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로 먹는 홍삼…건기식 시장 장악 나선 제약업계

경제·산업 입력 2024-03-19 10:56:24 수정 2024-03-19 10:56:24 황혜윤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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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건기식 수요 급증..2027년 15조 전망
10가구 중 8가구, 연 1회 이상 건기식 구매
초경쟁 속 제약바이오업계 드라이브
“신제품 출시”·“제형 다양화”·“개인 맞춤형 영양”

[사진=게티이미지]

[서울경제TV=황혜윤 인턴기자] 최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이 헬스케어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2027년 국내 건기식 시장규모가 1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건기식 수요 급증으로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업계가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은 현재 경쟁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건기식 시장의 초경쟁 속에서 제약·바이오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건기식 제형 다양화 및 2030 세대 공략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건기식 시장 경쟁 심화 속 제약사 경쟁력 강화 노력

건기식 시장의 우위를 선점하려는 업계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건기식을 출시하거나 관련 인증을 받는 등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자회사가 판매하던 기존 건강 관련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새로운 건기식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건기식 ‘에너씨슬 퍼펙트샷’을 출시했는데, 이는 많은 관심을 받으며 출시 8개월 만에 판매 200만 병을 돌파했다. 동아제약에서는 2020년부터 독일 ‘오쏘몰’에서 공식 수입하는 ‘오쏘몰 이뮨’을 판매해 지난해에는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또한 어린이 눈 건강기능식품 ‘미니막스 랩 눈 솔루션’ 등 건기식을 출시해 인기를 얻기도 했다. 동국제약은 건기식 브랜드 ‘마이핏’을 론칭했는데, 일명 ‘마이핏 효소’로 관심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명절 선물로 주고받기도 하는 홍삼액을 판매해오던 종근당건강도 지난 2월 건강기능식품 스마트 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스마트 GMP) 업체 인증을 받으며 건기식 관련 경쟁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는 2022년 식약처의 스마트 GMP 인증제도 도입 이후 국내 최초로 인증받은 사례다.

이처럼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새로운 건기식을 출시하며 이전에 건강 관련 식품 판매로 장악해왔던 건강 관련 제품 시장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입지를 굳건히 함과 동시에 자사 건기식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도 여러 노력을 펼치고 있다. 먼저 정관장, 종근당 등에서는 홍삼 제품을 기존의 홍삼액을 넘어 양갱·젤리형으로 선보이며 ‘제품 제형을 다양화’하고 있다. 정관장은 지난해 홍삼을 구미젤리로 즐길 수 있는 ‘찐생홍삼구미’를 출시했는데, 출시 80일 만에 100만 구미 판매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얻기도 했다.

또 업계에서는 증가하고 있는 2030세대의 건기식 수요에 대응하고,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온라인 채널을 강화해 젊은 세대를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종근당에서는 자사 유산균 브랜드 ‘락토핏’과 M Z세대에서 인기를 얻은 ‘망그러진 곰’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사진=종근당건강]

또 최근 개인화로 건기식에 대한 ‘개인 맞춤형 영양’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약·바이오업계는 이 수요에 충족해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영대 콜마비앤에이치 제품개발센터장 상무는 “전산업의 ‘초개인화’ 경향이 확대되면서 개인 맞춤형 영양에 대한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성별·연령별로 요구하는 수요가 구체화했으며 기능성분 또한 단일보다는 시너지를 발휘하는 다중 복합 기능성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특히 DNA, 혈액 등 개인의 건강 데이터와 라이프 스타일에 기반한 제품이 하나의 서비스로 대두”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콜마비앤에이치는 정부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제도에 발맞춰 지난 2020년 소분 건기식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 승인을 인증받았다는 설명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일정 조건(기간·장소·규모)하에서 현행 규제를 면제·유예해 시장 출시와 시험·검증이 가능하도록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또 콜마비앤에이치에서는 건강의 ‘초개인화’ 수요와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하고 새로운 신소재 원료(개별인정형 원료 등) 개발을 위해 신제형 연구를 지속하는 등 매년 매출액의 2% 이상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지고 있는 건기식 시장 수요와 전망

사실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서부터 홍삼액 등 건기식에 관한 관심은 존재했지만 최근 들어서 건기식 시장 판도가 변화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나타난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 증가가 가장 큰 이유다.

이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동안 국내 건기식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통해 알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협회가 리서치 기관과 진행한 전국 6,700가구 대상 구매지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건기식 국내 시장 규모는 6조2,022억 원으로, 지난 2019년 4조8,936억 원이던 시장 규모가 약 5년 만에 27% 가까이 커졌다. 또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2022년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82.6%로, 평균 구매액은 2019년 31만6,128원에서 2022년 35만7,919원으로 증가했다.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은 연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건기식이 2024 설 선물 수요 1위에 등극했다는 사실만 봐도 건기식 시장에 대한 엄청난 수요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

건기식 수요 견인은 팬데믹 이후 나타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더불어 ‘건강관리’ 트렌드와 맞물린 건기식 수요층 확대가 한몫했다. 최근 나타난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이를 뒷받침한다. 헬시 플레저란 건강을 의미하는 ‘헬시(healthy)’와 즐거움을 뜻하는 ‘플레저(pleasure)’의 합성어로 MZ 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트렌드다. 팬데믹 이후 헬시 플레저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2030세대의 건기식 수요가 증가했다. 지난해 KGC인삼공사는 자사 공식 온라인몰 정관장몰의 2030세대 매출이 늘었다면서 중장년층 보다 홍삼을 더 많이 찾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2030세대의 매출 비중이 2018년 40.5%에서 매년 상승해 2022년 56.2%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팬데믹 이후 계속해서 증가해온 건기식 수요는 향후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건기식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건기식 시장 규모는 오는 2027년 15조 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수많은 업계들의 건기식 시장 진출과 제약·바이오업계의 경쟁우위

이렇게 건기식 수요가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뿐만 아니라 식품업계, 유통업계에서도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매일유업은 29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건강기능식품 제조·판매·수출입업’을 신규 사업 목적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같은 동종업계인 남양유업에서도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또 빙그레와 농심에서도 건기식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유통업계도 건기식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그룹의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2022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건강기능식품유통전문판매업 허가를 받았다. 또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건강기능식품 관련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마트도 지난 2021년 건기식 브랜드 ‘바이오퍼블릭’을 론칭하며 출시 1년 만에 100만 개 이상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분야를 막론하고 수많은 업계가 건기식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계속해서 건기식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제약·바이오업계가 가진 건강 관련 시장 내 높은 브랜드 인지도 및 입지 때문이다. 이들은 건기식 시장의 밝은 미래가 기대되는 가운데 이전부터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건강과 관련한 제품을 생산·판매해왔기에 건기식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및 입지 상 높은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강점으로 건기식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해석이다.

 

 

건기식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기존 건기식 시장 우위를 선점하고 있던 제약·바이오업계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상무는 “전문적인 제조기술과 디테일한 고객 맞춤 전략 등 모든 역량을 오로지 고객지향적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할 때, 초격차 성장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으로도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다양한 기업과 MOU를 체결하고, 건기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건기식 시장 우위를 선점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수많은 업계가 뛰어들고 있는 만큼 어느 업계가 건기식 시장의 주도권을 잡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mohye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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