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450조 시장 잡아라…‘헬스케어’ 경쟁 본격화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앵커]
헬스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업계간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입니다. 제약바이오 기업이 주름잡던 이 시장은 정부가 규제를 풀면서 유통업계와 플랫폼 기업까지 적극 뛰어들고 있는데요. 문다애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업계간 헬스케어 경쟁이 치열한 분위깁니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과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해 약 237조원에서 오는 2030년 약 450조원으로 연평균 6.7%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정부가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을 키울 전망이라 업계의 기대감은 더 큽니다.
지난 2020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동안 금지됐던 ‘개인맞춤형 건기식 소분판매’를 규제특례 대상으로 선정, 시범 사업을 허용했습니다.
작년부터는 정부 주도로 마이헬스웨이 구축을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건강증진 및 의료서비스 혁신을 기대한 이른바 의료분야의 ‘마이데이터 사업’입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헬스케어·바이오를 5대 메가테크 분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점도 청신호입니다.
[브릿지]
“국내 헬스케어 산업은 이제 디지털로 전환되는 단계로 시장의 선점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이에 유전자 진단과 개인맞춤형 건기식 그리고 헬스케어 플랫폼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업은 종합유통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hy.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강자로 자리잡고 있는 헬스케어 시장에 유통 강자가 출사표를 던진 겁니다.
hy는 전문 영역 기업들과 함께 메타버스 기반의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나섭니다.
유전자 분석과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수집한 정보에 따라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하고 판매와 배송까지 가능한 원스톱 플랫폼입니다.
이를 위해 hy는 지난달 인바이오젠, 빗썸라이브, 제노플랜, 아이티, 차움과 ‘종합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업무 제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싱크] 박영우 / hy 건강식품 CM팀 과장
“건강기능식품의 개발부터 물류, 플랫폼, AI, 의료분야 등 각 분야의 전문업체들이 협력해 종합헬스케어플랫폼 구축에 나서게 됐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사업 경쟁력에 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접목해 미래 먹거리로 지속 육성해나갈 계획입니다.”
hy는 구독형 맞춤 상품 개발부터 배송의 끝단까지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합니다.
특히 hy는 건기식에 강한 기업. 건기식 브랜드 31종과 자체 소재 개발 기술력을 보유중이며,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천연물 등 개별인정형 원료 7종도 개발·상용화했습니다.
여기에 직접 고객에게 정기배송이 가능한 프레시 매니저도 강점입니다. 개인마다 맞춤형으로 만들어진 건기식을 직접 집까지 배송해 고객이 꾸준히 섭취하도록 도울 수 있는 데다, 신선물류 체인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에 모인 데이터는 보안 및 이력 추적을 위해 NFT 형태로 보관됩니다. 여기에 향후 의료진·의료기관 데이터제공과 같은 추가적인 사업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싱크] 박영우 / hy 건강식품 CM팀 과장
“인구고령화로 젊고 건강하게 사는 게 중요한 시대가 다가온 만큼 헬스케어 산업 분야는 지속가능성이 높다고 보여 집니다. hy는 식품업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술력과 자체 배송채널을 겸비한 만큼 이번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방침입니다”
‘유통공룡’ 롯데도 헬스케어 시장에 본격 참전합니다.
롯데는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바이오&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700억원을 들여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설립하고, 종합 건강관리 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합니다.
[싱크] 박지웅 / 롯데지주 홍보팀 책임
“롯데는 미래성장이 기대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헬스케어와 바이오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해나갈 계획입니다.”
진단, 처방, 관리 등 건강관리 전 영역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은 개인별 유전자 정보 기반 건강기능식품 판매를 비롯해 엘포인트와 연계한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핵심입니다.
유전자 분석과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할 뿐만 아니라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건강관리를 위한 코칭 서비스도 선보입니다.
롯데헬스케어는 그룹사 헬스케어 사업과의 시너지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식품 사업군에서는 건강기능식품과 건강지향식 제품 개발에 나서고, 실버타운 사업과의 협업도 검토 중입니다. 플랫폼 상의 유전자, 건강 정보에 실버타운에서 제공한 정보를 더해 차별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전통 유통기업인 롯데가 헬스케어를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데는 헬스케어의 높은 성장세에도 지배적인 플랫폼이 없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롯데는 온·오프라인 통합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목표입니다.
