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4人4色 | 한윤정] 몸과 마음에 쉼표를, 웰니스관광의 시대가 열리다

전국 입력 2025-07-19 10:00:09 수정 2025-07-19 10:00:09 이경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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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정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한윤정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치열한 일상 속, 우리에게는 가끔 ‘쉼표’가 필요하다. 단순한 관광지를 둘러보는 여행이 아닌 진짜 회복과 힐링을 원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며 사람들은 단순한 소비 중심의 여행보다 건강한 삶과 마음의 안정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웰니스관광(Wellness Tourism)이다.

웰니스는 ‘웰빙(well-being)’에 ‘행복(happiness)’과 ‘건강(fitness)’의 개념이 결합된 말로, 웰니스관광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정신적·사회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웰니스관광은 자연 치유, 힐링과 명상, 한방 체험, 건강식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기 회복의 시간을 갖도록 돕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MZ세대가 셀프케어를 중시하면서 웰니스 여행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고, 중·장년층에게는 활기찬 노후를 위한 힐링 여행으로 인식되며 그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웰니스관광 시장은 2023년 기준 8천억 달러를 웃돌았고, 향후 5년간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장기적인 산업 성장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제도적 기반 마련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정부는 웰니스관광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해 ‘치유관광산업법’을 제정했고, 2026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해당법은 웰니스관광으로 통용되는 치유관광을 ‘경관, 온천, 음식, 맨발걷기길 등 치유관광자원을 활용하여 건강 회복과 증진을 도모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관광 활동’으로 정의하고, 관련 자원과 시설을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틀을 갖췄다. 이로써 웰니스관광은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매년 ‘우수 웰니스 관광지’를 선정·육성하여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이들 관광지는 자연·숲 치유, 뷰티·스파, 힐링·명상, 한방, 스테이, 푸드의 여섯 가지 테마로 나뉘며, 각각의 장소는 고유한 특성과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전북특별자치도도 이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진안홍삼스파(뷰티·스파) , 고창웰파크시티(뷰티·스파), 태권도원(힐링·명상), 구이안덕 건강힐링 체험마을(한방), 아원고택(스테이), 쉴(SHIL)랜드(푸드)가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되어 전국적 주목을 받고 있다.

진안홍삼스파는 홍삼과 한방 원리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내 유일의 홍삼한방 스파를 제공한다. 쉴(SHIL)랜드는 건강과 휴양, 디톡스를 주제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아원고택은 전통 한옥과 현대 미술관이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공간으로 자연 속에서의 휴식을 제공한다.

이처럼 웰니스관광은 단순한 개인적 만족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지방소멸 대응 전략으로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웰니스관광은 비교적 인구가 적고 자연환경이 뛰어난 농촌, 산간, 해안 지역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고, 청년 창업이나 로컬 일자리 확대 등의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탄소중립과 슬로우 라이프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웰니스관광은 환경 친화적이며 저탄소 여행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대규모 인프라 개발보다 지역 고유의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을 살려 느린 여행을 유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관광의 모범이 될 수 있다.

이제 웰니스관광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건강한 삶과 지속 가능한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지역의 창의적 기획, 민간의 감각 있는 상품 개발이 어우러진다면, 웰니스관광은 한국 고유의 문화와 자연을 바탕으로 한 K-웰니스라는 이름으로 세계인의 삶에 스며들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도 좋지만, 더위와 관광지 인파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함께 쉬어갈 수 있는 웰니스 관광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단순한 휴식을 넘어, 스스로를 돌보고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시간. 웰니스관광은 이제 일상의 번잡함 속에서 지친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선택이 되고 있다.

▲ 한윤정 관광학 박사
·전주대학교 관광학 박사

'문화 4人4色'은 전북 문화·예술 분야의 네 전문가가 도민에게 문화의 다양한 시각과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매주 한 차례씩 기고, 생생한 리뷰, 기획기사 등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본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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