걱정이 많다”고 하소연 한다.
목포시와 전남도는 목포를 비롯한 서남해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심있는 대책마련과 지원은 필수적이다.
박홍률 목포시장과 관광문화교육국 관계자들은 목포해상케이블카의 관광객 수에 의존하기 보다는 서해안 관광 거점도시 확보를 위해서라도 도시 인프라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케이블카 주변에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숙박업소, 놀이시설 확충과 컨벤션센터 건립 등이 시급하다.
눈물과 설움, 가난이 묻어나는 항구도시 목포. 그럼에도 훈훈한 민심이 여기저기 묻어나는 좌판들과 노포들이 즐비하다.
수준 높은 마당극과 청춘 예술가들의 공연이 펼쳐지는 곳, 제철 바다 먹거리가 가득한 맛의 도시 목포. 국내 최고의 아홉가지 특별한 맛을 선보이는 목포가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일제강점기를 이겨낸 역사와 현재의 역사가 공존하며 그대로 살아 숨쉬고, 멋진 야경이 우리를 반기는 낭만항구 목포로 우리들 모두 겨울여행을 신나게 떠나보자. /kimnew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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