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주 신저가 찍자…부랴부랴 돌아서는 증권가

증권·금융 입력 2024-09-13 15:29:05 수정 2024-09-13 15:29:05 김보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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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기침체에 꺾인 목표가
주가 떨어진 후 부랴부랴 뒷북 조정
1달새 하향 250개, 상향 141개 앞질러
실적 둔화 우려·업황 불확실성 증대로 추천 업종 실종

사진=챗gpt

[서울경제tv=김보연기자] 미국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증권가에선 줄줄이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미 주가 하락으로 인해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이후 내놓은 뒷북 조정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 상장사의 투자 의견을 낮춘 증권사 보고서는 25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투자 의견을 높인 곳은 141곳에 불과했다.


상반기까지는 상향 보고서가 2,214건으로 하향인 1,639건을 추월할 정도로 많았지만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경우에도 지난달 iM증권 이후 7개 증권사가 줄줄이 목표가를 내려 잡았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12% 넘게 빠지자 지난 12일 하루에만 유진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각각 17%씩 인하한 바 있다.


다른 대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SK, 롯데, 네이버, 카카오 등 타 대기업들의 목표가도 대거 낮췄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는 현대차 증권이 29만원에서 26만5,000원으로, KB증권이 28만원에서 24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이 29만원에서 25만원으로 , 메리츠증권이 26만원에서 23만원으로, DB투자증권이 30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낮추는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내렸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 성장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도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장기 성장 동력 관련 지표가 부진해 멀티플 회복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며 "실적을 확인한 상황에서 단기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와 관련해 "광고, 커머스, 뮤직, 스토리, 인공지능(AI) 사업 모두 하반기에도 경쟁 심화와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편안한 이익 성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목표주가 하향 근거는 이익 전망치 감소다. 실적과 업황 전망을 기반으로 하는데 눈높이를 낮춘 곳이 많아졌다는 것은 기업 실적 둔화 우려와 업황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증권가에선 매도 리포트를 내지 않기 때문에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는 매도 보고서로 갈음된다. 아울러 기존 매수 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거나 중립 의견에서 비중 축소로 변경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내놓은 곳도 크게 늘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결과가 더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각종 경제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이달에도 이렇다 할 추천 업종이 없다는 점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지난 2022년까지만 해도 99%이상이 매수 의견이고 매도 의견은 0.3%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나 올해 하반기 기류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며 "애널리스트가 선행 분석을 해야하나 후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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