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77주기 합동추념식, “그날의 아픔…이제는 대한민국이 함께 합니다”

전국 입력 2025-10-19 18:24:31 수정 2025-10-19 18:31:14 고병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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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서 엄수…AI로 재현된 희생자 사연에 유족 눈물
주철현 의원 “국가가 책임을 인정한 것은 정의의 시작…이재명 정부가 함께할 것”

▲ 김민석 국무총리가 19일 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열린 여순사건 제77주기 합동추념식에서 정부 대표로 추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사진=고병채 기자]
[서울경제TV 광주·전남=고병채 기자] 여순사건 제77주기 합동추념식이 19일 전남 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그날의 아픔, 이제는 대한민국이 함께 합니다’를 주제로 엄숙히 거행됐다.

이번 추념식은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이후 네 번째로 정부가 지원한 공식 행사로, 국가 차원의 진정한 화해와 위로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주철현·조계원·김문수·권향엽 등 여순사건 관련 지역 국회의원, 김영록 전남도지사, 김태균 전남도의회 의장, 정기명 여수시장, 정인화 광양시장, 김순호 구례군수, 조상래 곡성군수, 김철우 보성군수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 19일 구례 지리산역사문화관에서 열린 여순사건 제77주기 합동추념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국기에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고병채 기자]

행사는 여순사건 7년의 기간과 77주년의 의미를 상징하는 ‘평화의 종’ 7회 타종으로 시작돼 묵념, 경과보고 영상, 헌화·분향, 추념사, 유족 사연 낭독, 추모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희생자와 유족이 77년 만에 다시 만나는 영상이 공개돼 큰 울림을 주었다. “그리운 어머니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 순간, 77년의 세월이 멈춘 듯했다”는 유족의 말처럼 현장은 눈물로 가득 찼다.

추모공연에서는 여순사건 최대 희생지인 구례 산동면의 비극을 기린 창극 ‘산동애가’가 무대에 올라 예술로 슬픔을 치유했다. 이어 철학자 도올 김용옥 선생이 직접 낭독한 평화 메시지에서 “평화는 동시에 비극의 가치를 보존하는 일”이라며 “여순반란이 아닌 여순민중항쟁으로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전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추념식은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이후, 국가가 처음으로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항소를 포기한 뒤 열린 행사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 메시지를 통해 “국가 폭력으로 인한 무고한 희생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혀 정부의 책임 의식을 분명히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정부 대표 추념사에서 “진실규명과 유족 심사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며 “피해자와 유족의 아픔을 국가가 함께 치유하겠다”고 말했다.

▲ 여수 만성리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 인근에 설치된 ‘법무부, 여수순천 10·19사건 국가배상소송 항소 포기’ 현수막. 추모객과 다크투어 참가자들은 “국가가 이제야 책임을 인정한 것 같다”며 “77년 만에 올바른 결단이 내려져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사진=고병채 기자]

주철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여수갑)은 “이번 77주년 추념식은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처음 갖는 의미 깊은 행사”라며 “지난 정부가 유족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했지만, 이재명 정부는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또 “법무부가 지난 10월 9일 여순10·19 피해자 국가배상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것은 77년 만에 국가가 스스로 책임을 인정한 역사적 결정”이라며 “여순사건의 해원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정의의 길이며, 시민 모두가 화합하고 상생하는 새로운 여순의 길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terryk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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