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3조 클럽 탈락한 우리금융…임종룡 돌파구 마련할까

증권·금융 입력 2024-02-14 07:00:00 수정 2024-02-14 07:00:00 이연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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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순익 2조5,167억…전년 대비 19.9%↓
우리금융 “민생금융 지원·PF 대응 충당금 원인…순익 감소"
우리금융 충당금 2조원 임박…전년 대비 112.4%↑
“기업금융 명가 재건”…기업대출 확대가 충당금 적립으로
증권·보험사 없어 은행 의존도↑…비은행 실적 미비·손실

[앵커]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지난해 경영성적표가 잇따라 공개했는데요. 이번 성적표는 희비가 크게 엇갈렸습니다.

KB금융그룹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리딩 금융을 탈환에 성공했지만, 우리금융그룹은 4대금융 가운데 가장 큰 순익 감소를 보이며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우리금융은 순익도 3조 아래로 떨어지면서 4대 금융그룹 지위도 흔들리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연아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앵커]

우리금융그룹은 4대 금융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익 3조원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지난해 임종룡 회장이 취임 이후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도 뼈아플 것 같습니다.


[기자]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에서 당기순이익 최하위를 기록해 유일하게 역성장을 보였습니다.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조5,1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9.9% 감소했습니다.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 KB금융은 당기순이익은 10% 넘게 증가했지만, 우리금융은 20% 가까이 감소하면서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순이익 규모도 큰 차이가 나는데, KB금융은 4조원 후반대 순익을 눈앞에 뒀고 우리금융은 3조원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4대 금융지주 중 3위를 기록한 하나금융 당기순이익은 3조4516억원인데, 우리금융은 순이익은 3위 하나금융과 비교해도 1조원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특히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의 3, 4분기 성적표이기도 한데요. 임 회장의 경영 전략이 본격화된 시기라는 점에서 이번 성적표는 더 뼈아픈 성적표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금융의 지난해 수익 구조를 보면 계열사 은행의 대출 성장이 끌어왔다고 하던데, 전반적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우리금융 전체 순영업수익은 9조8,374억원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자이익은 8조7,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0.5% 증가했습니다.

큰 폭으로 증가한 조달비용 때문에 연간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전년 대비 0.03%포인트 하락한 점을 고려했을 때, 신성장산업 중심 대출 성장세가 이자 이익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상생금융 분담금이 반영된 비이자이익은 1조948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고, 자산건전성은 전년 대비 악화됐습니다.
지난해 말 은행 연체율은 0.26%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상승했고, 카드 연체율은 1.22%로 전년 대비 0.02% 포인트 올랐습니다.


자회사들 성적표도 좋지 않은데요.

주요계열사인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3% 줄었고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45.3%, 우리금융캐피탈은 30.1%나 주저앉았습니다. 특히 우리종합금융은 530억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룹과 계열사 수익 구조는 더 나빠지고 경쟁 금융 그룹과 격차도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우리금융만 두 자리 순이익이 감소했는데, 이렇게 큰 폭으로 이익이 줄어든 원인은 뭘까요?


[기자]

우리금융 측은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을 반영하며 위기대응력을 강화한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에서 주문한 상생금융 분담금과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이 순익 감소의 원인이라는 설명입니다.

대손충당금은 예상되는 부실에 앞서 미리 설정하는 부채 계정으로, 이를 새로 인식할 때는 비용으로 처리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금융권에서 충당금 적립의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 PF 부실입니다. 관련 익스포져가 4대 금융지주 총합 33조9,290억원으로 집계됩니다.

4대 금융지주의 대손충당금 규모는 8조9,931억원으로 전년 대비 70.6% 늘어난 규모인데, 우리금융의 충당금은 1조8,807억원입니다.


전년 대비 전년 대비 112.4% 증가했는데, 특히 4분기에만 8,02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쌓았습니다.

우리금융 측은 특히 부실 부동산 PF 등 금융 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비차원에서 5,250억원의 대손비용을 추가 인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충당금은 우리금융만 쌓는 게 아니고. 다른 금융권도 PF부실 여파에 충당금 규모를 올리고 있다고 하던데, 유독 우리금융만 규모를 확대하는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네. 내부적인 수익 구조와 우리금융지주의 전략도 살펴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지난해 임종룡 회장은 기업금융 명가로의 재건을 외치며, 기업대출을 늘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이 방향이 결국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겁니다.


우리은행은 2026년말 기업대출 잔액을 207조4,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포트폴리오 여신 비중을 60%까지 높이고 2027년 기업금융 분야 선두로 자리매김한다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5년내 대기업 여신을 15조원 늘리고, 300개 중견기업에 총 4조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임 회장의 계획 발표 후, 우리은행 차원에서 상당히 공격적인 영업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단기간 성과는 거둘 수 있지만, 높은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현재는, 차주들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연체율도 증가했는데, 결국 기업대출 부실 대비와 건전성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앵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여전히 은행 의존도가 높은 게 실적 악화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4대 금융 가운데 우리금융만 유일하게 증권, 보험사가 없어 은행 의존도가 90%가 넘습니다. 실제, 이번에 발표된 당기순이익 성적표를 보더라도, 우리은행이 금융지주 순이익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카드는 1% 미만 비중입니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이 미비하거나 좋지 않은 상황이라, 비용 상쇄는 커녕 손실을 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매번 등장하는 우리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다변화 계획은 이번에도 나왔지만, 구체적 언급은 없었습니다. 한국포스증권 인수합병을 통한 온라인 증권시장 진출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반복했습니다.



[앵커]

올해도 금융업 업황은 좋지만은 않은데, 우리금융으로서도 여러가지 대책이 필요할 듯 할 것 같은데요?


[기자]

실적을 보면 우려가 더 커지는데요. 부동산은 물론 기업 대출까지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성적표에서 보실 수 있듯 비은행, 비이자이익 확대가 반드시 필요한데 현재 계열사 구조로서는 더 확대하기 어렵습니다. 기업인수합병 M&A를 더 빨리 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로는 단기간 실적에 도움을 받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업계에선 다음 달이면 임 회장 취임 1주년을 전후해 더 강한 쇄신 전략과 돌파구 마련 전략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이연아 기자와 알아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 ya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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