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패션업계 CEO가 해고된 까닭은

경제·사회 입력 2019-08-12 20:56:33 양한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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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최초의 방수의류가 발명된 것은 날씨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영국과 노르웨이 가운데 있는 북대서양은 매우 춥고 파도도 높은 곳입니다. 이곳에서 생선을 잡던 어부들이 추위를 막기 위해 면직물 옷에 생선 기름을 칠해 입었던 것이 시초라고 하지요. 옷은 패션 등 멋을 살려주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더 건강하고 편리한 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의류 시장도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날씨와 연관된 의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방수의류가 태어난 이야기를 들으니 참 흥미롭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네, 헬리한센이라는 고기잡이 배 선장이 있었어요. 이 사람이 조업을 하다 보니 선원들이 고기를 잡아 고기기름은 옷에다 바르는 겁니다. “아니, 왜 아까운 생선의 기름을 옷에다 바르는거야?” 선장이 물었더니 선원 왈 “생선 기름을 바르면 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춥지도 않아요” 라는 겁니다. 이 이야기게 선장은 무릎을 칩니다.
그는 1875년 초에 이 원리를 이용해 추운 날씨를 이길 수 있는 재킷과 바지를 만들었고요. 오늘날 ‘오스트프리젠네르츠(Ostfriesnnerz)‘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최초의 방수 의류를 발명합니다. 이 옷은 엄청난 반응을 보이면서 그는 돈더미에 올라앉았는데요. 날씨를 이용한 의류로 최초의 대박을 터뜨렸던 사례입니다.

[앵커]
사실 ‘패션 업체는 날씨와 동업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의류업계에서는 판매에 영향을 많이 주는 기온이나, 강수량, 일조 시간에 매우 민감합니다.
봄과 가을에는 간절기 상품의 물량을 어떻게 적시에 공급하여 매출을 올릴 것인가가 관건이며, 여름에는 일조시간을 고려한 기능성의류 생산에, 겨울에는 모피나 가죽, 파카 등 전략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지요.
의류업계의 가장 큰 목표는 제 값 다 받고 재고도 남기지 않으면서 완벽하게 옷을 파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의류 판매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는 날씨, 그리고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파악하여 옷의 생산과 판매 계획을 세우는 것이지요.

[앵커]
그러나 날씨를 잘 못 예측하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지 않나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날씨 예측을 잘못했다고 해고된 CEO가 있었습니다.
영국의 패션전문 유통업체인 막스&스펜서는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를 해고시켰습니다. 날씨정보를 활용하지 않고 의류 생산량을 늘려 재고부담을 증가시켰기 때문입니다.
손해를 본 주주들이 CEO를 해고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날씨가 한 기업과 CEO의 존망을 좌우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날씨를 경영에 잘 이용하여 대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일본의 패션업체는 2001년에 가을과 겨울사이의 간절기가 유난히 길어질 것이란 장기예보를 눈여겨보았어요. 그는 경영자회의에서 얇고 포근한 폴라폴리스 점퍼를 생산하여 출하할 것을 지시하였고, 놀랍게도 이 점퍼는 보름 만에 무려 1,500만 장이 팔려나갔습니다. 일본 의류 사상 단일품목으로 최단기간에 가장 많은 판매기록을 세운 배경에는 날씨를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이 있었지요.

[앵커]
그러니까 날씨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만 해도 경영에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군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장기예보를 이용하면 상품의 생산량을 조절하거나 디자인 선택은 물론이고 출하시기와 판매시즌도 결정이 가능하고요. 또 세일기간을 정하거나 재고 관리까지도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의 경우 의류업체들은 장기예보를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요.
미국 해양대기청(NOAA) 보고에 의하면 미국의 의류업체들이 중장기 기상정보를 활용한 결과 매출액의 5~20%가 증가했으며, 잘못된 날씨정보로 인한 손해액은 10~20% 정도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이것은 날씨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이익이라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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