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삼바…증권가는 "주가는 좀 더 지켜봐야"
금융·증권
입력 2025-05-24 08:00:08
수정 2025-05-24 08:00:08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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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분할' 공시
영업이익률 희석 개선 vs 신설법인 기업가치 하락 예상

[서울경제TV=김보연 기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인적 분할을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증권가에선 가치 상승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주가 전망에 대해선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설법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향후 불확실성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관세와 약가 인하 리스크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 분할을 발표한 최근 2거래일동안 크게 출렁였다. 이 기간 7.6% 하락하며 전일 101만6000원에 정규장을 마쳤다. 시가총액은 78조원대에서 72조원대로 주저앉았다.
각 증권사의 애널리포트를 보면 삼성의 바이오 사업 지배구조 개편은 기업가치 측면에서 이익을 볼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즉각적인 기업가치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15만원에서 131만원으로 13.9% 상향 조정에 나서기도 했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직스)는 그동안 에피스 고객과의 이해관계 충돌 우려로 인한 고객사 확보 제한을 풀고, 에피스를 연결기업으로 두면서 겪은 외형적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며 "고객사 확보 및 영업이익률 증가로 로직스는 즉각적으로 기업가치 측면에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기업으로 두면서 겪은 외형적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전체 연간 순이익은 1조4680억원으로 예상돼 주가수익률(P/E)은 약 34배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과 유사하다"며 "여기에 생물보안법의 표적인 우시와 캐파 증설로 격차를 벌리는 론자와의 차이를 생각하면 프리미엄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향후 실적 개선을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영업이익률은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낮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영업이익률이 20%대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0~40%대로 높은만큼 분할을 통해 높은 마진율에 대한 독립적인 가치 평가할 수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 상승 여지도 크다"고 기대했다.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순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탈바꿈한단 계획이다. 그동안 MSD(머크)와 화이자, 노바티스 등 주요 고객사인 글로벌 빅파마들은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며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는 점을 매우 경계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글로벌 '톱5' 수준의 바이오시밀러사로 성장하면서 주요 제품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이 나올 수 있단 고객사 우려는 더 커졌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성과를 내고 실적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며 신규 고객사 중심으로 이해상충 우려가 고조되면서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추정했다.
여노래 연구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영위하는 CDMO 사업이 자회사 삼성바이오페이스의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이해관계가 충돌했다”면서 “이에 글로벌 제약사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생산수주를 위탁하는 결정에 영향이 발생했다"고 짚었다.
이같은 우려가 해소되자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사 수주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안정적이며 수익성이 높은 CDMO 사업의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신설회사 기업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는 약 50조원,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가치는 27조원이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경우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지난 12개월간 기업가치를 세전영업이익으로 나눈 값(EV/EBITDA)은 65.6배가 된다"며 "같은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산도즈의 EV/EBITDA는 15.9배, 셀트리온은 23.1배"라고 꼬집었다. EV/EBITDA 값이 높다는 것은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도 "신설 법인의 신사업 진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향성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개발 진입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국면에서 관세와 약가 인하 리스크가 붉어지고 있다"며 "삼성에피스홀딩스 기업가치엔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경 연구원도 "생산 가능한 모달리티가 아직 다양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방시장의 둔화나 정책 리스크에 따른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노출될 시 밸류에이션 디레이팅으로 즉시 연결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분할 이후 CDMO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 상승, 시밀러 자회사 보유 삼성에피스홀딩스 기업가치 하락을 진단하기도 했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두 기업의 가치평가를 각각 88조원과 9조원으로 제시했다.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시도로 보는 시선도 있다. 삼성 바이오 사업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신설 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분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하는 시도도 있다"고밝혔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일부를 외부에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후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도 "삼성물산의 지분가치가 부각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현물출자 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의 삼성에피스홀딩스 지분율은 각각 53.2%, 38.6%로 기존(43.06%, 31.2%)보다 늘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74.3%를 보유하게 된다"고 했다. /bo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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