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토의 17% 이미 아열대 기후로 전환"
경제·산업
입력 2025-09-03 14:07:05
수정 2025-09-03 14:07:05
오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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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오동건 인턴기자] 지구 온난화의 결과로 우리나라 전체 국토의 5분의 1에 가까운 지역에서 기후가 아열대로 바뀐 것으로 밝혀졌다. 기상청이 기온과 강수량 등 날씨 데이터를 관측하는 전국 62개 관측소 가운데 지난 1980년부터 현재까지 40여 년간 지속적으로 기상 자료를 관측해 온 곳은 모두 58곳이다.
이 58곳에서 측정한 기상 자료를 빅데이터 기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전체 관측 지점의 17%인 10곳이 아열대 기후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1980년대부터 동해안의 포항과 울진 2개 지역에서 아열대화가 처음 관측된 이후 강릉, 영덕 등으로 확대됐으며, 1990년대 들어서는 이들 지역 외에 제주, 서귀포, 거제 등 남해안 지역에서 아열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장 최근 들어서는 포항, 울산, 통영, 목포, 제주, 성산, 서귀포, 진주, 거제, 남해 등 동해안과 남해안 일대 10개 지점으로 확대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는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부설고등학교 3학년인 최윤선, 정이나 학생이 지난 40여 년간 기상청이 축적한 관측 자료를 빅데이터 기법을 이용해 매 10년 단위로 평균값을 낸 뒤 쾨펜 기후 구분에 따라 분석한 것이다. 이는 2020년 이후 관측값까지 포함해 40여년간 장기간에 걸친 우리나라 기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쾨펜 기후 구분은 20세기 초 독일의 기상학자 블라디미르 쾨펜이 세계 기후를 기온과 강수량 등에 따라 열대, 건조, 온난, 냉대, 한대 등 크게 5개 지역으로 분류한 것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구분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주로 온난 기후와 냉대 기후에 걸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동해안과 남해안 일대를 중심으로 국토의 상당 부분이 아열대화한 것을 구체적인 데이터에 기반해 확인하게 됐다.
최근 들어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바나나, 감귤, 무화과 같은 열대성 과일의 재배가 가능해지고, 이른바 러브버그로 알려진 버섯파리를 비롯해 꽃매미, 대벌레 등 과거 보기 어려웠던 곤충들이 출몰하는 것도 아열대 기후 확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열대 기후는 연중 가장 더운 달의 평균 기온은 22℃ 이상, 가장 추운 달도 평균 기온이 –3℃ 이상으로 여름은 덥고, 겨울은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게 특징이다. 또, 뚜렷한 건기가 없어 연중 비가 고르게 내리며, 강수량이 특정 계절에 치우치지 않는 양상을 보인다. 아열대 기후 지역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1980년대 20곳에 이르렀던 냉대겨울건조기후(Dw) 지역은 6곳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냉대겨울건조기후 지역은 최난월 평균 기온 10℃ 이상, 최한월 평균 기온 –3℃ 이하로 여름은 다소 더운 반면, 겨울은 길고 매우 추운 특성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서울은 1980년대만 해도 냉대겨울건조기후였으나, 이후 기온이 높아지면서 온난습윤겨울건조(Cw) 기후로 바뀌었다. 서울에서 겨울은 짧고 따뜻한 반면, 여름은 무덥고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윤선, 정이나 학생의 연구는 용인외대부고 교내 연구 프로그램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됐으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국제학술논문발표 대회인 IKNC에도 출품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학생들은 "해마다 여름은 무더워지고, 겨울은 따뜻해지는데다 어디서는 폭우가 내리는데 다른 곳에서는 가뭄이 벌어지는 현상이 심해지는 것과 함께 예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벌레들이 자주 나타나는 걸 보며 우리나라의 기후 변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보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쾨펜 기후 구분은 원래 기후에 따른 식생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진 만큼 대학에 진학하면 기후 변화가 우리나라의 식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도 연구해 보고 싶습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oh199820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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