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00억대 회사가 사채 2兆 발행? '메자닌 폭탄' 주의보
대주주 변경 전후 CB·BW 한도 늘리는 코스닥社
시총의 120배까지 늘린 경우도…M&A 후 머니게임 집중
“기존 주주 주식가치 희석”…상장협 권고안 '유명무실'
[서울경제TV=권용희기자] 인수합병(M&A)을 통해 새 주인을 맞이한 코스닥 상장사들이 메자닌(CB·BW 등 주식연계채권) 발행 한도를 과도하게 늘리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대주주가 본업보다 머니게임을 위한 발판을 만드는 데 열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 경우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크게 훼손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4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텍은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2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을 의결한다고 예고했다. 이는 현 시총(1022억원·12일 기준) 20배 수준이다.
알에프텍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3583억원, 20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651억원, 83억원이다.
알에프텍 기존 대주주는 파운드에쿼티파트너스와 부산에쿼티파트너스에 구주 462만여주를 430억원에 매각하는 딜을 진행 중이다. 잔금 예정일은 오는 27일이다. 대주주 변경과 함께 메자닌 발행 한도부터 늘려, 머니게임을 위한 구조를 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알에프텍의 관계사인 한주에이알티도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CB와 BW 발행 한도를 4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의결한다고 예고했다. 이는 현재 시총(164억원·12일 기준) 120배 수준이다. 이 업체는 지난해 알에프텍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아울러 한주에이알티는 2017년부터 장기간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143억원, 1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4억원을 기록한 반면 순손실은 32억원으로 매출액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또한 1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136억원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사 이니텍도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메자닌 발행 한도를 대폭 늘렸다. 이니텍은 지난 13일 CB와 BW 발행 한도를 기존 2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와 함께 발행 예정 주식 수도 5000만주에서 5억주로 늘렸다.
지난 4월 엔켐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던 이니텍은 최근 주인이 에스제이제일차홀딩스로 재차 바뀌었다. 이 법인은 직전 M&A(인수합병) 과정에서 등장했던 사이몬제이앤컴퍼니 측 업체로, 이 과정에서 오션인더블유, 초이콥이라는 업체에 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스코넥은 지난 5일 주총을 열고 발행 예정 주식 수를 1억주에서 5억주로 늘렸다. 이와 함께 CB, BW 발행 한도를 1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변경했다. 스코넥은 지난 3월 유니콥 등으로 대주주가 변경됐다.
이 업체는 장기간 실적 부진 상태다. 지난해 매출액은 44억원을 기록한 반면 순손실은 66억원으로 매출액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순손실은 각각 8억원, 22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과도하게 메자닌 발행 한도를 늘리는 것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상장회사협의회는 표준정관을 통해 "한도를 지나치게 높게 설정하는 경우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한도를 규정하는 경우 사채의 액면 총액은 발행주식 총수의 20% 내외로 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크게 동떨어진 상황. 업계 관계자는 "적자나 경영 부실을 겪는 기업들은 전통적인 금융권 대출이 힘겨워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한 메자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자 배정 방식의 대규모 메자닌 발행은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ongh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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