‘맞춤형 건기식’으로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대표적입니다.
이마트는 지난 2020년부터 맞춤형 건기식 추천 매장 ‘아이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인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필요한 영양제를 조합해 1회씩 소포장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싱크] 김태희 / 이마트 홍보팀 부장
“이를 통해 수많은 건강기능식품 정보를 찾고 여러 제품을 개별 구매해 챙겨먹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으며, 건강기능식품 과다섭취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건기식 자체브랜드(PL) ‘바이오퍼블릭’을 론칭했습니다. 직거래를 통한 유통 구조 단순화로 유사상품 보다 20~30% 가량 저렴합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마이크로바이옴 신약개발 기업 ‘고바이오랩’과 건기식 합작법인 ‘위바이옴(weBiom)’을 설립하고, 고바이오랩에 1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동시에 이마트는 위바이옴에 별도 투자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의 건기식 사업에도 뛰어듭니다.
[싱크] 김태희 / 이마트 홍보팀 부장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코로나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면서, 고객 지향적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입니다.”
건기식 소분 판매에 집중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기업은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는 올 1월 건기식 전문기업 CJ웰케어(CJ Wellcare)를 출범시켰습니다.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섭니다.
[싱크] CJ제일제당 관계자
“저희 CJ웰케어는 건기식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유전자 분석 기업과 손잡고 이 시장을 키워 나가려고 하는데요. 국내에서는 건기식 소분 제조가 지난해부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서 이 시장을 선점하려고 합니다.”
시장 진입을 위해 CJ웰케어는 지난 2월 건기식 소분 제조와 유통 추적 시스템을 보유한 ‘알팩’과 사업 협력을 맺었습니다.
CJ웰케어는 올해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고객이 겉면의 QR코드를 스캔하면 제품원료, 제조회사, 제조일자, 포장 과정, 유통 과정 등 생산 이력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앞서 2020년 11월 CJ웰케어는 ‘디티씨(DTC·Direct To Consumer) 유전자 검사’ 역량을 보유한 이원다이에그노믹스(EDGC)와 ‘한국인 맞춤형 건기식’ 공동개발에 대한 협약을 맺었습니다.
여기에 이달 CJ웰케어는 한국인에게 필요한 5가지 주요 영양 성분을 한 팩에 담은 건기식 ‘닥터뉴트리’도 론칭했습니다.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장 진입 초읽기 단계의 ‘건기식 멀티팩 사업’입니다.
이처럼 유통기업들이 맞춤형 건기식에 집중하는 것은 ‘모두가 먹는 건강기능식품’ 대신 ‘개인 맞춤형 건기식’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건기식은 의약품이 아닌 식품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온라인으로도 유통이 가능합니다.
맞춤형 건기식은 미국, 일본, 호주 등 의료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
산업을 둘러싼 환경도 긍정적입니다. 2020년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가동으로 건기식 소분 판매가 허용되고, 식품과 건기식의 일체형 판매도 가능해지는 등 규제도 점차 완화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든 것은 유통기업뿐만이 아닙니다. IT 강자인 카카오도 본격적인 헬스케어 시장 진출을 예고했습니다.
[싱크] 김요한 / 카카오 홍보팀 파트장
“카카오는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카카오헬스케어’를 설립했습니다. 앞으로 일반 국민을 비롯해 환자, 의료기관, 의료진 등 여러 주체들이 가지고 있는 불편함을 해소하고 기술을 통해 헬스케어 영역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내세운 사업 목표는 ‘모바일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카카오톡 같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일반인들의 건강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고, 병원들이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표준화 및 AI기술을 지원합니다.
카카오는 의료기관과 손잡고 의료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구글처럼 병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병원 업무의 편의성·효율성을 높이는 서비스를 선보입니다.
이를 위해 의료 정보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를 법인 대표로 영입했습니다.
카카오가 디지털로 헬스케어 시장 진입에 나서는 건 이 시장이 디지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세계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2020년 1,520억 달러에서 2025년 4,04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22%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2020년 FDA 산하에 디지털헬스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산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우리 시장 역시 디지털을 중심으로 판이 커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문다애입니다. /dalove@sedaily.com
[영상취재 임원후 /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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