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일단락…이재용 ‘뉴삼성’ 드라이브

경제·산업 입력 2024-02-06 07:00:00 수정 2024-02-06 07:00:00 윤혜림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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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네트워크’ 구축…“미래 먹거리 확보”
삼성, 현금성 자산 75조…"대형 투자 나올 수도"
“대규모 투자판단, 총수 몫…의사결정 속도 빨라질 듯”

[앵커]

앞서 보신대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 부당 합병 및 회계 부정 재판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 받으면서 2017년 2월 첫 구속기소 이후 7년 넘게 삼성그룹을 짓눌렀던 사법리스크도 일단락되는 분위깁니다. 이 회장이 그리는 ‘뉴삼성’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윤혜림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재용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부터 본다면 햇수로 9년째 사법리스크에 얽매여 있었던 건데요. 앞으로 이 회장의 경영행보가 좀 가벼워질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미래 먹거리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장기 해외 출장도 종종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동안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전 세계를 누비며 네트워크를 쌓고 신사업 발굴에 나서는 동안 이 회장은 일주일에 1~2번씩 재판에 출석하느라 상대적으로 해외 출장에 제약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지내며 경영 구상에 몰두한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과 달리 이 회장은 작년 5월 다녀온 22일간의 미국 출장이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최장 기간 해외 출장이었을 정돕니다.


만약 검찰이 항소를 안 하고 이대로 사법리스크가 해소되면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도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합니다.


[앵커]

앞으로 삼성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도 시동이 걸릴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기자]

네. 본격적으로 ‘이재용식 뉴삼성’ 구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물가·고금리 등 복합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또다시 ‘경영 족쇄’가 채워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규모 투자 결정이나 M&A 추진 등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입니다.


[앵커]

어느 분야에 투자가 이뤄질까요.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분야에 투자가 이뤄질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패권 경쟁이 치열한데요. AI, 바이오, 전장, 로봇 등의 분야에서 M&A 등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그동안 삼성은 상대적으로 한발 물러선 상태였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초 ‘CES’ 간담회에서 “AI와 디지털 헬스, 핀테크, 로봇, 전장 등 5개 분야에서 최근 3년간 260여개 회사에 벤처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히긴 했지만, 삼성의 대형 M&A는 2017년 9조원을 투자한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습니다.

이 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직후인 2021년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한 점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대형 투자 계획이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서 삼성은 이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지 6개월 만인 2018년 8월에도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해 3년간 총 180조원을 신규 투자하고 그중 130조원은 국내에 투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7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전례 없는 불황을 겪은 반도체 부문 회복도 중요한 이슈인데요. 지금 삼성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입니다.


[기자]

네. 지난해 삼성전자는 인텔에 반도체 공급사 매출 1위 자리를 내줬고, 근소한 차이긴 하나 스마트폰 출하량에서도 애플에 뒤진 2위를 차지했습니다. 핵심 사업 분야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모습입니다.

특히, 주력 사업 부문인 반도체는 지난해 15조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감산 효과와 전방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에는 D램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전체로는 여전히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올해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생성형 AI 관련 핵심 제품 개발과 공급에도 전력을 쏟아야 하는 중요한 시깁니다.


재계에선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대규모 투자 판단 등은 5~10년을 내다보는 총수의 결단이 필요한 영역이고, 1~2년을 보는 전문 경영인에게 이런 역할을 맡기기란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삼성이 사법 리스크 일단락으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질도 높아지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재용 회장의 무죄 선고에 한숨 돌린 삼성이 앞으로 어떤 경영 전략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윤혜림 기자였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grace_r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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