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한길씨는 수강생들을 제자라고 칭하면 안 돼”

전국 입력 2025-02-09 13:02:11 수정 2025-02-09 13:16:59 김을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전한길씨는 교육자가 아닌 영업자이자 개인사업자”
“수강생은 제자가 아닌 고객이자 소비자”

요즘 학원강사 중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노량진 공무원학원에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전한길씨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전한길씨가 집회 현장 등에서 자신에게 강의를 들었던 수강생들을 가리키며 제자들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하고 있는데 과연 제자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냐는 것이다.

전한길씨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다. 그렇다고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는 더더욱 아니다.

단지 학원 강사일 뿐이다.

이 때문에 전한길씨는 학원 강의나 인터넷 강의를 구입해 듣는 수강생들을 제자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고 본다.

초·중·고등학교 교사와 대학교 교수는 자신에게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제자라고 말할 수 있다.

교육자이자 스승이고 교원이기 때문이다.

학교는 지식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성을 함양시키는 등 교육을 하는 교육기관이다.

하지만 전한길씨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설 학원에서 수강생들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국사 강사일 뿐이고, 수강생들은 전씨에게 공무원 시험이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해 스킬을 전수 받는 고객이자 소비자인 것이다.

그래서 전한길씨는 교육자가 아닌 강의와 교재를 파는 영업자이자 개인사업자라고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노량진 학원가에서는 오프라인 수강생이 납부한 수강료와 인터넷 강의 판매대금을 강사와 나누는 구조로 영업 형태의 업무계약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무 거리낌 없이 마치 자신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도 되는냥 집회 현장 무대 등에서 수강생들을 지칭하며 자신의 제자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들은 단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이고 한국사 점수를 올리기 위해 수강료를 지불하거나 인터넷 강의와 교재를 구입해 전씨의 강의를 듣는 고객이자 소비자일 뿐이다.

굳이 표현하자고 하면 ‘나의 수강생’, ‘나의 고객’이라고 칭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고 본다.

그런 그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제자라고 하면 그들은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다만 수강생들 중에서도 예우 차원에서 학원 강사들에게 강사님 대신 선생님, 교수님이라고 부르곤 한다.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수강생들이 있다 보니 마치 교사로 착각한 모양이다. 

전한길씨는 집회 현장에서 연봉이 60억원이라고 자랑스럽게 밝히고 있다.

강의로 연 60억원을 벌 수 있는 것은 교육자가 아닌 영업자이자 사업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 돈에는 노량진에서 굶주린 배를 채우고자 컵밥을 먹어가며 아낀 돈으로 전씨에게 수강료 등을 지불한 수강생들의 피같은 돈도 들어있다.

전씨의 60억원 연봉은 오프라인 학원생들의 수강료 뿐만 아니라 인터넷강의 판매대금, 교재 판매 등으로 구성됐을 것으로 보인다.

“연봉 60억원을 포기할 각오까지 하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나선다”고 하는 전한길씨의 발언에 문득 왜 일까 의문이 생긴다.

한국사 일타 강사에서 밀려 학원강사를 그만하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돈을 너무 많이 벌어서 학원강사를 그만하려고 하는 것일까. 

아니면 극우 보수 유튜버로 나서는 것이 앞으로 수입이 더 많을 것으로 기대가 돼서 그런 것일까.

아무튼 전한길씨는 집회 현장에서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지만 자신의 유튜브 구독자가 2배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니 일단 구독자 늘리기는 의도이든 아니든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강사 본연의 업무에서 일탈한 전한길씨의 고객들은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한길씨는 노량진 학원가에서 오랜 기간 강사로 활동 했을 것으로 보이는데 아마도 그간 수백억원의 수입을 올렸을거라 추정된다.

‘연봉 60억원을 포기할 각오까지 한다’고 했으니 앞으로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 강의를 하는 전한길씨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김을규 기자

ek8386@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공지사항

더보기 +

이 시각 이후 방송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