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마웠개"...주목 받는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경제·산업 입력 2025-07-19 08:00:09 수정 2025-07-19 08:00:09 김민영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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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장례식장 알아보는 보호자 늘어
추모 콘셉트를 앞세운 장례 서비스 확산
무허가 업체와 불법 매장으로 인한 우려도
지자체와 기업이 제도와 서비스 개선 나서

[사진=게티이미지]

[서울경제TV=김민영 인턴기자] “가족을 떠나보내는 심정이었죠”

13년을 함께한 반려견 ‘몽이’를 떠나보낸 김모씨(58)는 반려동물 장례식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반려동물 장례식'이라는 말 자체가 낯설었지만 상담을 받고 나서 정식 절차를 밟기로 했다.
작은 관에 누인 몽이를 향해 끝인사를 건네고, 유골함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김 씨는 “사람처럼 예의를 갖춰 보낼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마지막 길을 정성스럽게 보내고자 하는 이들이 늘면서 격식을 갖춘 장례 문화가 확산되자,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8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장묘 및 보호서비스업 시장은 2015년 46억 원에서 올해 441억 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반려동물 장례관련 시장은 지난 10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 및 고령 가구 증가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21그램]

◇ ‘마지막 소풍’ 준비…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주목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정중하게 배웅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 서비스 업체 중 주목 받는 곳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반려동물 장례전문 플랫폼 ‘21그램’이다.
21그램은 입관식, 헌화, 유골함 선택 등 장례 절차를 갖추고 있으며, 보호자는 전 과정을 직접 참관할 수 있다. 반려동물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을 ‘마지막 소풍’으로 표현한 ‘소풍 장례’ 서비스가 특징이다.

[사진=21그램]


이 서비스는 소풍 가방 콘셉트의 장례 키트를 제공한다. 키트는 프리미엄 관과 들꽃 바구니, 소량의 간식을 담을 수 있는 구성품으로 이뤄져 있다.
반려동물 장례 시장이 확대되면서, 21그램 측은 연간 7000건 이상의 장례를 진행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약 20건의 장례식에 100명 넘는 보호자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펫포레스트’는 경기 광주, 남양주 등에서 운영하는 반려동물 장례 전문 브랜드다. 입관부터 화장, 유골 수습까지 전 과정을 장례지도사가 안내하며, 보호자는 ‘기억의 숲’이라 불리는 정원형 추모 공간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다.
펫포레스트는 ‘한지 유골 주머니’ 제작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 유골 주머니는 전주 지역 한지 장인이 제작한 제품으로, 통기성과 내구성이 있어 유골 보관에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 지자체·상조업체도 뛰어든 반려동물 장례 시장
반려동물 장례 문화가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지방자치단체와 기존 상조업체들도 속속 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와 안성시 등 일부 지자체는 직영 반려동물 장례시설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보람상조는 펫닥 등과 제휴해 전국적인 '펫 장례 서비스망'을 구축하고 나섰다. 펫닥은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어 디지털 장례 인증, 예약 시스템 등 서비스 디지털화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장례 수요 급증 속 무허가 업체 확산…환경오염 지적도
다만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수요에 비해 제도적·관리적 기반이 미흡하다 보니, 일부 무허가 업체의 불법 운영이나 비위생적인 장례 절차 등 부정적인 사례도 뒤따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운영 중인 국내 동물장묘업체 수는 88개소로 전년 대비 5곳이 늘었다. 그러나 제한된 수의 허가 업체만으로는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허가로 운영되거나 불법 행위를 일삼는 업체 생겨나고 있는 이유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업체 중 절반 이상(51.6%)이 홈페이지에 정식 등록증을 게시하지 않았으며, 일부 업체는 허가를 받지 않고도 화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2024년 국정감사 자료에도 무허가 운영 사례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관련 정보를 알지 못한 보호자들은 어쩔 수 없이 야산이나 공원 등에 반려동물을 매장하기도 한다.

같은 조사에서 보호자의 41.3%가 이 같은 방식으로 반려동물 사체를 처리했다.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이러한 행위가 불법임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무허가 장례와 불법 매장은 환경오염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허가받지 않은 소각시설에서 반려동물 사체를 태울 경우, 미세먼지나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동물 화장장 연구에 따르면, 화장 과정에서 미세입자와 휘발성 유기화합물, 다이옥신 등이 배출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7일 서울시 마포구의 한 펫 프렌들리 매장 내에서 한 반려견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 늘어나는 반려가구…‘이별’까지 책임지는 사회로
KB금융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591만 가구로, 전년 대비 6만 가구 증가했다. 또한, 반려인을 포함한 양육 인구는 1546만 명이며, 이는 전체 인구의 29.9%에 해당한다 .

반려동물 양육 가구 수와 인구 비율이 꾸준히 늘면서 장례와 돌봄 서비스를 포함한 관련 산업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장례와 돌봄 등 관련 산업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 흐름은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melissa688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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