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온전한 벽돌가마 진안서 확인…초기청자 제작 비밀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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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5-04-04 13:29:42
수정 2025-04-04 13:31:08
이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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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도통리 가마터 발굴
중국 청자 기술 전래·후백제 운영 가능성도 제기

[서울경제TV 전북=이경선 기자] 전북 진안군에서 국내 최초로 천장이 온전하게 남은 벽돌가마가 확인됐다. 이번 발굴은 초기 청자 생산 가마의 구조와 제작 기술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안군은 국립군산대학교 박물관이 진행한 ‘진안 도통리 초기청자 가마터 발굴조사’에서 벽돌가마를 추가로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발굴 지점은 기존 사적 지정 구역에서 동쪽으로 약 110m 떨어진 곳으로, 이를 통해 가마의 분포 범위가 예상보다 넓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조사된 구간은 약 14m지만, 기존에 확인된 가마의 형태와 지형, 폐기장 등을 고려하면 전체 길이는 40m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발굴에서는 청자를 구웠던 주요 공간이 드러났으며, 초기에는 벽돌가마로 조성된 뒤 점차 진흙가마로 전환된 양상이 확인됐다. 특히 벽돌가마와 진흙가마의 천정이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로, 학술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또한 벽돌을 층층이 쌓아 만든 가마 구조는 중국의 청자 제작 기술이 국내로 전래돼 정착한 과정을 보여준다. 진흙가마 벽체에서는 12차례 이상의 보수 흔적이 확인돼 장기간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측면 출입시설도 양호하게 남아 있어 청자 생산과정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전망이다.
가마 폐기장에서는 선해무리굽이 적용된 청자 사발과 접시, 꽃모양 접시, 주전자 파편, 다양한 형태의 갑발(匣鉢), 벽돌 조각 등이 출토됐다. 이는 당시 수준 높은 청자 제작 기술뿐만 아니라 가마 구조와 함께 중국과의 교류 관계를 밝혀주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해당 가마터는 후백제 도성이었던 전주와 인접한 진안군 성수면 도통리에 위치해 있으며,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등을 토대로 후백제 시기 운영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초기 청자 생산 가마의 구조와 제작 기술, 중국과의 교류를 규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를 확보했다”며 “앞으로도 추가 발굴과 함께 사적 구역 확대 등 유적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 군수는 이어 “이 유적을 역사문화 관광자원으로 발전시켜 더 많은 국민이 진안을 방문하고 도자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doks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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