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칼부림’ 뒤엔 수수료 폭탄…“본사, 매출 50% 이상 가져가”
경제·산업
입력 2025-09-05 10:57:01
수정 2025-09-05 10:57:21
김민영 기자
0개
창업비 절반이 인테리어·집기 비용
로열티·광고·POS 수수료만 30여종
매출 절반 이상 본사로 유출되는 구조

[서울경제TV=김민영 인턴기자] 서울 관악구의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흉기 난동으로 3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사건의 배경으로 본사의 인테리어 비용 강요 등 ‘비용 갑질’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이 범행 동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본사와 가맹점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와 관련 자료 확보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외식업계 일각에선 이번 참극 뒤에는 과도한 본사 수수료 관행이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창업 시 최대 5000만원에 달하는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 원·부자재 유통마진(차액가맹금), 장비 사용 수수료, 로열티 등이 누적되면서 가맹점 매출의 절반 이상이 본사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인테리어비 5700만원…창업비 절반 ‘간판·집기’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사건이 벌어진 본사는 창업 때 주방 집기 등 명목으로 약 5700만원을 가맹점주에게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 가족들은 “본사가 지정한 인테리어 업체로 공사를 했는데 누수와 타일 파손 등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피자 브랜드의 매출은 2022년 31억9800만원에서 2023년 85억800만원으로 급증했다.
서울시 집계에서도 가맹점 창업 비용의 절반 가까이가 인테리어였다. 지난해 서울 지역 프랜차이즈 가맹점 평균 창업비는 1억1300만원, 이 중 인테리어 비중이 45.6%였다. 대다수 브랜드가 본사 지정 업체를 통해 공사를 진행하고, 4~5년 주기의 의무 리뉴얼도 요구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의 최소 50%에서 많게는 100%까지 점주 부담이 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주요 피자·치킨 프랜차이즈는 창업 시 인테리어·간판·주방용품 등으로 수천만원의 목돈을 납부해야 한다. 예컨대 A사 피자 가맹점은 5300만~5800만원, B사는 인테리어 및 주방·홀 설비 등으로 600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최초 가맹금의 6배 이상이 ‘지정 업체’에 들어가는 셈이다. 영업 도중에도 인테리어 시설 보수(최대 2000만원), 간판 변경(최대 300만원) 등이 추가로 발생한다.
◇로열티·광고·POS까지 30개 수수료…미납 시 연 20% 지연이자
영업이 시작된 뒤에도 비용 압박은 이어진다. 일부 브랜드는 로열티(월 매출의 6%), 광고분담금(월 매출의 5%), POS 사용료(79만원) 등 30여개 항목의 비용을 정기적으로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로열티 등을 기한 내 내지 못할 경우 법정 최고 수준인 연 20%의 지연이자를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 인테리어 비용 2000만원을 미납하면 연 4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실제 가맹점 영업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은 본사 공급 재료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가맹점 186곳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달 플랫폼 수수료 비중이 10.8%인 반면, 본사 공급 재료비 비중은 49.5%였다.
본사 유통마진(차액가맹금)도 만만치 않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상위 6개 프랜차이즈의 최근 3년 평균 유통마진은 가맹점당 12.9%였고, 한 곳은 최대 17%를 수취했다.
공정위 집계로는 5대 업종(치킨·한식·커피·제과제빵·피자)의 평균 차액가맹금이 2021년 1600만원에서 2023년 2460만원으로 54%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재료비에 로열티 56%를 더하면 본사로 나가는 돈이 절반에 육박한다”며 “정기 리뉴얼·광고·교육 비용까지 합치면 매출의 60~70%가 본사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구조개선 시급”…소송·민원도 급증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과도한 유통마진과 일방적 비용 전가가 점주의 경영난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개별 불공정 행위 제재를 넘어 본사와 가맹점 간 비용 구조 자체를 투명하게 바꾸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bhc치킨, 배스킨라빈스 등 17개 프랜차이즈를 상대로 가맹점주 2491명이 소송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실태조사에서도 지난해 “본사 불공정행위를 경험했다”는 응답은 54.9%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인테리어·리뉴얼 비용 산정의 표준화와 공개, 원·부자재 공급가 투명화 및 경쟁입찰 도입 등을 통해 가맹점 수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melissa6888@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 백성욱 하이테커 대표, 대통령 유공 포상…AI 기술혁신 공로
- 파크골프 마틴캐럿, 국내 웰니스 영업 파트너 공개 모집
-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에 '손바닥 정맥' 결제 시스템 도입
- 엠버퓨어힐 호텔앤리조트 제주, 저속노화 뷔페 선봬
- 허니문 여행사 ‘투어스테이’, 몰디브 숙소 라인업 확대
- 강서구·구립도서관협의회, ‘하늘품은 야외도서관’ 개최
- 현대제철, 산·학 공동 차세대 태양광 모듈 개발 추진
- GC녹십자웰빙, ‘피부-면역 All-in-one Solution 심포지엄’ 성료
- 에어서울, 일본 전 노선 대상 '클룩' 제휴 프로모션
- 쿠팡, 두 번째 '지리적표시품 특별 기획전' 진행
주요뉴스
오늘의 날씨
마포구 상암동℃
강수확률 %
기획/취재
주간 TOP뉴스
- 1남원시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들과 함께 '청블리 교통안전 캠페인' 전개
- 2남원시 도통동행정복지센터, 종합행정 부서 화합·단합 행사
- 3장수군, 제1회 장애인생활체육대회 성황리 개최…150여 명 참여
- 4"취업 성공률 40%" 남원시 면접 수당 사업, 추가 예산 투입
- 5순창군, 국제 전지훈련 메카 도약…필리핀 대표팀 7번째 방문
- 6장수군, 장수사랑상품권 할인율 10%→15% 대폭 상향
- 7“갑질 금지”…부산도시공사, 임직원 하반기 반부패·청렴 교육
- 8BPA, '제1회 항만공사 재무협의체 회의' 개최
- 9"전통과 혼을 계승" 제19회 대한민국 국악대제향 11일 남원서 개최
- 10백성욱 하이테커 대표, 대통령 유공 포상…AI 기술혁신 공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