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식 개인전 '환생', 15~20일 인사아트센터서 진행
경제·산업
입력 2025-10-16 14:11:23
수정 2025-10-16 14:11:23
이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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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짐 너머 다시 피어난 것들의 이야기"

[서울경제TV=이채우 인턴기자] 윤현식 화백은 개인전 ‘환생 還生’이 오는 20일까지 서울 종로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다고 16일 밝혔다.
윤현식 개인전 ‘환생 還生’은 존재의 뼈대를 남기고 사라진 것들과, 사라짐 너머에서 다시 피어난 것들의 이야기다. 윤 화백은 “그림은 죽음이 아닌 순환의 기록이며, 사라진 것들이 다시 빛으로 변하는 순간을 담는 일”이라고 전했다.
윤 화백의 작품 앞에 서면 ‘보다’라는 감각은 어느새 ‘느끼다’로 옮겨간다. 무수한 구멍과 균열, 흔적과 질감이 우리 안에 잠재된 기억을 흔들고 침묵 속 형상들은 삶과 죽음, 관계와 고독을 속삭인다.
그 인체들은 모두 닮았으나 결코 같지 않다. 아이와 어른, 남성과 여성, 검과 그림자, 모두가 시간의 굴곡을 입고 서 있다. 언뜻 보면 낡고 거칠지만, 그 안에서는 찬란한 생명이 피어나고 있다.
또 그의 화면은 조용하지만 강렬하다. 석체(石體) 분말을 여러 차례 쌓아올려 만들어낸 두터운 질감은 시간이 굳어 형체로 남은 듯 단단하며, 표면 아래엔 부서진 기억과 생명의 흔적이 교차한다.
석체는 광물성 분말을 안료처럼 녹여 사용한 재료로, 화면 위에 쌓이며 돌처럼 굳어가는 물질의 시간성을 상징한다. 그 재료는 ‘먹’의 무게를 품되 수묵의 번짐을 거부한다. 선과 곡선이 층층이 얽히며, 마치 땅속에서 생명이 몸을 틀고 다시 빛을 향해 솟아오르는 듯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대표작 ‘숨의 기억’은 그런 생명의 진동을 시각화한 작품이다. 거칠고 단단한 표면 위에서 불규칙한 균열이 생명의 리듬처럼 이어지고, 미세한 틈새마다 빛이 스며든다. 그 틈은 상처의 흔적이자 회복의 통로다. 조명 아래에서 화면의 요철이 미세하게 드러나며, 단단한 표면이 숨을 쉬듯 빛을 흡수했다가 다시 내뿜는다.
윤 화백은 “고통은 생명이 깨어나는 자리이고, 균열은 새로운 생명이 숨 쉬기 위한 입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부활의 땅’은 흙빛과 석체의 질감이 뒤엉킨 표면 위로 은분과 금분이 스며들며 고요한 빛의 층위를 만든다. 그 빛은 외적인 광채가 아니라, 시간과 상처를 통과한 뒤에 비로소 얻는 내면의 빛이다. 화면은 오래된 지층의 단면처럼, 삶과 죽음이 맞닿은 세계의 깊이를 드러낸다.
윤현식의 회화는 특정 계보나 전통보다 개인의 내면과 존재의 사유에 뿌리를 둔다. 물질과 시간, 형상과 흔적을 한 화면에 공존시키며, 인간의 기억과 생명을 조형적으로 환원한다.
두터운 재료층 속에서 작가는 ‘존재의 조형학’을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조형을 넘어 철학적 탐구의 과정이며, 물질이 사유로 변모하는 순간의 기록이다.
장유호 무안군오승우미술관장은 “윤현식의 회화는 조형을 넘어 존재의 사유를 담은 작업”이라며 “두터운 표면 속에 감춰진 생명의 흔적이 동시대 미술이 잃어버린 깊이의 미학을 일깨운다”고 평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어느새 그의 그림 속 형상과 자신을 겹쳐보게 된다. 부서지고 일어서고, 사라졌다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서사 속에서 우리는 사라짐이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dlcodn12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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