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3채 중 1채는 30대 손에…‘영끌 매수’ 다시 확산

경제·산업 입력 2025-11-09 11:20:59 수정 2025-11-09 11:20:59 이혜연 기자 0개

[서울경제TV=이혜연기자] 10·15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10건 중 약 3.7건을 30대가 사들이며 30대 매수 비중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6·27 대출 규제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무주택자와 생애최초 주택 구입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매수’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6796건 가운데 30대 매수 비중은 36.7%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9월(38.85%)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부터 월평균 30%를 웃돌던 40대 매수 비중은 8월 26.8%, 9월 27.4%로 두 달 연속 30% 미만으로 하락했다.

이 같은 변화는 6·27 대출 규제 강화 이후 무주택자·생애최초 구입자에게 제공되는 정책자금(신생아 특례대출 등) 혜택이 상대적으로 30대에 집중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출 규제에 따라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고, 1주택자가 추가로 대출받아 주택을 매입할 경우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하는 규정이 적용되면서, 실수요 30대 중심의 매수세가 부상한 것이다.

특히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 심리 속에 30대의 ‘패닉바잉’과 ‘영끌 수요’가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별로 보면 강서구의 30대 매수 비중이 48.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관악구 46.1% △성동구 45.5% △은평구 43.0% △영등포구 42.8% △서대문구 41.7% △성북구 41.3% △동대문구 41.0% △구로구 40.3% △중구 40.0% 순으로 30대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직주 근접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낮은 데다 10·15대책 이전까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 묶이지 않아 전세를 낀 갭투자 매수도 가능했던 곳들이다.

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기존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은 30대 매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구체적으로 강남구 24.2%, 서초구 25.0%, 송파구 30.0%, 용산구 23.5%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10·15대책 시행 이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서울 전역 및 수도권 일부로 확대되면서, 정책자금 지원이 가능한 30대의 매수 비중이 추가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전세를 낀 갭투자는 제한되지만,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의 경우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가 유지돼 실수요 중심의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hy2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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