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시 지주사 경영불안 가중"

[서울경제TV=이수빈 인턴기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시 지주회사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5일 밝혔다. 이 보고서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2인 이상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이 입법되면 지주회사체제 상장회사는 경영권 공격세력이 감사위원회를 주도하는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43개 지주회사 그룹에 속한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계열사 112개 대상으로 감사위원 분리선출시 3%룰 적용에 따른 의결권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주회사, 특수관계인 등 내부지분율은 48.7%에서 5.1%로 43.6%p 감소하는 반면, 연금·펀드, 소액주주 등 외부지분율은 49.7%에서 45.4%로 4.3%p 감소에 그쳤다.
보고서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인원 확대가 정부의 지주회사 장려정책에 역행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간 정부는 상호출자·순환출자 등 복잡한 소유지배구조를 단순·투명하게 한다는 목적으로 지주회사를 허용하고 세제혜택 등을 통해 지주회사 설립·전환을 장려해왔다. 그 결과 현재 공정거래법상 88개 기업집단 중 지주회사체제 전환 그룹이 43개(48.9%)로 절반에 달한다
그런데 지주회사체제는 지주회사가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자회사는 상장 손자회사의 지분을 30% 이상 의무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3%룰 적용시 제한되는 의결권이 일반기업보다 높은 구조이다.

◇표 대결 시뮬레이션 결과, 회사 우위 17.4% vs. 접전 72.5% vs. 연금·펀드 우위 10.1%
보고서는 지주회사체제 기업집단 소속 상장 자·손회사가 주주총회에서 3%룰을 적용하여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하는 경우 ‘내부지분율’과 ‘연금·펀드’간 표대결 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상의는 외부지분율 중 ‘연금·펀드’만을 표대결의 주체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소액주주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나 주총 참여율이 낮고 의결권 행사방향을 일률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자본시장법상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무의 기준이 ‘5%’로, 그 이상 주식을 보유한 경우 표대결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점을 고려해 표대결시 우위의 기준을 5%p로 설정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외부지분에 연금·펀드가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누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연금·펀드가 주주로 있는 69개사의 경우 회사 내부지분율이 연금·펀드보다 높고 차이가 5%p 이상인 경우를 ‘회사 우위’로 설정하고, 내부지분율이 연금·펀드보다 높지만 차이가 5%p 미만인 경우를 ‘접전’으로, 내부지분율보다 연금·펀드가 높은 경우를 ‘연금·펀드 우위’로 분류했다. 그 결과 ‘회사 우위’는 17.4%, ‘연금·펀드 우위’는 10.1%, ‘접전’은 72.5%로 나타났다.
이어 외부지분에 연금·펀드가 없는 43개사의 경우 대체로 회사가 추천하는 감사위원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지만 합병·분할 등 조직변경과 같은 이슈가 발생한 때에는 소액주주연합이나 행동주의펀드가 개입해 표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시 공격세력이 감사위원회 주도 우려
보고서는 국회 계류중인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에 대해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현행 1명에서 2명 또는 전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지주회사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현행 상법은 감사위원회는 3명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고 그 중 1명은 주총에서 선출할 때 분리선출하도록 하여 일부 경영권 공격세력의 이사회 진출을 용이하게 만들어 기밀 유출 등 기업의 불안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데, 국회 발의 법안은 2명 이상의 비우호적 외부인사를 선출될 수 있도록 해 감사위원회 자체를 주도하게 할 수 있어 기업의 경영불안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감사위원회는 이사의 직무집행 감사, 회사 업무·재산상태 조사 권한 등을 통해 이사회의 중요 결정사항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사들은 감사위원회의 감사를 고려해 대규모 투자나 조직변경 등에 대해 소극적·보수적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감사위원회는 회사내 자료조사권과 중요한 정보 열람도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기업 측 외부인사의 선출시 기밀유출의 위험성도 높아지게 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은 소액주주 권한을 확대하기보다 투기자본이나 행동주의펀드의 경영간섭, 경쟁사 기술유출 등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면서 “주식회사의 기본원리에 맞지 않고 해외입법례도 없는 제도를 무분별하게 강화하면 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만큼 입법에 신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sb413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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